한국 교회와 세계교회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0 22:05
조회
4973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한국 교회와 세계교회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한국 교회와 세계교회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193 - 198 ( pages)
주제어 한국 교회 세계교회 가치관의 대립 프로테스탄트 세계교회협의회 wcc
첨부파일: 한국교회와세계교회.pdf

한국 교회와 세계 교회

한국 교회의 역사적 성격과 이 성격에서 볼'수 있는 특수한 과 제를 말함으로써,현대 세계 교회와의 관계를 말하고자 한다. 이것은 어떤 신학적인 전제에서 하는 탐구가 아니라오늘의 한국교 회가 마땅히 지향해야 할 목표를 설정하자는 구체적인 의도에서 하 는 말이다. 본래 우리 나라는 16세기에 외침을물리치는쇄국주의 시 대부터 서학이라는 이름으로 그리스도와의 접촉이 시작되었다. 엄 격한 의미에서 선교 활동이라고 할’수는 없올 것이나 우리 나라의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외국의 문화 접촉을 기피했던 까닭으로 이러 한서학의 접촉이 대단한 정치적,문화적,문제를 일으켰다. 엄격히 따져본다면 1784년에 들어 온 기독교가 정조 12년부터 본격적인 박 해를 받기 시작하여, 수많은 순교자를 냈으며 여기에 따르는 숨은 비화들이 많았다. 이러한 험한 저항을 물리치고 기독교의 복음은 세도 정치의 내우 외환 시대에도 우리 나라 문화에 적지 않은 영향 올 끼쳤고, 또 동학의 부흥을 일으키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다. 1700년대의 한국에서 비롯된 이러한 치열한 민족역사 속에서도 복음의 씨는 열매를 맺기 시작하여 끝내 1890년대에 프로테스탄트’ 의 본격적인 선교사업으로진전되었다. 개화기를비롯하여,일제 치 하의 한국 교회는 결코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은 아니었다. 교회의 형성을 가로막는 세력은 두갈래로나누어져서, 유형 무형의 압력을 가해 왔다. 첫째는 한국의 전통적인 종교 가치관과의'대립이고,둘 째로는 일본 제국주의에서 받는 정치적 탄압이었다. 전통적인 생활 속에 깊숙히 뿌리를 박은 유교, 불교,그리고 샤마니즘의 종교사상 이 기독교에 대해서 끈덕진 반발을 함으로써 초기 기독교 신자들은 수많은 비화와 미담을남겨 놓았다. 그리고 밖으로는 일제의 탄압을 받으면서 민족 정신을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정립시켜,이 나라의 해 방을 이스라엘의 민족 해방과도 비슷한 것으로 순화시켰던 것이다. 이러한 안팎의 저항 속에서 자라는 한국교회는 그 역사적 발전 속에 자연히 항거하는 정신, 즉 프로테스탄트하는 자세가 하나의 큰 성격을 형성하게 되었던 것이다. 재래적인 가치관에 항거하며 또 외래적인 탄압을 향해서 항거하는 가운데 한국 교회는 성장했던 것이다. 적어도 1945년 이전의 한국 교회의 성격은 한 마디로 항거 하는 교회라고도 할 수 있었다. 아무리 경건주의에 치우친 교회에 서도이 성격을 말살할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항거하는 한국 교회는 1945년을 기점으로 해서 새 로운 역사적인 과제와 시련에 마주서게 되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의 항거의 대상이었던 일본의 그 정치적인 지배 세력이 낌이고 우리 의 민족 독립과 해방을 맞이했다. 재래 종교와의 대립보다도 제휴 와 협조를 해야만 하는 새 시대에 들어서게 된 것이다. 해방 이후부 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교회 25년사는이러한 새 시대에 나타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하여 교회가 새로운 자세를 가다듬은 시대라 고 할 수 있올 것이다. 우리가 곰곰히 돌이켜 볼 때우리 교회는 하나님의 새로운 부르심에 대하여 반드시 올바른 응답을 나타냈다 고 볼 수는 없다. 국토 분단이라는 비극도큰상처이지마는 교회 자 체가 부질없는 논쟁과 분열을 극대화하였고 이웃을 섬기는 일보다 정치적인 세력에 밀착되어서 국민들의 빈축을 샀고,옹졸한 지방적 인 편견과 독선 배타를 일삼아 왔었다.

