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3월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54
조회
8847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우리들의 3월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우리들의 3월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96 - 397 ( pages)
주제어 3월 근대화 한국종교 기술문화 현대인의 가칠 종교의 가치

첨부파일:? 우리들의3월.pdf

우리들의 3월

가꾸던 꿈들이 피기 시작하는 달 3월이 되면 으레 하는 이야기 !

만물의 소생,생명의 부활, 그리고 가슴 벽찬 꿈의 계절,그러나 이러한 꿈을 그리고 새 소망을 가져보는 일마저,어떤 한계점에 도 달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원래 소망을 가진다는 일은 스스로 모순 속에 있다는 것을 깊이 자각할 때에 비로소 가능한 일이다. 갈등, 모순,긴장, 충돌에 어느 정도 마비가 되어버라면 삶의 놀라움이나 새로움에 별로 예민한 반응을 표시하지 못하게 마련인 것 같다. 근대화라는 찬란한 于호에서 이루어져 가는 건설의〈메아리〉와또 여기에 따르는 어두운 사회면에 대해서 종교계에서는 어떠한 반응 을 보이고 있는지 ?

사실 지금까지 종교라면 이 세상과 동떨어진 피안의 도피를 의미 하는 것으로 생각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현실 생활에 대한 계율적인 규범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종교라면 잉여 시간을 가지고 의식 행사를 하는 것으로 간주되어 왔다. 그러나 종교 생활 이 생명력을 가지려면 현실 속에서 하나의 힘을 발휘하지 않으면 아니될 것이다. 금년에 접어들면서 먼저 생각한 것은 한국이라는 땅에 신앙의 뿌리가 박히는 일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문제이었다. 구태어 토착화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하더라도 지금까지의 우리의 종교 신앙은 실지 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었다. 생활 속 에서 우리의 가치관과 윤리의 바탕? 형성해 주는 신앙이어야 하겠 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국 종교는 한국의 새 윤리관,가치관을 깊 이 파고 드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을 것이다.

본래 글을 쓰고 강의를 하는 직업을 가진 자로서 을해에 하고 싶 은 일이 있다면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에 대하여 현대 한국 종교가 어떤 윤리적인 뜻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을 생각하고 저술해 보고 싶다는 것이다. 요즘 각 종교간의 대화가 빈번하게 진행되고 있지 만, 정말로 이러한 원리와 가치관의 문제를 가지고 공동 연구를 해 보고 싶다. 그리고 이런 공동 연구를 위한 각 종교간의 연합 사업 을 시작했으면 분명히 한국 사회의정신생활에 무엇인가 기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근대화는 분명히 경제적 부홍이기에 앞서 가치관의 문제이다,현 대 기 술 문화가 끼치는 가치관의 변천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 둔감 했었다. 종교계가 가지고 있는 신문〈라디오〉를통해서 매일 같이 내 보내는〈메시지〉속에 어떻게 하면 종교 신앙이 현대인의 가치를 형성하는데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 하는 깊은 우려와 고민이 깃 들여 있는가?한국의 고민과 소망에 동참하고 이웃의 부담을 나누 어 지겠다는 참여의〈메시지〉가 올해 한국 종교계에서 메아리치기 를 바라 마지 않는다. 현실에서부터의 유리가 아니고 그렇다고 현 실 속에 매몰되지 않는 신앙, 그리고 언제나 생산적이요 창조적인 신앙, 이것을 찾으려고 애쓰는 자신의 모순을 의식하는 가운데 한 해의 소망을 걸어 보는 생활, 이것이 아마도 3월을 맞이한 오늘의 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