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토로와 셔틀외교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8-04-11 22:52
조회
412
우토로와 셔틀외교
최근 언론은 일본정부 (국토교통성)가 교토부 및 우지시와 함께 ‘우토로’ 문제 실태조사를 하였다고 보도하였다.
징용된 우리 동포 1300 여명이 종전이 되고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일본 교토부 우지시 우토로 53번지에 집단 거주한지 63년, 일본정부가 교묘한 방법으로 토지소유권을 변경시켜 자기들의 ‘공식적 책임’(강제징용)를 감추고 그들을 쫒아 내려 해 온지 21년이 되서야. 그동안 게토처럼 방치해 오던 이 ‘우토로’ 에 대한 일본 정부의 첫 공식적인 반응인 것이다.
일본어 지명사전이나 일본어 사전에서 ‘우토로’ 라는 말이나 그 어원을 찾을 수 없다. 우지시 직원들마져도 최근까지 우토로가 어딘지도 몰랐다고 한다. 이처럼 ’우토로‘는 어쩌면, 소외 되고, 무시당하고, 차별받아온 200백만 재일 동포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말인지도 모르겠다.

2005년 이후 “우토로 국제대책회의”가 조직되고 “우토로를 생각하는 국회의원 모임”도 결성되어 우토로 동포들을 돕는 운동이 본격화되어 이제는 많은 국민들이 잘 알게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20여년간 우토로 문제는 우리 언론이나 정부 당국이 외면하였고 어쩌다 한 번씩 한 두 언론에 가십기사처럼 보도되는 정도였기 때문에 국민들 대부분이 잘 모르는 것이었으니, 일본정부가 눈깜짝이나 했었겠는가?
이번에 실시한 일본정부의 조사라는 것이 우토로 지역의 가스 및 상수도 시설의 설치 유무 등이라는 것이다.
1997년도에 몇몇 한국의 시민단체 대표들이 첫 실태 조사를 갔을 때도 반듯하고 잘 정돈된 일반주택지에서 단지 거리 하나를 두고 있는 이 우토로 지역에는 상수도가 없어서 우물물을 먹으며, 하수도가 없어 여름에 장마가 지면 밀려들어오는 물을 막기 위해 집집마다 현관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두고 있는 현실을 목격하며 세계 제일의 경제대국인 일본에도 이런 곳이 있나하고 분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10년이 지난 이번의 조사도 역시 변함없이 상수도 시설 문제라니 그들의 변하지 않는 우토로에 대한 태도, 과거청산은 제쳐두고라도, 60년 이상 살고 있는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삶의 권리마저도 인정하지 않은 반인도주의적 태도를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지난 20년간 우토로 동포들은 물론, 한·일양국의 양심인사들 그리고 유엔 인권위원회까지도 문제 해결에 나서라고 요구해 왔다. 특히 동포들은 우지시 주민들로서의 생활환경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모르쇠 하던 일본 정부가 우리 국민의 성금이 6억여 원에 이르고, 우리 국회가 3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의한 이때야 공식 자세를 표명한 것은 무슨 이유일까?
이것은 과거청산이나 인도주의 따위는 안중에 없고, 이제는 더 이상 손해 볼 것 없다는 계산 하에 이루어진 일본정부 특유의 빈틈없는 실리주의적 행동이 아닌가?.
이 대통령은 일본과의 외교 관계를 중시하여 한일양국은 정상이 수시로 방문하는 이른바 “서틀외교”를 하기로 하였고 다음 달에 그 첫 번째 방일을 한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런 일들을 보면서, 이 대통령이 금년 3·1절 축사에서 피력한 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형성해 나가자”는 그 진의가 일본 정부에 올바로 전달되기 바란다. 그리하여 “ 역사의 진실을 결코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실용의 자세로 나아 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우리 대통령의 생각처럼 바람직한 한·일 양국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이 글은 3월 15일자 국민일보 토요컬럼'지혜의 아침'에 실린 김경남 원장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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