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속이지 말자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1:07
조회
5553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자기를 속이지 말자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54 - 355 ( pages)
주제어 개헌안 교회 국가발전 교회의 성숙 인간적인 성숙

첨부파일: 자기를속이지말자.pdf

자기를 속이지 말자

지루한 장마가 걷히고 활짝 개인 날씨가 가을을 재촉하는 계절’을' 찾이하면서도 우리의 마음은 천근의 짐을 짊어진 것처럼 무겁기만 하다. 화려한 앞날을 향해 줄달음하는 이 겨레의 주변에는 무엇 때 문인지 무엇인가 잘못됐다는 중압감으로 가득 차있는 것만 같다.

개헌안이란 문제를 둘러싸고 매일 신문에는 성명서가 나오고, 현 실 문제를 생각해야 된다는 새로운 마술적인 경향이 대두되고 있 다. 한정치적문제를놓고왈가왈부할때면 언제나자기 입장을 견고케 하는 이론을 전개하기 마련이다. 그것이 현실론이든 이상론 이든 완벽하게 둘로 갈라져서 어쩔 수 없는 판국을 초래하는 일이 가끔 있지만 현실론 속에도 언제나 원칙과 명분을 따지는 이상론 이 섞여 있고, 이상론 속에도 현실의 문제성을 토대로 한 현실적인 관찰이 섞여 있음을 볼 때 한 마디로 이상론이다,현실론이다 라고 간 단 히 처 리 해 버 릴 수 없 는 것 을 알 게 된 다 .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의 입장을 파악함이 없이 이상론이나현실론 을 부른젖는 데서 자신도 모르게 자기 기만에 빠지게 된다는것이다. 교회는 이러한 점에서 지나간 몇해 동안쓴잔을 마셨다고 하겠다. 어떤 정치적 문제의 본질과 성격을 채 분석하지 못한 채 찬성 반대 의 논쟁 속에서 스스로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든 일이 있었다. 교회가 국가 발전과 사회 질서의 확립을 위해서 기원하고 헌신하 는것은 어떤 정치적인 프로그램에 순응하는 뜻에서 하는 것이 아니 다. 어디까지나 고차적인 입징세서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성의 회복 이 모든정치, 경제 체제에선행되는기본적인 여건이라고 생각하기 I”!!문에 우리는 정치 경제 질서의 확립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I: 만일 교회가 이러한 기본적인 자세를 벗어나서 정치적 이슈에 직 ^접 가담할 때에 스스로 속이는 결과에 빠지게 된다. 그렇다고 교회 ;는 어떤 정치적 이슈에도 늘 초연하게 처신을 하고 오불관의 태도 ?를 취하자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누구보다도 현실직으로 관찰하고 ;분석하여 그 문제의 차원을 넘어선 비정치적인 면, 비경제적인 면 에 착안하고 이에 대하여 소신있는 발언을 해야 할 것이다. ; 그러므로 교회는 정치적인 문제가 터져나올 때마다 직각적인 반 응을 표시하기에 앞서 이에 대처하는 교회 자체의 자세에 관심을 쏟 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성숙한 판단과 행동을 지향하는 교 회의 올바른 자세라고 할 것이디-. 오늘날 우리 교회가 제일 경계해 야 할 것 은 미 숙 한 사고와 미숙한 판단그리고미숙한행동으로진 정한 문제 해결의 촛점을 벗어나는 일이라 하겠다.

국가의 문제가 위급하고 중대해질수록 우리는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값싼 현실론에 휩쓸려 들어 가지도말고그렇다고무턱대고 '원칙,이상만을 주장하지도 않는 입장에서 최후의 판단을 스스로 책 임지고 내리는성숙한태도결정이 문제 해결의최선의길일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제일 깊은 관심사는 교회의 성숙성, 즉 자기를 속이지 않고,또 남을 속이지 않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과감한 성 숙성을 앙양하는 일이다. 교회 정치의 배후에는 언제나 자기 기만 과 미숙한 고집이 깔려있음을.본다. 총회를 앞둔 각 교파에서는 지 금 한창 정치적인 조절을 하기에 바쁜 모양이다. 그러나 인간이 하 는어떠한판단이나 움직임도미숙한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 는 체념 속에서 인간적인 성숙성을 찾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