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향한 소망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0:54
조회
5331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미래를 향한 소망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미래를 향한 소망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43 - 345 ( pages)
주제어 자연의 재난 아파트 붕괴 사건 손길 와우산 기슭
첨부파일: ? 미래를향한소망.pdf

미래를 향한 소망

자연 의 재난에 못지 않게 우리의 생활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 바 1건설의 재난이다. 낡은 것은 헐어버리고 새 것을 건설하려면 반 |시 희생과 댓가를 치투어야 한다. 아폴로 13호는 달 정복을 단념 ! ! 지구에 돌아오게 되었다. 엄청난 댓가를 치투는 과학적 시행 |?인 것이다.

난번 와우 아파트 붕괴 사건은 우리에게 심리적으로 큰 충격을 다.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을; 몰각한 I자나 공무원을 비난하는 소리를 매일같이 듣고 있다. 사람의 생 I: I을 총칼로만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에 어두운 업자들의 날림 ?사 때문에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을 당한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기서 거듭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을 몰각했다는 관련자의 몰지각 I 행위를 규탄하는 일이다. 더 근본적인 각오에서 교훈을 받게 된 봄철이면 여기저기에서 집짓기에 바쁘다. 시멘트 불톡을 만드는 I 경 , 그리고 땅을 파고 얕은기초 위에다가 당장 부스러질듯한 불 I 을 쌓아 올리는 광경을 유심히 지켜 보게 된다. 어찐지 허술하고 I속주의로 하는 건축만 같다. 왜 저다지도 서둘러야 하는가?새로 I설된 경인 고속도로를 드라이브해 본다. 벌써 누더기 기운듯이 I질한 곳이 많아서 차가 제대로 속력을 낼 수 없게 되었다. 빨리 율설해서 우리 나라의 경제 성장이나 건설의 빠른 템포를 보여 주 싶은 심정에서 서두르는지 모른다. 그 졸속주의가 가져다 주는 0해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 모양 같다.

그런데 문제는 정부의 졸속주의보다도 우리가 살림을 꾸려가는 태도에서 엿보이는 찰나주의, 겉치레가 더욱 근본 문제인 것 같다. 집을 짓는다기 보다집 같은것을 짓고, 다리를 세운다기 보다 다리 같은 것, 그것도 겉으로 보아서 희한하게 만들면 된다는 생각이 온 통 우리의 생각을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장구한 앞날을 생각해서 심고 키워야 할 나무는 심지 않 고 눈앞에 당장 보이는 인조화가 범람하게 된다. 나무 한 그루, 돌 하나에 뻗는〈손길〉이 아쉽다. 서울의 거리에는 사람이 득실거리 고,빽빽한 건물이 즐비해도 사람의〈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는 지 역이 너무나 많다. 길에 깔린 돌 하나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으 면 그것은 버림을 받은 길이 되고 만다. 사람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산과 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은 우리 의 역사에 있어서 미래에 대한 소망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 한다.

소망을 잃은 백성은생활 주변에 세심한 손길을 뻗으려고 하지 않 는다. 장구한 미래를 내다보고.돌 하나,불록 하나를 차욱차욱 쌓 아올려 가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찰나를 장식하는 겉치레를 즐긴다. 진짜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흉내를 내는 것이다. 집을 짓는 것이 아니라 집 짓는 ?내를 내고 사는 것이다.

근대화의 그늘 속에서 우리의 마음을 좀먹어 들어오는 것은 우리 의 고질적인 찰나주의와 겉치레, 형식주의가 그대로 새 분장을 하 고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구태어 인간의 존엄성 운운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다. 다만 자질구레한 겉치레는 그만두고 알맹 이 있는 건설, 집 한 채 지어도 다부진 건축을 할 줄 아는 생활 풍 |길러 보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허술한 건축을 해서 남에게 보 I테만 급급한 겉치레는 아예 없이해야 한다는 것이다.

율은 건축업자나 정부 관리에게만 기대할 수 있는 문제라기보다 | 의 공동책임이다. 하나의 국민 기풍에 관련된 문제이기도 | 초가 삼간 짓더라도 자손 대대에 물려줄 수 있는 것을 지어 |겠다. 그것은 우리가 미래를 향해 소망을'가지고 산다는 중좌 |이다. 이 나라가 사람이 살만한 곳이 될 수 있다는 소망에 사 | 탐 은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 하나하나가 소중하여서 키워나 |&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러한 소망을 가지지 않는 사람은 살았어도 산 송장이요,산 송. 시- ' 지은 것은 역시 죽음을 부르는 와우 아파트 같은 날림 공사가 피둥피둥 살씬 시공업자의 얼굴은 벌써 인간성을 저버린 산 ^의 얼굴이다. 현재의 찰나적인 이익과 겉치레를 해 놓고 사람 | 명 을 희생시킨 산 송장이 변모한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하여 ^으로 와우산 기슭을 해골의 골짜기로만들어 놓아버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