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절 유감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52
조회
8839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삼일절 유감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삼일절 유감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94 - 395 ( pages)
주제어 삼일절 에큐메니칼 운동 닉슨 중공 민족의 앞날

첨부파일: 삼일절유감.pdf

三一절 有感

3.1절에 현충사를 찾았다. 봄눈이 내리는 현충사의 주변은 몹시 고요했다. 번거로운 도시의 명절 기분보다한결 수수한맛을알게 된 것이다. 서울에서는 가정마다 국기를 달지않았다고 해서 신문 방송 에서 말이 많다. 확실히 요즘 도시 생활에서는 3.1절과 같은 명절에 의식이나 행 사를 치투는데 둔감해진 것이다. 늘 같은 형식의 행사를 치투고 틀 에 박힌 메시지를 발표하는데 별로 흥미를 느낄 수가 없어진 것같다. 그렇다면 3.1 정신은 온전히 우리 의식 구조에서 살아졌다고 할것 인가? 그렇게 단순히 결론을내리지 못한다. 적어도53년전의 한국 과 국제 정세와 오늘의 국제 정세는 판이하지마는 우리가 지향하는 자유, 평화,정의는 여전히 안팎으로 도전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 로 다른바 없다. 다만 달라졌다면 불의와 압박에 대한 항거가 소박 한 형태로 나타나지 않았을뿐이지 국민의 의식 속에는 여전히 외침 에 대한 경계심,국내적인 문제에 대한 경각심은 살아있다고 본다. 이를테면 3.1 정신이 50 성상의 세월을 지내 오는 가운데 더 의식화 되고 말았다는 말이다. 좀더 내면화되어진 항거 정신이 우리 생활 속에 살아있다고 믿는다.

3.1 운동은 어떤 의미에서 본다면 거족적인 에큐메니칼 운동이었 다. 초 종파적인 대화도 가능했고운동도 가능했다. 이 말올 바꾸어 풀이한다면 한국적인 에큐메니 칼운동이란 국가운명의 위기 앞에서 우리가 가져야 하는 민주화, 자유화 그리고 협동의 자아 의식운동 이 라는 말이 다. 에큐메니칼이란 말을 너무 신비스럽게 또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 속에서 우리가 책임지고 지켜야 할 질 서요 창조적인 작업이다. 비 민주적인 세력, 자유를 유린하는 세력 그리고 행동을 가로막는 독선을 앞에 놓고 싸우는 일이다. 이것이 현대적인 상황 속에서 가져야 할 삼일 정신이 아닐까?

닉슨이 중공을 다녀와서 이 렇궁 저 렇궁 말이 많다. 너무 기대할 것 은 없으니 별로 만족이나 실망을 할 것도 없다. 우리는 너무 남의 눈 치만 보고 사는 생활을 벗어나야만 하겠다. 좀 더 기연한 태도를 유 지하고 사는 태도가 아쉽다. 우리가 삼일절에 국기를 달지 않는 것 을 탓하는 것도 좋다. 그러나 먼저 우리가 다짐해야 할 것은 과연 오늘 이 순간에도 비민주,비자유, 비협동의 힘이나 세력에 대해서 〈아니오〉하고 대담하게 증언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교회는 확실히 오늘 역사적 전환기에 처해 있다. 제 2의 독립선 언문이 나와야겠다. 그것은 일제의 압박에 항거하는 선언문이 아니 라,비민주,비자유,비협동에서의 해방을 쟁취하는 선언문이어야 한다. 이러한 결연한 태도가 있어야만 우리 민족의 앞날에 소망이 깃들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