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구

한국교회의 공정무역 참여 방안 모색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9-10-21 23:42
조회
4387
한국교회의 공정무역 참여 방안 모색

최정의팔(기획위원,서울외국인이주노동자센터 대표)

최근 한국사회에서 공정무역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행사가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덕수궁 돌담길에서 한국공정무역의 날 행사가 열렸고, 또한 6월에는 신세계 백화점 본점에서 공정무역상품 판매기획전이 열렸다. 우리 사회에도 미약하지만 조금씩 책임 있는 무역, 책임 있는 소비에 대한 논의들과 소비자들의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공정무역기독인연합 창립총회가 2009년 7월 16일 젊은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주축이 되어 열려서 한국교회가 공정무역에 앞장서도록 할 것을 다짐하는 의미있는 모임이 열렸다. 이러한 공정무역기독인연합 창립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한국교회가 공정무역에 대한 적극적 기여를 모색하기를 희망한다. 다음에서 5월 21일 열린 제1차 공정무역기독인연합 세미나에서 행한 전병길 대표의 ‘공정무역과 크리스천’, 서울YWCA가 6월 15일 개최한 서울Y포럼의 ‘여성인권과 공정무역’ 자료, 그리고 7월 2일 열린 제2차 공정무역기독인연합회 세미나에서 행한 정종훈교수의 ‘공정무역과 교회의 윤리적 과제’등의 발제물을 중심으로 한국교회가 공정무역운동에 참여할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공정무역이란?

공정무역이란 용어는 1985년 영국 런던에서 개최된 무역기술회의에서 마이클 브라운 Michael Brown에 의해 선?후진국 간 불공정한 무역을 개선하자는 취지에서 처음 사용되었다. 국제무역의 거래 주체들이 대화와 투명성, 상호존중에 입각하여 협력으로써, 국제무역에서 보다 높은 공정성을 추구하는 무역을 말한다. 다시 말해 공정 무역은 '원조가 아닌 거래(Trade not aid)'를 의미한다. 공정무역은 특히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 등 제 3세계의 소외된 생산자와 노동자에게 보다 좋은 무역 조건을 제공하고 그들의 권리를 보장해줌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도록 돕는다. 공정무역 기관들은 생산자 지원, 공정무역 인식 증진 및 기존 국제 무역의 규정과 관례의 변화를 위한 캠페인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초기에는 우리나라에서 대안무역(alternative trade), 희망무역으로 불렸다가, 현재는 공정무역(fair trade)로 용어 통일 되었고 일본쪽에서 민중교역이라는 용어를 쓰기도 한다


문제점 : 자유무역
해결방안 : 공정무역

? 미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와 카카오/초콜릿의 소비국이다. 커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품목 중 하나이다.

? 세계 커피 시장의 붕괴는 가난, 농장 소실, 영양 불균형, 심지어 약물 재배라는 결과를 초래했다.

? 서 아프피카의 카카오 농장들에서는 약 284,000명 이상의 어린이들이 건강에 해로운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 아이보리 코스크의 어떤 카카오 농장주들은 심지어 아동 노예를 쓰기도 한다.

? 돈을 비교하면 스타벅스 CEO의 연간수입: 250만 달러, 소규모 농부의 수입 : 연간 300 달러

? 기계식 농업은 제초제로 인한 오염, 숲의 파괴, 노래새의 멸종 등을 초래한다.

? 세계은행(World Bank)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정책들은 농부들을 세계 시장과 기업들의 자비에 무방비로 맡겨 버린다.

? 유동적인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최소의 가격, 즉 생계임금을 보장한다.

? 강제 아동 노동과 착취를 금한다.

? 농부들은 조합 형태로 조직되어 있다.

? 제3자인 국제공정무역라벨인증기구(FLO)에 의한 독립적 검증을 받는다.

? 직접적이고 장기적인 구매 관계를 장려한다.

? 저리로 대출을 공급해 준다.

? 지속가능한 농업을 장려한다. 공정무역 카카오와 커피의 85퍼센트는 유기 농업으로 그늘에서 재배된 것이다.

