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정신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1:24
조회
5926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의회정신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의회정신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70 - 371 ( pages)
주제어 국제문제 닉슨의 중공 방문 의회정신 현실감각 자기이해

첨부파일: 의회정신.pdf

최근에 벌어진 국제 문제,특히 닉슨의 중공 방문을 전후로 하는 국제 관계의 변천을 하나의 드라마로 비유해 본다면 대단히 흥미있는 평가를 할 수 있다. 바둑판을 가운데 놓고 공방전을 벌이는 두 사람은 현대의 의회 정신(議會精神)을 대표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룻 협상 과대화에 참여하는사람은모두의회 정신을실천하는사람이라고 넓게 해석한다면 제아무리 독재적인 공산국가의지도자라고 해도어 쩔수없이 이 의회 정신에 따르는 길을택했다고할수있을것이다. 왜냐하면본디의회정신이라는것은편이갈라지고갈라진한편에 서서 상대방과 협상, 홍정 대화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폴 ‘ 터너라는 분이 쓴〈고독에서부터의 도망〉이라는 책에 이〈의 회 정신〉이라는장이 있다. 그가지적하기를 서구에 있어서 현대인이 겪고있는고독과가정 생활의 파탄은 다원이 말한적자생존의이념 때문이며 한가정 안에서도부부간,부모자식간에 이러한 생존을 위 한〈편가름〉을하는의회 정신이 서구의 가정 생활을 깨뜨렸다고 했 다. 요즘 국제 정치나 국내 정치 심지어는 교회 정치,그리고 가정 정치 안에서도 이 편 가름이라는 것이 있어서 온통 인간 관계를 깨 뜨리고 있는것을보게 된다. 진정한 대화나 협상을 하기에 앞서 어 느 편에 서느냐 하는 것부터 정해 놓고 대화를 하니 거기에는 진정 한 만남의 대화가 있을 수 없게 된다. 내가 말하는 것이 상대 편에 서 내 편을 불리하게 하는데 이용하지나 않을가하는배려까지 하여 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번 닉슨과 주은래의 대화 속에도 이러한 문 제가 반도시 수반되었으리라고 믿는다.

편 가름하는데는 인정, 경제적 이해,신의 이 모든것올전제로한 다고할수있으나그것보다도 더 근본적인 것은 우리가 처해있는현 실을 어떻게 보며 어떻게 해석하느냐하는것으로좌우될 것이다. 오 눌의 국제 정세, 국가문제,인간문제에 대한깊은성찰에서 오는현 실 이해의 차이에서 진정한 편 가름이 생겨질 것이다. 목전의 이해 관계에서 뭉쳐지는 편가름이란별로힘이 없다. 본훼퍼가 진실을 말 한다는 것의 뜻을 풀이하는 글가운데서 이런 말을했다. 사람이 진 실을 말하거나 거짓말을한다는것은 현실,인간관계, 그리고 인간 과 사물의 관계를 어느 정도 리얼하게 들여다보고 성찰하느냐에 달 려있다고한다. 거짓말을하고싶어서 하는사람이 없을것이다. 적에 게 사로잡힌 군인이 자기 편의 군사배치에 대해서 거짓말을할수밖 에 없다. 그 현실 속에서는 거짓말이 정당화된다는 것이다. 문제는 한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분석,해석을 하여서 주체적인 결단 을 내리지 못하는사람은어쩔 수없이 거짓말을하게 된다는것이다. 의회 정신 때문에 자만히 편 가름하게 되고 어느 편이 더 진실을 말 하느냐 하는 것도 어느 쪽이 더 현실을 잘 파악하고 있느냐 하는 것 으로 결정되어진다. 의회 정신이 현대인의 인관 관계를 변질시키고 있으며 현대인은 이러한 판가름의 인간 관계 속에서 고독을 느끼는 동시에 새로운 인간 관계를 이루어 나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경제적인 요소보다 더 깊은 심층적인 자아 이해와 현실 이해에서 한 마음 한 뜻을 이루는 동지, 친구, 동역자의 관계를 가지게 된 다. 연합 사업이나 에큐메니칼 운동도 지방, 교파, 써클의 장벽을 넘어서 이러한 현실 감각과 자기 이해에서 한 뜻울 가질 때에 비로 소 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