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바라고 싶은 일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19:40
조회
8634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새해에 바라고 싶은 일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새해에 바라고 싶은 일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92 - 393 ( pages)
주제어 부정부패 특권층 재벌 정부 한국사회 지도층

첨부파일: 새해에바라고싶은일.pdf

새해에 바라고 싶은 일

혼히 부정 부패를 뿌리 뽑는다는 말을 하는 것을 듣는다. 우리 사회 안에서 제일 고질적인 병폐가 부정 부패라는 데는 한 사람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금년 선거를 앞두고 집권당에서는 과감한 부정 근절을 위한 조처 를 취할 모양인데,우리는 큰 기대를 걸고 그 귀추를 지켜 보려고 한다. 일부 특권충이나 재벌들의 부패를 가지고 마치 부정의 전부인 것 처럼이야기하는 것은분명히 잘못된 관찰이라고 할것이다. 왜 냐 하면 부정의 뿌리는 어느 특정한 한 계층에만 뿌리를 박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우리 사회의 바닥에 이 뿌리가 깊이 박혀져 어느 누구할 것 없이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 이 사회 풍토 속에서 생을 영위하고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이 부정 부패의 뿌리와 엉켜져서 살 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러한 부정에 한 부분만 가지고 전체인 것처럼 말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다. 뿌리가 깊은. 곳에 박혀서 우리의 삶의 순환 속에 계속적으로 스며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 사 회가 왜 이처럼 고질적인 부패 때문에 고민해야만 할까? 그것은 우리의 생존 경쟁이 유달리 치열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정직 하게 그리고 부지런히 일해서 절약하면 살 수 있는 사회가 아니라, 새치기룰 하든지 남을 짓누르돈지 해서 살아야만 되는 사회이기 때 문일 것이다. 정부가 현재 한국 사회의 부정 부패에 책임이 있다면 그것은 생 존을 위한 투쟁을 할 수밖에 없도록 정책을 수립한 것에 있다고 본 다. 농촌에서는 부지런히 일해서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만 했을 것이다. 도시에 인구가 지나치게 집중되고 생활의 기회를 찾 아서 아귀다툼의 생 존 경 쟁 을 하 는 한 우 리 사회 저변에 깔린 부패 의 뿌리를 뽑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새해를 맞이하여 보다 나은 생활을 기대한다는 것은 우리의 생활 을 윤기있고 조화있게 조절해 나가는 데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 한다. 과다한 전진과 팽창은 지나친 기대를 자아내고 이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하여서 고달픈생존경쟁을해 나가는데우리의 부패의 근원을 찾아야만 하겠다. 을바른자기억제,적절한팽창과전진 을 함으로써 국민들이 천천히 일하고 천천히 그리고 차분하게 자기의 생활을 설계하고 꾸며 나가도록 집권충이나 행정부가 배려 를 해야만 할 것이다. 근대화니 개발이니 하는 돌풍의 회오리 속 에 몰아넣고 너 나 할 것없이 정신없이 허우적거리면서 살도록 하 는 지도층과 정신계의 지도자들의 책임도 무척 크다고 생각한다. 새해에는 좀 알차고 다부진 생활의 터를 닦는데 온 겨레가 힘을 기울여야만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