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 인간상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34
조회
7777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민주적 인간상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민주적 인간상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86 - 387 ( pages)
주제어 지도력 조직 우상숭배 국가안보 경제 문화 영웅 숭배

첨부파일: 민주적인간상.pdf

민주적 인간상

무슨 일을 치루어 나가려면 거기에는 강력한 지도력과 이에 따르 는 조직이 있어야 한다. 이것은 오늘과 같은 우리의 현실에 있어서 늘 들 어 오 던 말 이 며 또 요 즘 선 거 때 를 맞 이 하 여 각 정 치 단 체 에 서 내거는지도자론이기도 하다. 그런데 강력한의지와 추진력을갖 춘 지도자의 자기 확신이 때로는 자기 도취로 변해질 수 있다는 것 을 알게 된다. 이것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기 역량을 지나치게 과신하고 무슨 일이든지 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는 소신에서 자기 도취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조그마한 기관이나 교회를 담 당한목사, 또는기관장을 위시해서모든 생활영역속에서 흔히 보게 되는 사례인 것이다. 우리는 무슨 일에 있어서든지 소신과 자 기 확신을 가진 지도자가 있어야 한다고 하나 과연 그 소신이나 자 기 확신이 어떻게 자기 도취와 구별될 것인지 알 길이 없다. 흔히 소신껏 일한다고 하는 사람이 오만 불손해지며 남의 인격을 존중히 할 줄도 모르고 안하무인격으로 말하며 행동하는 사람을 본 다.

이런 것을 자기 확신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것은 분명한 사실이 다. 자기의 소신에 못지 않게 남의 소신도 존중해 줄 수 있는 아량 과 겸양이 있는 지도자의 모습을 찾고 싶다. 자기의 확신에 넘쳐 흐르는 지도자들이 항상 빠지기 쉬운 함정은 이러한 자기 도취에서 인간 관계를 망쳐버린다는 것이다. 상대방을 하나의 수단으로만 생각하여 실리를 거두는데, 남을이용하는 데만 급급하면 자연히 친구를 잃고건전한인간관계를유지해 나갈수가 없는 것은 뻔한일이다. 이것이야말로현대적인 우상숭배라고도 할 것이다. 돌과 나무를 깎아서 우상으로 숭배하던 때는 지났다고 하 지만 현대인의 우상 숭배는 언제나 자아 숭배의 형태로서 나타나고 있다.
기독교에서 배격하는우상숭배는이러한자아도취와자아숭배인 동시에 자아 숭배를 조장하는 분위기를 만든 사람들의 영웅 숭배적인 태도역시 배격하고 있다. 남을‘굉장히 추켜 올려놓고그사람이 자 기 도취에 빠지게 되면 혼들어서 떨어뜨리는 것이 우리 사회 안에 서 별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통일 문제가 요즘 갑자기 활발하게 논. 의되어져 가고 있다. 이러한문제에는국가안보, 경제,문화,전반 에 걸친 광범한 연구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긴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정말 우리 자신이 민주적인 가치 관이 확립되어 있으며 우리의 전통적인 생활 양식이 민주적인 방향 으로 발전될 체제를 갖추어 가고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민주적 인 간상의 확립이 선행되지 않는 통일론에는 약간의 불안을 금할 길이 없다. 지도자들이 온통자기 도취에 빠지고, 지도받는사람은자주 적인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누구에게나 매달려서 가치 판단을 한다 면 어떻게 통일의 기본 조건인〈자유〉가 보장될 것인가? 말하자면 우리가 자기 숭배나,영웅 숭배 같은 우상을 간직하고 있는 한, 우 리의 통일 논의에는커다란 구멍이 뚫어져 있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