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리포트> 16호 전문

<기사연 리포트> 16호를 펴내며

김영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원장

2021년 6월, 코로나19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입니다. 일부 국가들이 팬데믹 종식을 선언하는 소식을 듣기도 하고, 국내 백신 보급 속도가 빨라지는 모습을 보며 마스크 없는 세상을 다시 볼 수 있다는 희망이 커지고는 있지만, 아직 그 누구도 그 미래가 언제 온다고 단언할 수 없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원격근무 같은 방역지침들에 익숙해져 새로운 일상이 되었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 삶에 갖고 온 불편함의 크기는 결코 작아지지 않았습니다. 사망자 발생 추이를 나타내는 그래프가 완만해지고, 의료체계에 대한 신뢰는 높아졌지만 외출할 때마다 느껴지는 전염병의 공포는 여전히 우리를 두렵게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주는 불편함과 두려움은 우리의 신앙생활도 위축시켰습니다. 마스크 뒤에 숨겨진 교우의 밝은 미소와 뜨거운 찬양의 열기를 그리워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예배 후 함께 나누던 식탁 교제도 우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기다리는 큰 이유입니다. 다행인 점은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함께 힘쓰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침에 따라 온라인 예배를 운용하고 손 소독제와 체온 측정 시스템을 구비하여 공동체가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불편함과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다른 사실은 한국교회가 그 불편함과 두려움을 가중시키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그 중심에는 종교시설발 집단감염 사례들이 있습니다. 작년 2월 코로나 1차 대유행의 시발이었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관련 집단감염과 2차 대유행을 이끈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의 광복절 광화문 집회 관련 집단감염을 비롯해 최근까지도 이어지는 소규모 집단감염 사례들에 이르기까지 국내 코로나 확산에 많은 종교 집단들이 일조했습니다. 이러한 집단감염 사례들은 코로나 환자 수의 폭발적 증가는 물론 종교와 교회를 향한 사회의 불신도 키웠습니다. 게다가 정부의 발표와 언론의 보도를 신뢰하지 않는 일부 교회들의 반발과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교계 내 갈등 또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이런 맥락 속에서, <기사연 리포트> 16호의 주제는 “한국교회와 코로나19 집단감염”으로 정했습니다. “정말 한국교회는 집단감염의 주원인인가?” “언론이나 정부가 기독교를 공격하는 것인가?” 하는 주장들에 기독교인이라면 솔깃하겠지만 구체적인 통계나 책임 있는 답변이나 제안은 적은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연 리포트>에서는 소위 ‘교회발 집단감염’의 실제적인 통계와 사례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고자 했습니다.

첫 번째 글인 “코로나 바이러스 종교시설 집단감염 사례 분석: 개신교 사례를 중심으로”은 기사연에서 2020년 5월부터 2021년 2월 24일까지 질병관리청 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종교시설 집단감염의 사례들을 세부적으로 분석한 것입니다. 두번째 글 “코로나 팬데믹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도전과 응전”은 현 상황에 대한 한국교회의 책임 있는 자세에 대해 논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 정재영 교수는 그동안 교회가 보여온 모습을 진단하고 전염병 시대에 교회에 요구되는 공적인 역할과 공공성의 회복을 강조합니다.

바라기는 이번 <기사연 리포트> 16호를 통해 한국교회와 집단감염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을 줄이고 오히려 한국교회가 책임 있는 자세를 고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