이것은 분명히 새 시대에서 보여준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배반 이요, 하나님의 형상을 실현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게 .된 것이 다. 삼일 운동을 계기로 한 기독교 정신의 앙양도 이제 땅에 떨어 져 버렸다. 교회 지도자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도 없이 우왕좌왕 하 면서 현실 유지에만 급급하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적인 변천 속에서도 우리 교회는 세계 교회와의 유 대를 간신히 유지하였던 것이다. 결국 한국 교회의 위기는 세계 교 회의 위기의 한 단면에 틀림 없었다. 왜냐하면 일차 대전을 계기로 하여 세계 교회도 역시 한국 교회에 못지 않는 시련과 도전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결국 일차대전과 이차대전 사이의 30 여년간 서구 교회의 세계화는 이십세기 후반을 판가름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 하게 되었다. 이 과제란, 종래의 기독교의 전통적인 가치가 지구상 에서 말살되느냐 하는 중대한 역사적 시련이었다.
이러한 시련에 과감하게 대항하여 일어난 운동이 바로 에큐메니 칼 운동이라는 것이다. 결국 산산이 갈라지고 홀어진 세계 교회가 한 몸인 그리스도 안에서 행동하여, 대화와 친교를 함으로써 사도 신경에 나타난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실현하지 못하면 교회는 이 땅위에 설 자리가 없다는 자각에서 시작한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극본정신이다. 이 에큐메니칼운동이 추진하는협의체를우리는 세 계 교회 협의회라고 부른다. 질세계 교회(희랍정교까지 포함)가총망 라한 이 협의체는 1946년 암스탤담에서 정식으로 조직되었으며 그 후 네 차례의 총회를 가졌다. 한국 교회도 처음부터 이 협의체에 가 입하여 현재는 장로교와 감리교가 정식 희원 교회가 되어 있다. 이 협의 기구야말로 오늘의 세계 교회의 유엔 기구와 비슷한 것으로 기독교의 선교, 봉사, 교육 그 밖에 국제 정치 분야까지 폭 넓 은 활 동을 하고 있다. 지난 1968년 7월에 스웨덴의 웁살라에서 4차 총' 회를 가지고, 현재 로마 카톨릭 교회와도 긴밀한 협조를 하면서 사 업을 추진하고 있다. 동서 양 진영으로 나뉘어 세계 국제 정치가 갈라졌을 때에도,인류를 전쟁의 파멸에서 구해야한다는 태도를견 지하여 조절과 화해의 역할을 다하였다. 그러기 때문에 서방측자유 진영의 교회에게서 용공주의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또 그와 반대로 공산 진영에서는자본주의의 옹호 기관이라는 비난도 받았다. 그러나 교회는 정치 단체가 아니라, 인류의 구원을 지향하는 믿음의 공동 체임을 인식한다면 이것은 지나친 편견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서의 이념 분쟁이 1960 년대를계기로 하여 완화가되기 시작했 고이제는세계의 중대한문제로등장한것이 빈부의 격차문제이다.

동서의 이념 분쟁에 이어 남북의 경제 균형 문제가대두된것이다. 인류의 평화를 항구화하려면 가진 자들과 가지지 못한 자들의 격차 를 없이해야 한다는 것아다. 인류의 3분의 2가 빈곤에 허덕이는 반면 북대서양제국의 부유한 나라가 세계 경제를 전부 장악하고 지배하 고 있어서, 여기서 빚어지는 국제간의 긴장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 이다. 이것은 비단 국제간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간 공동체 안 에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문제이다. 세계 교회는 벌써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소위 8002??X라는 기구를 조직했다. 3?는 사 회.반야) 02는 발전 (아서叩여없) 그리고 ??X는 평화(?라!여)를 나타내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사회 발전?및 평화가오늘의 세계 교 유회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도한국3002??표를 이미 조직하여 전국협의회를 가졌다. 6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기까지 세계가〈발전〉이라는 목표를 내걸고 각 유엔 기구에서 후진국의 경제발전을 원조하는 활동이 진 행되었다. 그러나 모든 발전의 기본적인 요소는 발전의 주체인 인 간 자신의 발전이라는 것이 교회가 부르짖는 소리이다. 인간이 나면사부터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았음에도 불구하 고, 모든 사회,문화, 정치적인 부조리,구조의 압력 때문에 본래적 인 인간성이이그러지고여기서 착취,폭력,전쟁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부조리, 사회, 경제 구조의 모습을극복하기 위한노력은자 연히 사회 정의를 주축으로 하는 크리스천 운동이 될 수 밖에 없던 과거의 크리스천들은 단순히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일부를 가지고 이웃을 동정해 주고 우호를 해 주는 것으로 만족했으나 오늘의 크 리스천 활동은 그러한 소극적인 것이 아니라 왜 내 이웃이 경제적 으로 빈곤하게 되었는지,그 경제적 기구와 사회적 기구의 잘못된 데를 과감하게 시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구 호 사업이 아니라 긴 안목으로 미래를 내다보는신앙의 결단이 다, 그리하여 인간의 구원이 죽은 후의 문제이기도 하겠지마는 구 체적으로는오늘의 상황 속에서 어떻게 인간이 구원을 받을 수 있겠 는 가를 모색하는 것이 오늘의 세계 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의 근본 정신인 것이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 교회는 흔히 타계주의,또는 교리를 중심으로 하는 율법주의라는비판을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바교적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 교회의 발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역 사적으로 큰 전환점에 처하게 되었다. 현실에서 도피히여, 엄격한 교조주의에 사로잡혀 있는한 교회는 현실적인 열매를 맺지 못하고 게으른 종이라는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과거의 우리 교회는 안팎 으로 밀어닥치는 압력에 대해서 항거하는 교회로써 그 생명력이 왕 성함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오늘과같은역사적인 환경 속에서는 무 엇이 올바른 사회 제도이며 무엇이 사회악을 조장하는 세력인가를 분별해서 이러한 그룻된 물질 가능의 풍조와 과감히 싸우는 교회가 되어야 하겠다. 이것이 우리의 새로운 항거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여기에 우리가 한가지 더 첨부해서 생각하여야 할 문제가 있다. 그것은 공산주의와의 대결에 있어서 교회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 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산주의와의 대결에는 모든종교단체의 결속 된 힘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타종교와의 대화를 강조하게 되는 이 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공산주의적인 가치관에 대결하는데는종교 적인 가치관의 확립이 요청된다. 우리 나라의 특수한사정에서 본다 면 불교,유교 등 각 종파의 잠재적인 힘이 우리에게 부여되어 있 다. 과거에 타 종교와의 대립 긴장이 우리의 종교적 가치관 형성에 큰 문제를 가져온 일도 있었지마는 현재 우리가 당면한 민족적인 과제,즉 통일의 문제를해결하는데는 타 종교와의 대화협력이 절 대적인 요청이다. 여기서도 한국 교회가 독선적이며 배타적인 태도 를 가진다면 역시 우리의 민족적인 사명을 외면하는 일로 간주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러한 오늘의 한국 교회는 세계 교회라는 공동체 압에서 특수합 시대적인 사명을지니고 있다고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