? 누가 공종무역으로 이익을 얻는가 ? 카카오:8개국의 42,000명의 농부들, 커피:22개국 550,000명의 농부들

? 수요의 부족 때문에 공정무역 조합들은 수확량의 10~20%만을 공정무역 가격에 판매한다. 나머지는 종종 생산 비용 보다도 낮은 가격에 팔리고 만다. 지금이 공정무역을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할 때 !
출처 : Fair Trade Campaign, Global Exchange

커피한잔, 그 이상의 가치

커피는 전 세계 무역 물동량 면에서 석유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 거래되는 품목이다. 커피 재배에 종사하는 인구는 세계적으로 2,500만 명에 달한다. 석유처럼 커피도 한정된 지역에서만 얻을 수 있는데 이른바 커피 벨트라 불리는 적도 기준 북위, 남위 27도 사이에 걸쳐 있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만 커피나무가 자랄 수 있다.
국제 구호 단체인 옥스팜(Oxfam)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1~2002년 영국의 소비자가 우간다산 커피에 지불한 돈 가운데 커피재배 농민에게 돌아간 몫은 0.5 퍼센트에 불과 하다고 한다. 즉, 커피 제조업이나 도매 무역업자가 우간다 농민에게 커피콩을 판매가의 0,5% 불과한 헐값으로 사들였다는 이야기다. 커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커피콩인데 농민이 가져가는 이익은 겨우 0.5% 이고 나머지 99.5%는 유통과정에 참여한 도매 무역업자와 커피 제조기업이 가져간다는 것이다. 이러한 보고서들은 여러 단체에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조사를 하는데 보고서마다 수치는 다른지만 생산자들이 가져가는 몫은 0.5%~2% 정도로 생산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그렇게 크지가 않다.
지금 우리가 커피를 통해 가져야 할 새로운 가치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 가치는 바로 내가 마시는 커피 한잔이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는 제3세계 커피 생산자들의 땀방울에서 시작한다. 또한 커피는 담배 다음으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많이 치는 농작물이다. 게다가 보다 많은 커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열대 우림을 벌목하여 플랜테이션 경작지를 조성하다보니 나무와 숲 그리고 토양의 파괴가 따르게 된다. 또한 그곳에서 일하는 생산자들의 건강까지 위협하게 됨은 물론이다. 따라서 비교적 친환경적인 환경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종 커피의 소비가 더욱 중요하다. 아라비카종 커피 단가만을 고려하다가는 그 몇 배, 몇 십 배, 몇 백 배나 되는 사회적, 생태적 비용을 지출하게 될 수 있다.


공정무역 물방울 한데 모여

1980년대 후반에 들어 세계화와 자유무역 체제의 영향으로 무역에 따른 이익이 선진국에 몰리면서 제3세계의 생산자들은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문제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정무역 운동은 확산되었다. 그 결과, 세계적인 공정무역 단체가 조직되기 시작하였다.

1990년 유럽공정무역연합(EFTA, Europe Fair Trade Association)은 유럽 9개 나라에 11개 공정무역 단체의 연합으로 승인되었다. 11개의 단체는 서로 정보공유는 물론 네트워킹, 생산지 공동 개발 등에 협력하여 공정무역을 촉진하고 있다. 이들의 협력과 노력이 오늘날 유럽에서의 공정무역 시장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89년 발족한 세계공정무역기구(WFTO, World Fair Trade Organization)는 70개국에서 350여 단체가 가입돼 있는 회원 조직이다. 이 조직과 연관된 제3세계의 가난한 생산자와 그 가족들 1억 1천만 명이 공정무역의 혜택을 보고 있다. WFTO의 주요업무는 시장개발, 공정무역이 제대로 진행 되고 있는지의 모니터링, 권익활동 등 세 가지로 분류된다.

WFTO는 공정무역기관에서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업무에서 10가지 기준을 규정하고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있다. 10가지 기준은 다음과 같다.

