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재음미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56
조회
7779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부활의 재음미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부활의 재음미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98 - 399 ( pages)
주제어 구원 죽음 부활 삶의 신비 인카네이션 아멘 신앙고백

첨부파일: ? 부활의재음미.pdf

부활의 再吟味

죽었다가 다시 산다는 것은 둘도 없는 기쁜 소식이며,구원의 진 수이다. 죽음의 음침한 골짜기에서 헤어나 밝은 광명의 세계에 발 을 들여 놓는다는것은 이 얼마나 환희에 넘치는 일일까? 온갖 고 초와신음의 저쪽에 이러한새 삶의 빛의 세계가 있다는한가지 소 망 때문에 인간은 아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참고 견디는 생활을 하 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활의 계절을 맞이할 때마다 우리는 환희와 영광의 부활을 말했으나 진정한 죽음의 뜻을 살피려고 하지 않았 다. 죽음을 모르고서 어찌 부활의 기쁨을 말할 수 있겠는가? 죽음 은정말신비스러운것이다. 인간은이 죽음의 신비를풀지 못하였 다. 영광을 누리던 저 강대국들은 시간의 역사 앞에서 굴복하였고, 부귀와 영화를 누리던 인물들도 이 죽음이라는 신비 속에 삼켜지고 말았다. 정말로 죽음의 뜻이 무엇일까?그것은 또 삶의 신비에서만 해답이 나온디 삶,죽음, 그리고 부활,이 세 가지의 총체적인 차 원과 뜻을 파악할 때에 비로소 부활의 뜻을 알게 될 것이다. 부활을 말하기 전에 죽음을 알아야겠고,죽음은 삶의 이해에서만 그신비의 베일이 벗겨진다. 진정한죽음의 이해는삶을 이해하는 데서,또 그 반대로 진정한 삶의 이해는 죽음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데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요즘〈새로운 것〉에 대한 낱말들이 나돌고있다.〈새 가정>,〈세마 을>,〈새로운인간〉등등,무엇이든지 새롭게 해 보자는 뜻일 것이다? 새 것 은 낡 은 것 이 죽는데서시작될것이다,그러면낡은것이죽 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아니 무엇이 낡은 것이고, 무엇이 새 것이냐? 새것과 낡은 것이 무엇인지를 판가름하는가치 기준이 없는 데서 무슨 새 것이 나을 것인가? 아니 죽는다는 것과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인간이나 사회에서 무슨 새 것과 낡은 것 의 가치 기준이 나올 것인가? 무던히 허풍을떨고,과시해 보는생 활도 헤 왔지만, 거기서 새로운 것을 찾아낼.수 있었던가? 새로운 것이란 그리스도의 인카네이술(化肉)의 복음에 순종하고 그의 생애에 대하여 전적으로〈예〉라고 응답하는 데서 우리의 삶의 근 거를 찾고 이러한 삶 속에서,매일 매순간 죽었다가 다시 사는 삶의 경험을 하는 가운데서 참다운 가치와 보람을 느끼는 일이 가장 중 요하다.

매순간 죽음을경험한다는 것이 바로 새것을 낳는다는 것을 의미 한다. 한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를 주고 받는 데서도 이런 죽음을발 견할 수있다. 한 가지 사건을 처리하고 결정을 내리는데도죽는일 과 사는 일을 동시에 겪을 수 있다. 죽음은 단순한 육체적인 현상 이 아니라 정신, 영혼의 현상이다. 참으로 죽을 줄 아는 사람이 참 으로 살 줄 아는 사람이요, 또 꺼꾸로 참으로 살 줄 아는 사람이 참 으로 죽을 줄 아는 사람이다. 이러한 죽음의 신비와 또 삶과의 변증법적인 관계를이해할때 우 리는 부활의 뜻을 다시 음미하게 된다. 무덤을 헤치고 새벽 별들이 반짝이는 아침의 맑은 공기 속에서 소생과 부활의 술결이 움트는 곳, 거기는씩은살덩어리나 부스러지는 해골이 미치지 못하는〈하나 님의 나라〉가 지배하는 곳이다. 이곳에 들어갈 약속을 받았기 때문 에 우리는 죽음 앞에서〈아멘〉하는 신앙 고백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