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럼의 윤리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1:10
조회
5427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처럼의 윤리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58 - 359 ( pages)
주제어 그리스도 신앙 처럼 내것처럼 성실과 진심 중공 방문

첨부파일: 처럼의윤리.pdf

처럼의 倫理

흔히 그리스도 신앙을 이중적이라고들 한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사랑하라”든가"내게죄지은자를사하여줌과같이 나의죄를 사하여 주옵소서”라는기도라든가"너희는어린아이와 같이 하지 않 으면 천국에 들어갈 수가 없나니라”고 하신 말씀 가운데 이같이라 는 논리가 사실 크리스천 생활의 이중 구조를 형성하는 핵심적인 표현이라고 하겠다. 여기서 같이라는 말을 좀더 알기 쉽게 번역한다 면〈……처럼〉이라고할수 있겠다. 사도 바울도 역시 이〈처럼〉의 생활 윤리를 상세하게 풀이하고 열거한바 있다. (고전 9’19이하) 사 실 우피의 일상생활에서 이〈처럼〉이라는 말만큼 애매하고도 중요 한 표현은 없다. 더우기 이것이 어떤 중대한 공적인 문제에 관계되 면 그 기관 자체의 존폐와 직결되는 결과가 된다. 예를 들면 어떤 기관의 책임자나 기관장이 그 기관의 공금을자기 개인 것처럼 생각 한다고 하자. 이 말은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는데 먼저 그 책임자 가공금을 개인 돈처럼 애끼고 책임있게 다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가 공금을 마치 개인 돈처럼 마구 남용 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공적인 기관을 개인 기업체〈처럼〉 생각한다는데는 이러한 두 가지 면이 깃들어있다고 생4된다. 내것 처 럼 애끼고 가꾼다는 뜻에서 말한다면 이〈처럼〉은 대단히 좋은 것 이지만 이것을 남용한다는 뜻에서 본다면 그것은 큰 일이다. 요즘기 독교기관에서 생겨지는몇 가지 문제 중에 청지기의 기본자세를 생 각할 때 과연 공적인 기관이 개인의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휴대품 처럼 취급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하는 문제에 부딛히게 된다.

이렇게〈내것처럼〉생각한다는 일에 내포된 부정적인 면을 고수하 는 책임자요, 여기에 영합하는 사람들로서 구성되는 기관이나 공동 체는 서로 악순환의 톱니바퀴를 이루어서 언젠가는 파탄에 빠지게 될 것이다. 중공은 유엔에 가입하기 전이나 가입하는 순간까지 세 계의 후진국가, 억압을 당한 민족의 대변자〈처럼〉행세하였다. 그 러나인도,파키스탄 분쟁에서 저들은 피압박자의 편에 서지 않고 억압을 하는 西파키스탄을 지지하고 나섰다.

미국의 앤더슨이라는 컬럼니스트가 최근의 인 " 파 전쟁의 배후에 서 미국행정부 수뇌급 회담을 기록한 문서를 폭로함으로써 지난번 엘즈버그의 펜타곤문서 폭로후에 또 한번 세인을 놀라게 했다. 이 앤더슨이 폭로한문서 내용을 보면 미국의 외교정책이 인도‘파키스 탄 전쟁에 개입하는데 무던히〈처럼〉하는,꾸미는 일에 몰두한것 같 다. 결국 미국의 여론에 그릇된 인상을 주며 전 세계에 대해서도 꼭 같은 이중 정책을 쓴.것이다. 그러니 앞으로다가올중공방문의 배후에는 이러한 이중, 삼중의 정치적 복선이 없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이나 정치인들도 만일 이러 한〈처럼〉의 윤리를 악용하거나 남용하면 언젠가는 온 민족의 심 판을 받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일시적인 꾸밈은 언젠가는 현실 앞 에 본체를 드러내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오직 성실과 진심으로〈내 것처럼〉아끼고 키우고 그 다음 나머지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 리는 겸허한 생각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