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연 리포트 22호 ) 자유란 무엇인지 물어야 할 때 _ 권두언
오찬오의 <세상이 좋아지지 않았다고 말한 적 없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책 제목처럼, 우리나라의 외형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 내면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여전히 많은 내홍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를 유지 및 확대하기 위하여 파업을 실시했지만, 이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입장은 무관용 원칙을 내세우며 강경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화물연대의 파업을 북한의 공갈 및 협박에 비유하면서 말이죠. 서울시장도 비슷한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 이뤄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관용’ 입장에 따라 과거의 평화적 시위와 다르게 불필요한 갈등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들은 저마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겠다는 말을 내세우지만 정작 한국사회에서 이들을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정책은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코로나와 국제 전쟁으로 인한 경제 위기가 한국은 물론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합니다. 혹자는 인플레이션을 넘어 스태그플레이션을 염려하기도 하고, 과거 IMF와 외환위기보다 더 큰 위험이 올 수 있다고 염려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는 서민들일 것인데, 정부 및 정치권의 관심은 서민들의 삶이 아닌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취임식 이래로 공식 석상에선 언제나 ‘자유’를 강조해왔습니다. ‘자유민주주의’란 말과 함께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 한국의 현실은 차갑기만 합니다. 도대체 자유란 무엇일까, 자유민주주의가 지향하는 사회는 우리를 어디로 끌고 가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 머리속을 맴돕니다. 나아가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한 길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번 <기사연 리포트> 22호에서는 ‘다시, 자유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가지고 법학자, 신학자, 정치학자에게 오늘 한국사회에서 ‘자유’란 무엇인지, 그것은 어떻게 이해되고 해석될 수 있으며, 또 그것만으로 충분한지에 관하여 물었습니다. 이번 호를 통해서 자유민주주의와 함께 고려해야 할 평등의 가치, 시민 민주주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