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아시아인권위원회 성명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5-12-26 22:45
조회
2066
홍콩 아시아인권위원회(AHRC-Asian Human Rights Commission)

홍콩경찰의 야만성과 WTO 반대시위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인 처우를 비난한다!

WTO에 대항하는 시위자들에 대한 홍콩경찰의 야만성과 비인간적인 대우는 충격적이며 즉시 중지되어야 한다. 2005년 12월 17일 비무장한 시위자들이 WTO 각료회의가 개최되고 있던 홍콩컨벤션센터로 진입하려고 시도하였다. 이에 대해 홍콩경찰은 후추스프레이 및 최루가스를 뿌리는 것으로 대응하였다. 이러한 과도한 진압을 보고 몇몇 시위자들이 거리의 나무 울타리를 뽑는 식의 대응을 하면서 시위자들과 경찰 간에 사소한 충돌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자들이 비무장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홍콩경찰서장은 평화시위를 홍콩법에 반한 폭력시위라고 선언하였으며, 시위자들에 대해 심각한 대응조치를 할 것이라고 했다. 12월 18일 새벽 4시경 약 500-600명의 시위자(대부분이 한국인)들이 체포되었으며 쿤통경찰서를 비롯하여 여러 경찰서로 나뉘어 감금되었으며, 현재 군통법원에 소환되어 있다. 홍콩시민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약 400여명의 또다른 시위그룹 역시 거리에서 평화 연좌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에 포위되어 집이나 숙소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성명서가 발표되는 시각 현재에도 이들은 여전히 먹거리나 담요없이 길바닥에서 나앉아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는 WTO 홍콩회의에 관한 시위를 가까이서 주시해 왔으며 여러 위원회 스텝 멤버들이 홍콩경찰의 과도한 진압현장(특히 12월 17일)을 목격하였다. 17일에 시위자들은 WTO 각료회의장으로 들어가고자 한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그들의 주장을 명확히 했다. 그러나 경찰의 목적은 단지 시위자들이 움직이고자 하는 권리를 부정하는 것 뿐이었다. 시위자들은 경찰의 저지선에 부딪치자 바리케이트를 밀어부치며 컨벤션센터로 좀더 가까이 접근하고자 했다.

이러한 대치 상황 동안 경찰들은 헬멧, 가스마스크, 방패, 곤봉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또한 지정된 시위장소 근처에 있던 시위자들에게 물대포를 쏘면서 시위자들을 자극하였다. 이러한 장면은 주변에서 구경하고 있던 많은 홍콩시민들을 분노하게 했으며 이들은 경찰에게 “사람들을 때리지/공격하지 말라!”고 외치기 시작했다. 물대포는 당시 시위현장에서 불필요하고 부적절한 대응이었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조절도 못해서 한때는 기자들과 주변의 지지자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했다. 후추 스프레이 역시 지난주 내내 시민단체들이 경찰의 과도한 사용을 비판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과도하게 뿌려졌다.

12월 17일 오후 5시 30분 경 시위자들은 컨벤션센터를 향해 다른 길로 행진하면서 일부 경찰 저지선을 무너뜨렸다. 아시아인권위원회(AHRC)의 스텝들은 시위자들이 깃발과 드럼을 가지고 거리를 행진하였으나 홍콩거리의 기물을 파손시키는 등의 행동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왔다. 한편, 비무장한 시위자들이 평화롭게 거리를 따라 행진하고 있을 때 경찰은 완차이 공원 근처 철도역사 직원에게 철도역사 입구를 폐쇄하라고 소리지른 것으로 목격되었다. 잠시 후 폭동진압복장을 한 일단의 경찰들이 거리를 따라 행진하면서 주변의 구경꾼들-대부분 홍콩시민들-에게 물러나라고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당시 경찰은 1,000명의 비무장한 시위자들에 비해 약 세배나 수적으로 우세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긴장되어 있었고 과도대응하고 있는 것이 역력했다.

시위자들이 컨벤션센터에 가까이 다가오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기 시작하자 경찰은 이때 처음으로 최루가스를 발포하였다. 경찰이 경계선을 넘어 시위자들을 포위하기 시작했지만 시위자들은 [도망가지 않고] 거리에 남아있었다. 몇 백 명의 한국 농부들이 체포되었으며 등뒤로 두 손을 결박 당한 채 경찰버스로 태워졌다.

12월 17일에도 홍콩경찰은 거리에서 연좌시위를 하던 약 400여명의 시위자들을 포위했는데, 이들 중에는 한국의 농부들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홍콩시민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은 12시간이 넘도록 음식이나 화장실, 담요없이 거리에 꼼짝없이 갇혀있어야 했다. 가정이나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사람들조차 떠나도록 허용되지 않았다. 이들은 곧 체포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는 이러한 홍콩경찰의 비무장 시위자들에 대한 비인간적이고 강압적인 처우를 분명하게 비판하는 바이다. 이들은 경찰로서의 전문적이고 이성적인 행동을 취한 것이 아니라, 분명 폭력을 유발하였으며, 과잉대응하였으며, 과도한 공권력을 사용하였다. 홍콩경찰은 국적을 불문하고 홍콩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하며, 이에는 표현의 자유, 집회의 자유, 움직임의 자유, 그리고 시위할 자유 역시 포함되어 있다.

현재 WTO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은 모두 그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에 시위하는 것이다. 이들은 분명 재미로 시위하는 것이 아니다. 한국의 가난한 농부들은 한국 농부시위단의 홍콩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기부를 하기도 했다. 이들이 실제 각료회의장 내에 들어와 자신들의 염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할 수 없기 때문에 [거리의] 시위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한 합법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는 홍콩 경찰서에 감금된 한국 농부들을 포함한 모든 시위자들을 즉각, 무조건적으로, 풀어줄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거리에 남아있는 모든 다른 사람들도 그들의 숙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홍콩정부는 즉각 개입하여 홍콩 내 모든 사람들의 권리, 항의할 권리 및 집회와 움직임의 자유가 존중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 첫 단계 행동은 홍콩 경찰의 시위자들에 대한 폭력사용을 즉각 멈추는 것이다. 또한 시위자들에 대한 과도한 공권력의 사용 및 모든 잘못된 처우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할 것이다.
2005.12.18
아시아인권위원회(홍콩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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