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와의 화해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0 23:50
조회
4915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사회와의 화해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사회와의 화해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248 - 250 ( pages)
주제어 사회와의 화해 토착화 크리스천 자기 오해 현실사회의 압력 그리스도인의 자유
첨부파일: 사회와의화해.pdf

사회와의 화해

〈사회와의 화해〉라고 하면 사회에 대한 적대 관계를 전제로 하 는 말과 같이 들린다. 하기야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교적인 입장에 는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악의 권세가 날뛰며〉조직적인 악의 세력에 대해서 부정적일 뿐만 아니라 용감하게 도전해야 하는 것 이그리스도인의생활태도이어야한다. 그러한 의찌에서 무턱대 고 사회와의 화해니, 사회 참여니 하고 떠드는 일이 몸시 허황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눈앞에 떤히 보이는 갖가지 악의 세력이 여러 가지 조작극을 연출하는 광경을 보고 이렇다 할 항변 한 마디 못 하는 주제에 무슨 화해를 말하느냐고 반문해 보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이러한 실정에 대하며 확실히 자기 기만에 빠지고 있다는 점을 각성하게 된다. 그러기 때문에 현대의 크리스천온 가차없는 자기 분석과 비판을 하는 일을 첫째 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은 사회와의 화해에 앞서 자기와의 화해가 무엇을 의미 하며 왜 신앙 생활에서 이러한 자기 화해를 먼저 찾아내야 하는가 를 알아야 할 것이다.〈사회와의 화해〉를 또는 토착화, 세속화라는 술한 논의 속에는 이러한 기본적인 자기 화해를 그대로 스쳐보내고 크리스천이 된다는 일을 아무런 문제성 없는 다반사(茶飯事)로.생 각하는 자기 오만이 있지나 않았던가? 우리는 크리스친이 된다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 일이며 두렵고 또 고통스러운 일인가를 스스로 뭄지 않고 있다, 사실 사도 바울이 "성령이 내게 말할 수 없는 근심과 고통이,있음을 증명해 주고있다,’고 고백했다. 이런〈근심과 고통〉의 상처가 자신의 실존 속에서 승리자의 생활로 즉 화해의 단 계를 거치지 않고서 사회와의 화해를 문제 삼는다면 그것은 한낱 〈울리는 팽과리 소리〉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또 이러한 자기 화해 의 고통과 깊이를 젖혀 놓고, 〈타종교와의 대화〉를 시도한다면 그 것은 또 하나의 위선에 빠지고 마는 결과가 될 것이다. 우리는 그 리스도인이면서도 이 세상에서 숨질 순간까지 그리스도인이〈된다〉 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그리스도인이 된다〉는 일이 끊임 없는 자기 화해 즉〈육신을 좇는 일과,영을 좇는일〉의 상극을, 그리스도로말미암 는 화해를 거쳐서 극복하고 그, 화해가 성도의 교제 속에서 구체화되 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화해의 구체화에는 늘 골육의 친 척을 위해서 받을 수 있는 그리스도와의 단절과저주가(름 9: 1-3; 그림자처럼 따라다닌다.
우리는 왜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서 늘 눈을 감고 자기 기만을 하 '려는 것일까? 분명히 우리는 오늘날 사회와의 화해보다 자기 화해 를 해야 하는데〈자기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자기 오해는 그 룻된 자기 이해 또는 환상에 사로잡히는 데서 비롯된다. 오늘날 교회와 사회의 문제를 앞에 놓고 우리가 취하는 두가지 함정이 있다. 사회 참여를 한다는 전제 아래 어지럽고 냉혹한 현실 을 낭만적인 관념으로서 이념화하여 가지고 마치 해체된 기계 부속 품들을 앞에 놓고 재조립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구상을 하는 기 계공과 같은〈어리광〉의 함정이 있다.

한편 이와 반대로 현실 사회의 압력에 못이겨서 산 골짜기로 자 꾸만기어 들어가며, 때에 따라 바깥 세상을 향해서 엉뚱하게도 자칭 예언자로서, 당치도 않는 말을 하는〈자라 목〉과 같은 함정이 있다. 우리들 가운데 누가 이러한 두 가지 함정 중 어느 쪽에도 빠 지지 않겠다고 장담할 사람이 있을까?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의 사회 참여나 사회와의 화해는 절대로 평 면적일 수가 없다. 순간마다,결단의 위기와 마주치면서, 율법과, 권세자와의 싸움에서 이긴 자로서의 책임적인 자기 화해룰 하는 때 비로소 우리는 사회와의 화해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한다 면 온갖 비인격적인 것에서부터 인간을 해방시켜,그리스도인의 자 유를 성도의 사귐 속에 구체화하는 동시에 그 자유에 따르는 책임 의 넓이와 깊이를 간단없이 추구하는 때 비로소 우리는 이러한 자 기 오해를 피하여 함정에 빠지지 않는 자리에 설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회와의 화해를 시도하는 기본적인 우리의 자세가 되 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