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교적 데마고그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0 23:54
조회
5499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단행본
제목 배교적 데마고그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배교적 데마고그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254 - 256 ( pages)
주제어 예장 국장 인선위원회 국장 선임 문제 교파의식 연합사업 교회기관
첨부파일:? 배교적데마고그.pdf

배교적 데마고그

우리 교회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방송 시설인 묘니^?가 그간 말 할 수 없는 진통을 겪고 있음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 국장 디캠프씨의 사표가 수리되고 난 뒤에 야기된 여러 가지 혼란은 우리의 관심을 끌어 왔으며 그 귀추에 대해서 우리는 주시해 왔던 것이다. 그러나 후임 국장 선임 문제를 둘러싸고 국내 최대 교파를 자랑하는 예장에서 후임 국장인선위원회에 내 놓은 안은 하나의 새 문제점을 제기하였다. 요새 연이어 지상에 폭로가 되는 가짜 박사 학위나 술한 신학교 정비 문제는 우리 교회의 부끄러움을 온천하에 노출시킨 사건들이다. 그런데 이 방송국 국장 후임 선정에서 교파 간의 요직 안배를 요구하고 나오는 태도 역시 한국교회 안에 도사 리고 있는 떳떳지 못한 암적 소행이다. 어느 기관의 장자리가 교파 안배로 뜯어 나누어 먹기로 배정된 것도 아닐 것이며, 또 그 교파 에서 자격있는 후보자를 추천도 하지 않는 마당에서 이런 안배 요 청을 한다는 것은 한낮 생떼로 밖에 생각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 러한 그룻된 교파의식이 연합 사업을 좌절시키기가 일쑤이며 더욱 우리 교회의 부끄러움을 크대로 이 세상에 보여 주는 사실이라고하 겠다. 더우기 후임 국장을 디캠프씨의 귀국 후로 미루어야 한다는 주장도 아무런 이유나 명분이 없는 요구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번 예장에서 내 놓은 요청 사항은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현 예 겅 총회 지도층의 시대 착오적인 착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더우기 인물 본위를 원칙으로 한다는 점을 충분히 양해 를 한다고 하면서도,사생활에 속하는 주초 문제까지 들고 나오는 그저의가 무엇인지 이해가 곤란하다. 우리는 결코어떤 기관장이 사무실에서 담배를 뻐끔뻐끔 피우거나 또 술고래가 되어서도 좋다 는 뜻이 아니다. 금주 금연이 우리 교회가 지켜온 전통적인 미덕이 요, 특히 절제를 필요로 하는 한국의 실정에서 주초는 되도록 삼가 야 한다고 믿는다. 더우기 오늘 한국 교회 청년들의 윤리적 고민 가운데서 이 주초가 기호물이냐, 금기물이냐 하는 것이 제일 큰 관 심거리가 되어 있는 마당에서 기관의 책임자가 공공연하게 주초를 즐긴다는 것은 현 한국 사회에서 좀 생각할 문제가 아닌가?

‘ 하지만 이러한 개인의 양식과 신앙적 판단에 따라서 주초 문제를 스스로 절제하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인물 선출의 기 준으로 삼는다는 것은 너무도 윤리적인 독단과 독선이 아닐 수 없 다.
예장은 적어도 최대 교파의 위치에서 모든 일을좀더 거시적으로 보고 성숙하게 사태를 판단해야 할 처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처 럼 양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주장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예장의 입장 에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주초 문제를 어 떤 교파 정치의 이용물로 삼아서 그것으로써 인물을해치고,자기 주 장을 관철시키려는 지도자는 분명히 오늘 한국 교계의 암적 존재이 다. 그런가하면 오히려 경건을 부패나무능을덮어두는보자기로 이 용하고 식언,배신, 거짓을 마치 떡먹듯이 해치우는 사이비 지도자 들이 언필칭 주초 문제를 들고 나오는 실정을 생각할 때 우리는 개 탄하지 않을 수 없다.

교파 연합사업에 있어서 어느 특정 교단들이 대교파라는 자세를 앞세워 연합 사업의 원활한 운영을 견제하면서 한 연합기관이 자기 교파의 독점물인 양 독단을 내리는 처사는 분명히 우리 교회의 전 근대적인 성격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어떤 특정 교파를 심판대에 을려 놓고 왈가활부하 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 그러한 그룻된 교파의식은 오늘의 한국 교회의 공통적인 현상이요, 이 그룻된 교파 의식이 교회의 선교를 가로 막고 있다는 사실을 통탄하는 나머지 이 문제를 다루게 된 것 이다. 지금도 그간 쉴새없이 설립된 신학교들이 정부의 손에 의해 정비를 당하고 있다. 교회라는 영역을 마치 어떤 특혜 지역처럼 착 각을 하고,치외법권으로 다스리며 마음 내키는 대로 무책임한 교 육을 실시해 왔다는 것이 오늘 한국 교회를 얼마나 해치고 흐리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현상은 교회 안에 제재할 수 있는 기 관이 없고 정부에 대해서는 교회 기관이라는 특혜를 빌어서 온갖 수 작을 다해온 데서 빚어진 혼란이다. 이제 교회는 소아병적인 교파 의식을 버리고 좀 더 높은 차원에서 한국 교회의 내부적인 정비를 서둘러야 하겠다. 이러한 정비작업에는 겸손한 자기 비판과 사랑 의 권면이 선행되어야한다. 교회 문제를 강제로 규제만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 사랑의 권면과 겸손한 자기 비판을 큰 교파에서 먼저 시작할 때 비로소 우리는 존경과 겸양으로 이룩하는 선교의 공동 전선을 펼 수가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