① 경제적으로 소외 받고 있는 사람들(도시빈민, 장애인, 여성, 소수민족, 가난한 농민들)에게 우선적으로 일자리 제공
② 투명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생산자와 수입자간의 동등한 관계 확립 : 생산자와 수입자가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수평적인 관계에서 거래가 일어나도록 함으로써, 생산자의 이익과 권리를 보호하여, 상호발전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
③ 직거래를 통해 판매가의 15~30%를 생산자 이윤으로 보장 : 가능한 많은 이익이 생산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중간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거래
④ 생산자들의 성장 및 발전을 위한 다양하고 지속적인 지원 : 상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피드백과 구매 경향에 관한 자료를 전달하고 전문가를 파견하여 우수한 품질의 가치 있는 상품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
⑤ 생산자들에게 공정한 가격을 지불 : 생산 원가와 사회적으로 정당하고 자연환경에도 유익한 생산에 필요한 비용을 포함한 공정한 가격을 지불함으로써 생산자들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
⑥ 고용과 급여에 있어 남녀동등 대우 : 공정무역 상품을 만드는 60~70%는 남편이 없거나 잃은 후 혼자 아이를 키워가는 여성들이여서 공정무역은 취업의 기회가 적은 여성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
⑦ 주문과 동시에 대금 선 지급을 통해 생산자 단체의 재정을 안정되게 지원 : 주문과 동시에 일정액을 미리 지급함으로써 재료비로 인해 빚지는 것을 막고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있더라도 제때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
⑧ 어린이 노동 반대와 건강한 노동 환경 제공 :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환경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어린이가 노동 현장에서 일하는 것을 반대하고 어른 생산자들의 노동 환경도 함께 개선
⑨ 환경 친화적인 상품 제조방식과 자연원료를 통한 환경 보호 : 공정무역 상품은 생산자가 살고 있는 곳에서 나는 자연원료로 만들어지기에 사람의 몸을 헤치는 일도 없고 쓰레기도 거의 나오지 않는 친 환경 상품이다. 또한 공정무역 상품은 친환경?유기농 상품을 생산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있음. 이렇듯 공정무역의 제작방식은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우리의 환경까지 보호
⑩ 자연과 인간을 우선하는 공정무역 활동 지지 및 홍보 활동 : 제3세계 가난한 사람들이 현재의 힘든 삶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경제 활동의 기반을 마련해 주는 공정무역을 홍보하여 상품과 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자유무역이 읽어버린 정의를 회복하려 노력

세계 속의 공정무역

공정무역운동은 점점 전 세계적인 운동이 되어가고 있다. 약 70개국 이상에서 수백만 명의 가난한 생산자와 노동자들이 약 3,000개 이상의 단체와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이 운동은 불공정한 힘에 의해서 움직이는 국제무역을 더 공정하게 만들고자 하는 이들이 기관에 참여하고 국제단체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 나아가 공정무역은 그 사회적, 환경적 책임감을 인식하고 있는 주요 사업이 되었고 점점 더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시장의 확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유럽에는 7만 여 곳의 아울렛, 3천여 곳의 월드샵, 3만 3천여 곳의 슈퍼마켓 등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그 수는 지금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보편화가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통계이다.

공정무역을 위한 다섯 가지 목표

영국에는 공정무역 마을도 있고, 공정무역 교회도 있다. 영국 공정무역 재단에서는 공정무역을 증진하기 위해 다섯 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도시, 마을, 지역, 섬 등에 공정무역 지위를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 가지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의회에서 공정무역을 지원한다는 의결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의회 내에서 커피나 차 등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
둘째, 지역 내의 식당이나 상점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구비하고 판매해야 한다.
셋째, 지역 내에 있는 학교, 교회, 공공기관, 회사 등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해야 한다.
넷째, 공정무역에 관한 각종 행사를 알리고 그 제품 이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신문 등 매체에 전략적으로 홍보하여 주민들의 관심이 지속되게 한다.
다섯째, 의회, 학교, 교회, 기업, 자원봉사자 대표가 참여한 공정무역 운영위원회는 공정무역 마을의 요건을 유지하고, 계속 발전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영국 중부지방인 랭커셔의 가스탕(Garstang)지역이 바로 세계 최초로 공정무역 마을이 되었다. 이 마을은 2000년 5월에 5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고, 2001년 11월 드디어 공정무역 마을 1호가 된 것이다. 이 캠페인은 정치인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 지역 사람들에게 공정무역에 대한 인식을 높여, 공정무역 운동이 발전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약 3년 후인 2005년 3월 영국 북서쪽에 위치한 맨체스터와 샐포드가 100번 째 마을로 인정받았으며, 2006년 3월 캔터베리가 150번 째 마을, 2007년 10월 런던 스퀘어마일이 300번 째 공정무역 마을의 인증을 받았다.
영국의 공정무역 재단에서는 공정무역 마을과 같이, 5가지 설정된 목표를 달성하면 공정무역 대학, 공정무역 학교, 공정무역 교회. 공정무역 직장의 지위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영국에는 전국에 350개 이상의 공정무역 마을, 4,000개의 공정무역 교회, 37개 공정무역 유대교 회당, 60개 공정무역 대학들이 있다.
영국 최초의 공정무역 대학은 옥스퍼드 브룩스대학 (Oxford Brookes University)로 2003년 처음 인증을 받았다. 현재 약 60여개의 대학이 같은 인증을 받았고, 많은 대학들이 인증을 얻기 위한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정무역 마을 제도는 영국 전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고 프랑스, 아일랜드, 벨기에, 노르웨이, 스웨덴, 이탈리아, 스페인, 미국, 캐나나 등 다른 여러 나라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한국의 공정무역

