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시사

정/재/검/언의 검은 유착에 관하여-천주교 사제단의 성명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5-12-20 22:43
조회
1513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정(政), 재(財), 검(檢), 언(言)의 검은 유착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운영원리가 될 수 없습니다.'

제하의 성명서를 통하여 엑스파일 수사결과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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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政), 재(財), 검(檢), 언(言)의 검은 유착은 더 이상 대한민국의 운영원리가 될 수 없습니다.

“하시는 일은 정의와 진리, 그 모든 법은 진실, 그것이니
영원히 흔들리지 않도록 진실하고 올바르게 제정되었다.”(시편 111, 7-8)


지난 14일 검찰은 97년 삼성의 대선자금 제공에 관련된 안기부 엑스파일 수사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검찰은 불법 대선자금에 연루된 삼성 관련자 전원에게 무혐의 결정을 내린 반면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하여 녹음자료를 공개한 MBC 이상호 기자에 대해서는 통신비밀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로써 검찰은 대한민국 사회의 오랜 악습인 정(政), 재(財), 검(檢), 언(言)의 검은 유착을 해체하는 데 실패하였을 뿐 아니라 도리어 이를 공고히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였고 아울러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정화하도록 기회를 준 국민들의 여망을 산산이 무너뜨렸습니다.

오늘과 같은 결과를 염려하여 우리는 지난 8월 3일 X파일 사건 관련자 중 불법자금 수수에 연루되어 있는 전 ? 현직 검찰 고위간부와 법무부 간부 등 10여명을 경찰에 고발하여 중립적이고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도록 촉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사제단의 고발내용과 참여연대의 고발내용이 중복된다며 병합수사를 이유로 경찰에 사건 기록 전부를 송치하라고 지시함으로써 경찰의 수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였습니다. 경찰을 통한 엄정과 중립의 수사를 차단할 때부터 오늘의 결과는 이미 예고된 것이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이며 원천인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하여 출국금지나 소환 등 기본적인 절차를 생략해 버림으로써 처음부터 면죄부 발부를 준비했고, 핵심관련자들의 수사에도 소극적이거나 생색내기에 그쳤으며, 소위 ‘떡값’을 받은 전?현직 검찰 고위간부와 법무부 간부들에 대해서도 무혐의로 처리하였습니다. 이런 터무니없는 처리는 검찰이 사건의 외형인 불법도청에만 치중하고 핵심인 불법 대선자금문제에는 조금도 접근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갖고 출발하였기에 아주 당연한 결과입니다.

검찰은 스스로 경 ? 검 수사권 독립의 당위성과, 삼성의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수사할 의지도 능력도 갖추지 못한 수사기관임을 인정해 버린 셈입니다. 결국 특별검사에 의한 재수사와 테이프 내용의 공개를 위한 특별법 제정만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원칙에 맞게 처벌함으로써 밝고 맑은 사회윤리를 확립하는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또한 경찰의 수사권 독립도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합니다. 국회의 각 정당은 특검법과 국민들의 알 권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2005년 12월 20일
천주교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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