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일부 보수 목사들의 보수적 신앙관, 한국교회 대표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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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4-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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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일부 보수성향 개신교 지도자들의 보수적 신앙관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신앙관이 될 수 없다”는 개신교인 설문조사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이 9일 밝혔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주 목사)은 이날 “신앙관을 비롯해 남북관계와 통일, 개헌, 동성애 등 한국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한 개신교인의 인식을 살펴보는 설문조사를 최근 실시했다”며 “조사 결과를 분석한 끝에 이같은 시사점을 얻었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한국사회의 주요 현안에 대한 개신교 일부 보수성향 목회자들의 발언, 태도가 갈등이나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이번 분석 결과는 이들 지도자들의 주장이 개신교인의 전반적인 인식과 차이가 있고, 따라서 이들의 신앙관이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개신교의 보수적 신앙관으로 인해 벌어지는 사회적 갈등·분열의 실체는 일부 개신교 지도자들에 의해 왜곡된 보수적 신앙관과 일부 정치세력이 이를 악용함으로 양산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은 “지난 2월 26~3월 7일까지 ‘신앙관, 개헌, 남북관계 및 통일, 동성애에 대한 개신교인 인식 조사’를 벌였다”며 “전국 만 20~6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인식 비교를 위해 개신교인 800명, 비개신교인이 200명으로 표본을 구성했다”며 “조사결과의 신뢰수준은 95% 기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라고 말했다.

먼저 신앙관 조사에서 개신교인들은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으며 선하다고 생각하지만, 구원하는 능력은 기독교에만 있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종교나 가르침에도 진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47.2%로 가장 많았으며, 또 58.0%는 다른 종교나 가르침도 선하다고 봤다. 반면 구원은 기독교에만 있다는 응답자가 45.6%로 가장 많았고, 다른 종교·가르침에도 있다는 응답비율은 28.4%였다.

성서는 오류가 없다는 ‘성서무오설’에 대해 오류가 없다는 응답은 50.9%, 오류가 있다는 응답은 20.1%였다.

연구원은 “구원이나 성서무오설의 비중이 여전히 높지만 과거의 단편적 조사결과들과 비교하면 그 비율이 많이 낮아졌다고 할 수 있다”며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한국개신교는 타종교에 대해 (앨런 레이스의 배타주의·포괄주의·다원주의 중) ‘배타주의’를 벗어나 ‘포괄주의’를 향해 가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개신교인은 전체의 55.8%가, 비개신교인은 65.0%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개헌 시기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모두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해야 한다’는 응답 비율이 각각 35.2%와 41.9%로 가장 높았다. 개헌 범위에서는 통치구조뿐 아니라 기본권 등 다른 조항들도 수정하는 포괄개헌을 지지하는 이들이 개신교인은 56%, 비개신교인은 69%였다. 통치구조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개신교인 42%, 비개신교인은 55%로 가장 많았다.

연구원 측은 “개헌에 대한 인식에서 개신교인·비개신교인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일부 보수적 목사들의 발언과는 차이가 있다”며 “다만 개신교인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아직 개신교 보수세력의 입김이 다소 작용하고 있다는 반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특히 “연령별로 보면 20대 개신교인의 정치의식이 30~40대 개신교인들보다 더 보수적으로 나타났다”며 “20대 개신교인의 정치의식은 비개신교인으로 보면 60대와 거의 비슷했다”고 설명했다.

남북통일에 대한 인식조사와 관련, ‘남북통일은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의 57.3%가 해야한다고 답해 비개신교인(46.5%)보다 오히려 더 많았다.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가장 주된 요인으로는 ‘북한의 핵개발’(개신교인 50.1%, 비개신교인 4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큰 차이를 보였고, 보수적 개신교인일수록 배타적으로 나타났다.

‘동성애는 죄인가’라는 질문에 개신교인은 53.5%가, 비개신교인은 18.5%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령별로 보면 개신교인이든 비개신교인이든 연령이 높을 수록 ‘죄’라는 비율도 높았다.

연구원 측은 “동성애에 대한 인식과 태도를 분석하면, 성서무오설을 믿고 개인구원이 사회구원에 우선한다는 근본주의적 신앙관을 가진 개신교인일수록 동성애를 죄로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고, 포용성은 낮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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