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와 실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1:13
조회
6068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허와 실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허와 실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62 - 363 ( pages)
주제어 사기 남과 북 불신 외교 민주적인 힘

첨부파일: ? 허와실.pdf

虛와 實

사람을 속이도 방법은 천태만상이다. 어떤 주간지에 실린 사기 백 태에 관한기사를 보면서 남을 속이는 일도 별의별 수법이 다 있구나 하고 놀랐다. 불신 풍조를 몰아내자는 구호가 무색해질 지경이다. 오히려 믿지 말아야 할 것은 믿지 말아야만하겠다. 어떤 사회 학자 가 사회학의 기능을 규정하는데, 사회학은 모든 눈가림이나 표면적 으로 나타난 것을 벗겨 버리고 믿을것을 믿고 믿지 말아야 할것은 믿지 말라고 해 주는 것이라고 했다. 、현대 사회 안에 사는사람은 불신 추방보다 不信의 技術을 터득해 야만 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한말을 상대방이 믿어 주기 를바란다. 그러나 듣는 사람의 편에서는믿을만한말도 있지만 믿어지지 않는 말도 있다. 그것은 어떤 객관적인 외부의 압력 때문 에 말 하 는 자 신 도 어 쩔 수 없 이 자 신 의 말과는동떨아진행위롤할 수 있으리라는 전제 때문이다.

南과 北 사이에 오고가는 말을들을때 어디까지가 정치적 접촉의 〈?〉이며 어디까지가〈實〉인지 분명치 않다. 모든 국가간의 외교나 접촉에는 ?와 實이 뒤범벅이 되게 마련이다. 요즘 외국에는 이러 한외교의 ?와 實을 담 은 문서를 폭로하는일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우리의 경우는 그렇게 여유있는 외교문서의 폭로가 아니라, 민족 의 生과 死룔 가늠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국민이 믿율 것은 믿고, 믿어서는 안 될 것은 믿지 않도록 不信의 技術을 터득하게 되려면 남과 북의 접촉에서 벌어지는 ?와 實을 분월할 수 있게 해야만 할 것같다. 이제 우리에게 제일 긴요한 일은 북쪽의 ?를 찌르기 위해서 우 리의 實을 보여야 하며 우리의 ?를 이기기 위해서 국민에게 實을 보여 주어야만 할 것이다. 모든 것을 덮어 놓고 믿어 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상과 문제를 국민과 함께 짊어진다는 민주적인 태도가 지도자에게서 보 여질 때, 비로소 우리에게 민주적인 힘이 생겨질 것이다.. 이 힘만 이 우리를 北과 마주서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될 수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