한국의 공정무역은 주로 시민운동단체에서부터 시작했다. 시민단체 종사자들은 대부분 70,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거쳤고 90년대 들어서는 환경, 생태, 인권, 평화와 같은 주제를 가지고 운동을 해왔다. 90년대까지만 해도 운동의 공간적?의식적인 배경은 한반도를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세계화의 열풍이 불면서 시민운동과 활동가들의 시각이 한반도를 벗어나 우리와 다른 세상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공정무역에 대한 관심도 이때부터 서서히 싹을 트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정무역에 관련된 단체는 아래와 같다.

아름다운 가게 아름다운 가게가 최초로 대안무역팀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2003년 9월 아시아 몇 나라에서 수입한 수공예품을 판매하였다. 그런데 수공예품은 유럽에서는 잘 팔리고 제법 시장성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잘 팔리지 않았다. 유럽은 수공예품을 통해서 집안을 가꾸는 문화가 있어 그런 제품들이 대중을 이루고 있지만, 우리나라에는 그런 문화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다. 그러다보니 한국은 공정무역에 있어서 판로가 그리 넓지 않다 보니 소강상태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아름다운 가게는 다시 2006년 6월 네팔의 생두를 수입하여 판매를 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그 커피사업이 수익을 내고 있으며, 현재 공정무역을 하는 곳 중 유일하게 수익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두레생협-에이피넷 2004년 필리핀의 마스코바도 설탕을 수입하여 판매하였다. 판매횟수 당 약 200원씩 적립하여, 4년 만에 약 2000여 만 원 정도를 모아 이것으로 필리핀 생산자들을 도왔다, 2006년 6월부터는 팔레스타인의 올리브유도 수입하여 판매하고 있다. 생활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이 출자를 하여 운영하고 있고 해외 생산자들과 직거래를 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은 처음에는 공정무역 제품인지를 구분할 수 없었으나 인증제도가 생기고 공정무역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판매량도 늘어났다. 그러나 생활협동조합 때문에 비교적 안정적인 판매를 하고 있지만, 생협 이외의 일반 소비자로의 시장 확대가 어렵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한국 YMCA 2005년 11월 인도네시아에서 독립한 신생국 동티모르 사회개발을 위해 ‘한 잔의 커피, 한 잔의 평화’ 라는 브랜드의 원두커피 완제품 판매로 공정무역 커피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동티모르의 사회개발을 위해 직원을 파견하게 되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시작된 것이다. 공정무역 커피전문점인 ‘카페 티모르’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카페 티모르'는 북아현 1호점과 남대문 2호점에 이어 이화여대에 3호점이 열린 상태다.

이외 여성환경연대-(주)페어트레이드코리아, 한국공정무역연합 등이 공정무역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공정무역은 아름다운 가게의 커피를 제외하고는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다. 아직 이러한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할 수 있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정무역은 대부분 일본이 제공한 정보와 소스에 의해서 진행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일본이 공정무역에 있어서 우리보다 약 15년 정도 앞서 있지만, 일본도 유럽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다.

