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한완상 "한국교회, 원수도 사랑하는 자세로 북한 대해야"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8-07-20 14:57
조회
107

한완상 "한국교회, 원수도 사랑하는 자세로 북한 대해야"

정전협정 65주년 간담회…"제국주의 선교관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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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완상 박사는 한국교회가 이웃 사랑을 넘어 '원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한반도에 평화가 올 것 같다. 4·27 남북 정상회담과 6·12 북미 정상회담을 보면서 '이제 통일의 꿈이 이루어지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남북 교류와 적대 관계 해소를 위해 한국교회가 무슨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뉴스앤조이-장명성 기자] 급작스런 한반도 정세 변화는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을 지낸 한완상 박사마저 놀라게 만들었다. 한 박사는 수십 년간 꿈꿔 온 남북 화합이 실현될 날이 머지 않았다며 흡족해했다.

한완상 박사는 7월 19일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기사연)과 남북평화재단이 정전협정 65주년을 맞아 주최한 간담회에서 '평화 시대의 한반도 미래 구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남북이 화합에 앞서 지난날의 잘못부터 회개하고, 서로를 적대해 온 문화도 타파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교회는 이웃 사랑을 넘어 '원수 사랑'을 실천하고, 신학자들은 한반도 정세에 맞춰 평화신학 담론을 생산해야 한다고 했다. 60여 명이 참석한 간담회는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적대적 관계로 훼손된 민주주의
평화 시대의 신학, 말 아닌 '행함'으로


한완상 박사는 남과 북이 적대적 입장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북한을 적대하는 데 앞장섰던 한국교회는 먼저 회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박사는 "그동안 일부 세력이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통해 이득을 취해 왔고, 그러면서 우리 민족의 민주주의가 훼손됐다. 잘못을 회개하고 새로운 치유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평화 분위기가 드리운 가운데 신학 담론도 계속 나와야 한다고 했다. 한 박사는 '평화신학'을 제안하며, 신학이 '말하기'(Saying Theology)에 그치지 않고 '행함'(Doing Theology)으로 나타나야 한다고 했다. 남북이 공통으로 가진 일본에 대한 민족적 트라우마를 회복하는 일도 평화신학이 감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언'을 넘어 '행함'의 단계에 접어든 남북이 서로 먹고 먹히는 관계가 아니라 먹을거리를 나누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 교회도 통합을 위해 신학적 담론을 내놓고 행함 있는 신학을 보여 줘야 한다. 신학자들·성직자들이 교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가야 한다."

한국교회는 이웃 사랑이 아닌 '원수 사랑'의 정신으로 북한을 대해야 한다고 했다. 한 박사는 "예수는 이웃 사랑 너머의 원수 사랑을 강조했다. 이웃 사랑은 기독교뿐만 아니라 세상 모두가 이야기하는 상식이다. 한국교회는 원수를 사랑하는 자세로 북한을 마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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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발제자들의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뉴스앤조이 이용필



이어진 발제에서는 기존의 북한 선교 담론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정호 교수(연세대 겸임)는 "북한 인민을 수동적인 대상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타자에 대한 무례함이자, 문화적 폭력이다. 한국교회의 선교 개념은 냉전 시대와 분단 체제에 기반한 편향된 인식에 머물러 있다. 제국주의 선교관에서 벗어나 평화 시대에 적합한 선교 담론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장 나핵집 목사는 한반도가 평화 체제로 재구성된 것처럼 교회도 하나님나라 확장의 통로로 재구성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나 목사는 "한국교회가 성장주의와 자본의 악마성에 빠져 하나님나라라는 교회의 본질을 상실했다. 한반도의 평화 체제를 이해하는 일에 힘쓰고 본질을 회복하는 교회가 되어 평화 시대에 쓰임 받아야 한다"고 했다.

발표 이후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한 참가자는 "탈선교가 필요하다. 선교라는 개념을 버려야 하지 않을까"라고 물었다. 홍정호 교수는 "선교는 예수가 준 사명이다. 선교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더라도 경계를 넘어 이웃과 함께하는 선교의 목적을 계속 지향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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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권진관 전 교수, 한완상 박사, 나핵집 목사, 홍정호 겸임교수. 뉴스앤조이 이용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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