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과 개조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0:59
조회
6285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수술과 개조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수술과 개조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50 - 351 ( pages)
주제어 인간개조 혁명 인간의 오만 자기 확신 인간관 사회관
첨부파일: ? 수술과개조.pdf

수술과 개조

혁명 이후,누가 먼저 지어낸 말인지 인간 개조니, 혁명은 수술 이니 하는 말이 한참 유행되었었다. 얼핏 듣기에는 그럴사 하게 들 리는 이 말들을 되새겨 보면 볼수록 가법게 넘기기가 어설픈 무엇 이 함축되어 있는 것 같다. 병볼어서(그것도 외과나 내과 수술이 필요 한)곪아 터질 상처를 지닌 환자에게 수술을 하여 씩은 부분을 잘 라내 버린다는 것을 혁명 수행에 대한 알레고리로 사용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씩은 상처를 가진 환자를 수술함으로써 삶에 대한 의지를 준다는 것도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요,궁극적으로는 병 들어 있는병자 자신의 정신상태가문제인것이다. 수술이 필요한 환자도 있겠지만 이러한 정신적인 질환에 걸려있는 환자도 있는 법이요, 이러한 정신적 질환에는 수술도 소용 없다. 거기에는 다만 테러피 (치유)만이 필요한 것이다. 한국의 사회 실정에는 수술과 치 료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근본적이며 긴급할 것인가?

또 어떤 저명한 인사가 인간 개조란 낱말을 지어내고 심지어 책 의 제목으로까지 사용한 일이 있다. 하기야 새 말을 지어낸다는 것 은 위조 지폐를 찍어내는 것처럼 범죄 행위는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진지한 새 낱말을 지어내는 가운데 무의식 중에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그롯된 태도를 토로하는 결과를 빚어내게 된 다. 인간을 개조한다는 말은 도대체 어떤 입장에서 할 수 있는가? 누가 이렇게 개조한다는 말인가? 인간을 기계처럼, 또는 마음대로 빚어 만들 수 있는 흙덩어리처럼 약간 손을 대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 놓율 수 있다는 말인가 ? 너무나도 인간 본성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에서 나온 말이 아닌가? 수술이든 개조든 그것은 인간의 인격 형성을 극히 피동적인 면에서 만 관찰하는 데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인격이란 되어지는 것이지 피동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해서 이러한 개념의 남발과혼돈이 오히려 말하는 사람 ?이나 듣는 사람을 무의식 중에 고답적이며 독선적인 태도롤 취하게 하며 문제의 진정한 핵심과 소재를 회피하게 한다. 모든 사회 문제 와 정치 문제의 핵심을 인간에게다가 두고,그 인간이 병들었느니 ?수술하느니 개조하느니 하는 데까지는 무방할런지 모르나 인간이나, I 사회의 혁신을 그런 정도의 표현을 가지고 충분히 나타낼 수도 없 을 것이요,나아가서는 근본적으로 인간관이나 사회관에 대해서 그 릇된 방향을 제시할 위험성이 있는 것이다. 그 위험성이란,사람은 결국 사회적 환경과 제도의 완벽으로써 개선시킬 수 있다는 낙관적 인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또한 이 위험 속에 인간의 오만과 자기 확신이라는 또 하나의 새로운 위험이 내포되어 있으며 이 위험을 범하는 자는 수술이나 개조로 도 아예 건질 수 없는 절망에 1 빠지게 될 런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