식민지경험을 하지 않은 공정무역 소비국

우리나라는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공정무역 소비국이다. 한국이 공정무역 생산국이 아닌 소비국이라는 것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 대부분의 공정무역 소비국은 서구 선진국들이다. 이들 나라의 공통점은 식민지 지배를 해본 나라라는 것이다. 영국, 미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등 주요 공정무역 국가들은 다 식민 지배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이들 나라는 과거 식민지 지배를 당했던 나라 사람들의 삶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과거에는 이들 나라의 자원과 값싼 노동력을 취하며 경제적 부를 쌓는 데에만 신경을 썼지,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삶에는 관심이 없었다.
한국은 식민 지배를 받아 본 나라들 중 거의 유일하게 공정무역소비국이 된 나라다. 이것은 상징적인 의미이면서도 오히려 한국 내 공정무역이 확산되지 못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공정무역, 희망무역, 대안무역을 이야기하며 활성화를 꾀하려고 하지만 세계화를 외친 지 10여 년 된 우리나라와 수백 년 전부터 아시아, 아프리카, 남아메리카를 누비고 다녔던 서구 선진국들을 비교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공정무역 자체에 대한 문화적 토양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은 한국 나름의 공정무역에 대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한다. 과거 한국이 처한 상황이 지금의 공정무역 생산국들과 별반 다르지 않았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통해 ‘G-20’에 들어가는 세계 주요국가로 도약했다는 것을 우리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이제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선진국에 걸 맞는 문화적인 수준을 가져야 하는데 그 중 한 가지가 우리 주변에 대한 배려이다. 특히 경제발전의 모범생인 한국은 과거 비슷한 처지에 있었던 저개발 국가들에 대한 일종의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 책임의식의 실천이 바로 공정무역이다.

공정무역, 대안무역, 희망무역

기독교인들은 인간의 삶과 생태환경을 어렵게 하는 불공정무역, 자유무역에 대해 저항해야 한다. 그러나 저항만으로는 충분치가 않다. 공정무역, 나아가 정의로운 무역으로 대체해야 한다(WCC 47f). 생명경제의 기본원리인 연대, 재분배, 지속가능성, 안전 자결을 전제로 해야 한다. 작고 약한 나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향상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과 빈곤의 근절을 추구하되, 민중 자신의 판단을 중시해야 한다. 식량, 물, 생필품에 대한 민중의 권리를 우선시하고, 소생산자들이 생존하고 번영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이어야 한다.
시민적,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종교적, 문화적 권리, 양성평등, 노동권, 이주노동자의 권리, 원주민들의 권리 등을 포함한 보편적 인권을 보장하는 국제법과 협정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자신들의 영토, 자원, 전통적 지식에 대한 원주민들의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해야 한다. 미래 세대의 이익과 지구의 존속을 지켜내는 생태학적 기준을 가지고 창조세계를 보다 더 존중해야 한다. 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복지와 민주적 참여, 그리고 공적 책무를 보장하는 정부의 권리와 책임을 존중해야 한다.
자원의 공평한 분배를 보장하고 강대국 정부들이 무역을 자국의 경제적, 군사적, 정치적 이익을 높이기 위한 무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함으로써 인류평화에 기여해야 한다. 사유재산에 대한 사회적 의무를 근거로 한 정부의 규제에 의하여 보다 큰 사회적 책임과 책무를 보장해야 한다. 이 협정으로 말미암아 그들의 삶이 영향을 받게 될 사람들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시의적절한 참여를 할 수 있게 투명한 과정을 통해 발의되어 결론이 내려지고 시행되고 감시되어야 한다. 그러한 협정을 철회하고 재협상할 수 있는 권리를 포함한 다양한 발전경로를 선택할 수 있는 민중의 주권을 존중해야 한다.
교회는 공정무역과 관련해서 책임감의 자세가 필요하다: “90% 이상을 무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의 소비생활을 지탱해주고 있는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노동자, 농민들의 삶에 대한 도덕적 책임감이 필요하다. 우리가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들은 이미 우리 삶의 중요한 부분이 되었고, 그 관계망에 대해 성찰하는 것은 한국 시민사회의 질적 성숙을 위한 필요조건이다.”

구체적 삶에서 공정무역에 관심을….

공정무역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또한 나와는 상관없는 무역업체, 기업, 단체들만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부터, 작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다. 우리가 삶속에서 어떻게 공정무역을 실천할 수 있는지 지난 7월에 발족한 공정무역기독인연합회에서 실천하고 있는 5가지의 방법을 살펴보자.

