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간을 맞으며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58
조회
7677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가정주간을 맞으며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가정주간을 맞으며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400 - 401 ( pages)
주제어 가정교육 환경 가정윤리 전체 공동체 서방국가 대가족 제도

첨부파일: 가정주간을맞으며.pdf

가정 주간을 맞으며

부산에서 발생한 신혼 부부 살해 사건의 범인 서 모군이 잡혀서 그가 금년 만 17세의 미성년이라는 점이 밝혀졌다. 신문이나 기타 보도기관에서는 새삼 소년 범죄의 가공함을 연일 보도하고있으며, 학계의 저명한 심리학자들의 해석이 매일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걱정을 나누는 사람들은 한결 같이 가정 교육과 환경,사 회적 분위기에 원천적인 원인이 있다고들 풀이한다. 미성년이란 이 세상의 온갖 법도의 운영에 익숙하지 못한 연령을 일컬어 말하 는 것이다. 그리고 사회적인 선악의 분별이 없다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오늘날 열 살 미만의 국민학교 아동을 붙잡고 어른들에 관한문제를물어보면 성인들이 미쳐 상상도 못하는대꾸를 하는 것 을 보게 된다. 말하자면 흔히 미성년이라는 범주 속에 넣어서 생각 하는청소년의 사고방식은성인을 뺨칠 정도로 성숙해져 있다는점 이다. 이번에 서군의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서 사회 각계 여론은 과거에 생각하던 미성년이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잡힌진부한케멘트 가 수두룩 하다는 점이 먼저 눈에 뜨인다.

그는 아버지의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고 했다. 아무리 흉악범이라도 자신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구실은마련 하고있다. 그러나그가흡친 돈과장물을가지고어떤싸구려 여관에 가서 창녀와 동침하고 돈과 장물을 전부탕진했다는데 문제가있다. 어린 마움 속에도아버지의 사업 자금 마련이라는 명분이 일반 여론 에 호소되어질 때에 기피할 수 있는 사회적 동정 그리고 부모에 대 한 사회적인 비 판까지 다 계산에 넣은 소행이 아니겠는가 ? 순진한 소년의 이러한분열된 인격 속에서 오늘의 한국 가정의 이 중적인 성격,분열된 성격을 보게 된다. 전통적인 가정 윤리가한편 으로 쉴새없이 무너져가는 경향과 또한 전후적인 가정 윤리 가치를 고수하는 두 가지 경향이 우리의 가정 윤리의식 속에 깔려있다. 모든 윤리학자들이 주장하듯이 어떤 국가나 사회든 가정이라는 것이 그 공동체 안의 최소 단위를 형성하는 세포이며, 이 세포가건 강하여야만 전체 공동체의 건강이 유지된다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 다. 오늘 서방 국가가 직면하는 모든 사회 문제,나아가서는 정치, 문화 문제의 구원을 따지고 보면 서방 국가내의 가정 생활의 변천과 가치관의 붕괴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한국은전통적으로 대가족 제도의 기반 위에서 모든 가치 판단을 해 왔었다. 물론가족제도가지니는폐단도있다. 그렇다고핵가족제도 가모든 문제를해결해 주느냐하면 결코그렇지 않다. 서방국가 안 에 있는부조리와인간 소외 현상은 핵가족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문제는 우리의 대가족 제도가 어떻게 재평가를 받아가지고 핵가 족 제도가 아닌 제삼의 형식을 취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다. 이 것은 오직 기독교적인 사랑과 심판의 신학 위에서 인간성의 충족과 상충에 대한 지혜와 책임이 따르는 데서만 가능하다. 해마다 가정 주간이면 여러 가지 행사가 많다. 우리는 이러한 행 사 보 다 좀더 깊은 자각과 반성, 그리고 성찰이 필요한 것 같다. 참된 가정 윤리가 무엇이며, 오늘의 한국 가정이 직면한 문제가 무 엇인가를?토론하고 연구하는모임이 필요하다. I써?의 가정생활위 원회에서 이러한 문제를 앞으로 다루어 주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