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의 혼선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0:12
조회
6991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보수와 진보의 혼선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 보수와 진보의 혼선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281 - 283 ( pages)
주제어 세계교회협의회 보수주의 진보주의
첨부파일: ? 보수와진보의혼선.pdf

보수와 진보의 혼선

성신 강림절에 즈음하여
지난번 예수교장로회 서울노회에서는세계 교회 협의희(찌0의 회원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켜서 이번 가을 총회에 상정하 도록 하였다. 예장내의 여러 가지 사정으로 말미암아 짜.!:.):.로부 되 탈피하기로 했지만 탈피한다는 통지를 내지 않아서 의 입 장으로 볼 때에는 예장은 여전히 희원 교회로 인정 받고있다. 이러 한 엉거주춤한 관계에 종지부를 짓고 정말 명실공히 세계 교회의 한 멤버로서 처신하기를 바라는 예장 젊은 충의 움직임이 이번 서 울 노회에서 성공을 보게된 것이다. 앞으로 가을 총회에서 이 안이 어떻게 처리될지 미리 예측은 할 수 없으나 어쨌든 이러한 움직임 은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에서 교착 상태에 빠진 예장에 어떤 숨구멍 을 터 놓 을 가망도 있어 우리의 주목을 끄는사실이라고할 것이다. 그간 교계의 신문에 크게 다루어졌던 전국 전도 대회도 술한 말생을 내포한 채 그 막을 열었다. 이번 행사는 백림에서 그리고 지난번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세계 전도 협의회의 연장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여기에 강사로 등장한 조 세광씨가 그 경비를 부담하고 열렸다는 데 여러 가지 억측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배후 의 문제 보다도 이런 모임에 주동으로 참여한 세력이 한국의 에큐 메니칼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인사로 주축을 이루어서 백림과 싱가 포르 라인에서 엿보이던 반에큐메니칼적인 색채가 전혀 없었다는 특이한 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 교회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데 큰 지침 이 될 수 있는 경향을 보게 된다. 그것은 소위 우리가 혼히 생각했 던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이라는 것이 혹백으로 쫙 갈라 놓을 수 없 는 양상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이번 행사에 처음부 터 극력 반발한것이 극단의 보수세력이며, 소위 조 세 광 박사의 개인 신상 문제를 언급한 것도, 이 세력에서 터져 나왔다는것도 우 연한 일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한국 교회의 보수와 진보 세력의 혼합이라 할까, 혼돈 상태톨보게 된다. 그런데 모든 역사의 창조적인 사건에는 혼 돈의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혼돈은창조의 전주곡이다. 이 혼돈 속에서 창조적인 질서가 생기느냐, 그렇지 않으면 영영 돌이킬 수 없는 무정부 상태의 혼란에 빠지고 마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 한국 교회 지도자들의 각성과책임에 달려있는것이다. 우리는 혼히 명분 으로 내거는 보수주의나 진보주의에 착각을 일으키는 수가 많다. 그 터나 따지고 보면 보수 속에서 엄청난 무책임과 극도의 개인주의적 퇴영 사상을 찾게 되는가 하면 때로는 진보사상을표방하는인사가 대단한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사실을 볼 수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어느 누가 표방하는 명분상의 보수적 흑은진보적 노 선보다그사람이 구체적 사건을어떻게 다루며 결단하느냐하는 데 주목해야만그가 참말로보수주의자인지, 진보주의자인지 갈라낼수 가있는것이다. 보수주의를내걸고술한나쁜짓을도맡아하는자는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아니요,진보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처세와 정 치에만 능란해서 자기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는 무슨 세력과도 야합 하는 진보주의자는 참된 진보주의자가 아닐 것이다.

이렇듯 우리 교계는 보수와 진보가 명분상으로는 갈라져 있지만 그 내용은 서로 엇갈려서 서로 혼선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에큐메 니칼 운동을 표방하는 세력이 때로는 가장 반 에큐메니칼적인 교권 운동에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가 하면 보수와 배타를 일삼아오던인 사 중에는 놀랄만한 도량과 전진의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1969년도의 성신 강림제를 맞이하여 우리가 간곡히 바라 마지않 는 것은 인간의 명분으로 담을 쌓아 올린 모든 보수와 진보의 장벽 을 성령의 힘으로 헐어버리고 진정한 하나의 참된 교회의 구실을 할 수 있게 되는 일이다. 예장 안에서 세계 교회 협의회에 대한 종 태의 태도를 바꾸는 일이나 전국전도대회가 성공리에 폐막되는 일 이 다 이 나라의 교회가 쉴새없이 성령의 역사 속에서 움틀거리고 있다는 중좌일 것이다. 바라기는 이러한 성령의 역사 속에서1 혼선 이 끝까지 혼선에 머물지 않고, 무엇인가 새로운 형태의 선교를 지 향하고 힘과 권능으로 바꾸어지기를 우리는 간절히 기도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나 속에서 다양성을 찾고 다양성 속에서 하나를 찾는 눈을 뜨게 하는 것이 성령의 권능이요, 보수와 진보의 차원을 넘어 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자각하는 것이 또한 성령의 열매요, 성 숙한 교회 지도자가 받아야 할 성신의 은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