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태적인 현실 참여와 망신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0 23:56
조회
5367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변태적인 현실 참여와 망신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변태적인 현실 참여와 망신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257 - 259 ( pages)
주제어 신앙 변태성 기성교회 신앙생활 신앙양심 사이비 지도자
첨부파일: 변태적인현실참여와망신.pdf

변태적인 현실 참여와 망신

며칠전 일간 신문에 보도된 바에 의하면 개혁 장로교 신자 가족 이 독약을 먹고 자신들의 신앙을 입증하기 위해서 사교의 망신을 꾸젖은 아버지 앞에서 죽어 버렸다는 사실이 있었다.
독약을 먹어도 죽지 아니 한다는 성구를 문자 그대로 받아 들인, 신앙에서 이리한 어처구니 없는 참변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 우리는 광신이 빚어 놓은 현실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하는 것을 새삼 느낄 수 밖에 없다. 흔히 크리스천이 현실 생활 속에서 그 신 앙의 힘을 입증하기 위해서 성서의 문자 묵수로써 살면 된다는 생 각을 가지기 쉽다. 크리스천이 일반 사람과 다르다는 점을 이러한 성서의 문구를 하나하나 이행해야 된다는 생.각 때문에 우리나라 교회는 교리적으로 갈라진 쓰라린 역사를 겪어 왔던 것이다.

이러한 신앙 변태성에 대해서 우리는 먼저 그 가족(아버지를 제 의하고)에 대한 민망스러운 생각이 간절하거니와 이러한 교리를 버 것이 가르치는 교회나 교회 지도자들이 아직도 백일하에 행세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길이 없다. 버짓이 교회 간판을 걸고 목사 행세를 하고 게다가 무슨 자선 사업을 한답시고 사무실까지 차려 놓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우리가 이런 따위의 사이비 종교를 사교라고 낙인을 찍어서 매장을 하는 일에 앞서 왜 이러한 가짜 종교 단체에 현혹될 수밖에 없는가 하는 문제 를 깊이 검토해야 할것이다. 이것은기성 교회가 너무도 교파 위주 로 흘러가 지도자들은 올바른 신앙 생활의 지도를 게을리 했고 틈 만 있으면 교회 정치나 사업에 골몰하는 데서,기성 교회에 대한 불신과 소외감 때문에 신홍 종교가 자꾸만 생겨지고 이에 따라 이 러한 비극이 계속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 그릇된 길에 접어든 순진한 희생자 가족에 대해 서 무어라 말할 수 없는 착잡한 감정올 느끼면서 한 편으로는 분노의 심정으로 이 나라의 소위 지도충의 망신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정치적인 현실이 너무 변칙적이어서 그런지 이에 장단을 맞추는 종교 관계의 추태도 이루 말할 수 없다. 서올에서 열린 무당 복술 관상장이가 한자리에 모여서 이 나라의 장래를위해 기도한다는 미 명 아래 삼선개헌을 위한 집회를 가졌다. 여기서 끝났으면 그만이 지 예장교회의 장로인 XX당의 의장서리와 카톨릭 교인인 XX 의장을 고문으로 추대했다는 것이다. 물론 본인들의 승낙이 있어 서 이루어진 일인지 알 수 없으나 우리는 여기서 참으로 통탄하 는 심정으로 이 변태적인 사태를 관찰하게 되는 것이다. 변태적인 정치 현실에 발을 맞추어 날뛰는 무당 복술장이 그리고 관상장이의 고문으로서 소위 한국의 기독교의 지도자급의 인사들이 추대되었으 니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는 동시에 순진한 동기 때문에 독약 을 먹고 숨진 순진한 그 가족들을 나무랄 수도 없는 착잡한 심정을 가지게 된다는 말이다. 삼선 개헌도 좋고 정치적 쇼라도 좋다. 그 러나 본인들의 승낙으로 복술 무당회 고문직에 추대된 것이라면 자 기의 신앙의 본분이 무엇인지 분별조차 하지 못하는 인사들이 지도 자의 입장에 서서 국회를 다스리고 한정당을 다스리는현실에서 우 리는 또한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하는 슬품을 가지게 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신앙 양심도 몇푼의 돈과 권력에다 괄 아 먹고 어엿이 교회 지도자라고 자처하며, 또신앙양심의 자유니, 무어니 하면서 권력에 아부하며, 떡 부스러기라도 받아 먹어야겠다 는소위 지도자가 이 나라교회 풍토속에 그대로 남아있는 한 우리 를 위해서 말하는 비극이 그칠 수가 없다고 단언해도 무방하다고 본 다. 이런 기성 교회의 지도자의 추태를 보고서 교회의 선교가 정말 가능할 것인지 의문이며 또 교회에 대한 냉담, 불신을 씻어버릴 수 없다고 단정하고 싶다.

크리스천들이 현실 참여를 부르젖고 건국사업에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우리는 확신한다. 하지만, 사이비 지도자들의 변 태적인 참여 태도가 오히려 교회의 망신이며, 나아가서는 긴 안목 으로 볼 때,결코 국가 발전 자체에 대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고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