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이는 마음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37
조회
7333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설레이는 마음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설레이는 마음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88 - 389 ( pages)
주제어 생존경쟁 닉슨 북경 처세술 친구들 우방

첨부파일: 설레이는마음.pdf

설레이는 마음

제일 큰 놈이 이번에 임관하여 입대하게 되었다. 수십만의 국군 의 아버지들이 느끼는 애석하고도 허전한감정을 처음느끼게 된 것 이다. 나라니 조국이니 하는 말에 새삼 실감있는 뜻을 느끼게 된 것 이다. 엇그제까지 겨우 거름마를 하고 다니던 놈이 이제는 의것한 장교가 된 모습을 보고 세월은 빨리 흐른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다. 단란한 가정에서 이 사회의 생존경쟁 속에 한 발자국을 딛는 모든 졸업생들은 한결 같이 미래에 대한 희망과불안을 가지리라. 그야말 로 생의 회오리 바람 속에 몸을 내던지는 것이다. 이것은 자라나는 인간이 어쩔수 없이 받아 들여야만 될 과정일 것이다.

닉슨이 중공을찾아가 모 . 주 두사람을만나는 보도가 신문을 꽉 메우고 있다. 이번 방문을 갖기 전만해도 온갖 추측과 불안,의심에 가득한 기사들을 많이 읽었다. 한국을 찾아온 외국인들을 만나면 나는 으레 한 두 마디를 질문을 하는 것이다. 닉슨이 북경까지가 한국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을것이라는 추측은 거의 묵살해도 좋다고 본다. 아시아 문제의 초점인 한옥 문제가 토 의에 오르지 않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무슨 흥정을 할 것인 가? 여기서부터 갖가지 억측이 파생된다고 본다. 그런데 이 토의에 서 한국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지든지 우리로서는 한가지 분명하게, 그리고 확실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점이 있다. 그것이 어떤 형태의 조약인지, 묵계라는 형태로 나올른지도알수없다. 아니 알필요도 없다. 다만 거의 확실하다는사실은 이번 닉슨중공방문이야말로우 리 한국이 성장해서 대국의 무조건 비호라는 테두리를 벗어나는 순 간일 것이라는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한국도 이제는 성장한나라토 서 우리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연구하고다루고 결정을 지어야 할 역사적인 시기에 돌입하게 될 것이라는이 한 가지 점만은 확실하 다는 말이다.

지금까지 안방에서 고이 자라던 자식이 이제는 개구장이가 득실 거리는 골목길이나 거리를 혼자서 다녀야 할 나이가되었다. 생존 을 위해서는 지금까지 미워하던 놈하고 악수도해야겠고, 흥정도해 야 하며 적당한 처세술도 습득해야만할것이다. 왜냐하면 안방에서 그리던 세계가 반드시 성장한사람들이 사는 사회와 같지 않기 때문 이다. 다만이러한 생존 경쟁이라는 역사 속에서 나의 생존을 말살하 려고 덤벼드는 놈이 있을때 우리를 도와줄 친구들 우방이 있어야만 한다. 이러한 친구들이나 우방이 있는 동안 우리는 마음 놓고 우리 살림을 주체적으로 꾸려 나갈 수가 있다.
안방이나 뒷 골목에서 고이 자라던 소년이 이제 큰길가에 나가서 한 사회인으로 처세를 시작하면 무척 고독하고 불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세계 역사라는 큰 길에 나서는 성장한 한국도 역시 마찬 가지다. 우리에게도 자라나는 사람이 운명적으로 겪어야 할 불안과 고독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성인 한국이 세계사 속에서 으것하게 살아나가는데 이쯤 불안 고독을 못이겨내서야 될 것인가? 닉슨의 행차가 무엇을 가 져온 것인가에 대해서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자신이 자신의 발로 걸어다녀야 할 역사적 계기가된다고 생각한다면 그 불 안은 자랑스런 불안이 아닐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