하나! 공정무역 관심 갖기!
우리는 공정무역에 관한 관심을 갖는 것으로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다. 요즘 신문, TV, 잡지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공정무역에 관한 소식들이 전해지고 있다. 공정무역에 관한 이야기를 접할 때, 지나치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는 것으로도 우리는 공정무역 운동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작은 빗방울이 큰 강을 이루는 것처럼, 그런 작은 관심들이 모여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관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인터넷 서핑을 해보라!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희망으로 일하고 있음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공정무역을 통해 세상이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책들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다. 우리 작은 관심으로부터 시작될 수 있음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 공정무역 소개하기!
우리의 관심거리는 대화 속에서 드러나기 마련이다. 공정무역에 관한 관심을 표현하라. 대수롭지 않은 일 같지만, 입소문의 파워는 대단하다.(버즈 마케팅) 한 사람에게 전할 말이 수백 명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한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서 공정무역을 소개할 수 있다. 미니홈피, 블로그, 인터넷 카페 등에 글을 올리거나, 담아 공정무역을 소개할 수 있다.

셋! 공정무역 제품 구입하기!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탁자에 앉아 남아메리카 사람들이 수확한 커피를 마시거나 중국 사람들이 재배한 차를 마시거나 또는 서아프리카 사람들이 재배한 코코아를 마신다. 우리는 일터로 나가기 전에 벌써 세계의 절반이 넘는 사람들이게 신세를 지고 있다.” -마틴루터 킹

위 글에서 말하는 것처럼, 우리는 소비를 통해 알게 모르게 세계의 많은 생산자와 만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이야기는 예쁜 포장지에 숨겨져 있다. 소비는 누구나 하는 것이라면, 조금 더 의식 있는 소비, 숨겨놓은 것을 애써 들추어내는 용기 있는 있는 소비가 필요하다.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자! 공정무역 초콜릿으로 친구에게, 연인에게 선물하는 것은 어떤가? 커피, 설탕, 잼, 비누, 옷, 액세서리 등 공정무역제품은 매우 다양하다. 내가 공정무역 제품을 하나 사게 된다면, 그 제품에 포함되어 있는 정당한 가격이 생산자들에게 돌아간다는 것을 기억하자!

넷! 공정무역 제품 요청하기!
우리가 그리 힘을 들이지 않고도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기업에 공정무역 제품을 요구하는 것이다. 현재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또한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불편한 점이 있다. 그래서 마음은 있지만, 구입을 보류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공정무역 제품을 슈퍼마켓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면 어떠할까? 이런 상상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제과업체에 메일을 쓸 수 있다. “생산자들의 착취가 아닌 정당한 거래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먹고 싶습니다”라는 한 마디의 말도 모이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제과업체, 의류업체 등에 메일을 써보자.

다섯! 공정무역 단체에서 봉사하기!
가장 적극적인 방법은 공정무역 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일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공정무역에 관련된 많은 단체들이 있고 우리가 봉사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한국공정무역 연합에서 해외 자료를 번역하는 일을 도울 수 있고, 밸런타인데이에 폭주하는 초콜릿 주문에, 부족한 일손을 도울 수도 있다. 또한 해마다 5월 9일 공정무역의 날이면 각국에서 많은 행사들이 벌어지는데, 우리나라도 몇몇 단체들이 모여서 행사를 하고 있다. 이런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희년정신으로 공정무역교회로 인증받자

교회의 말과 호소는 교회 자신의 행위와 모범을 통해서 신뢰받을 수 있다. 교회는 공정무역제품의 사용을 정착시켜야 한다. 교회는 지구적 차원에서 민중을 위한 무역캠페인에 참여해야 한다. 교회는 다자간 무역협정에 따른 권리조항들을 재협상하도록 힘을 쓰고, 그러한 협정이 정의롭고 평등하며 민주적인 것이 되도록 사회운동단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교회는 공정무역에서 한걸음 나아가 정의로운 무역이 되도록 힘을 써야 한다(WCC 100).
교회는 공정무역과 관련해서 빚진 자의 자세가 필요하다: “한국이 경제 규모로 세계 11위라는 경제대국이 되었다는 것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음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만큼 지구촌 생태계 파괴와 자원 고갈, 제3세계 민중의 가난을 심화시키고 있는 신자유주의 지구질서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소비자들의 공정무역 참여는 한국의 발전이라는 명분으로 지구촌 사회에 저지르고 있는 해악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지구촌 시민이 형성되기 시작했음을 뜻한다.”
또한 공정무역은 기독인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다. 바로 희년의 정신이다. 희년은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주고, 눈먼 사람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눌린 사람들을 풀어주는 은혜의 시간을 말한다. 희년은 단순히 구약 시대의 땅 무르기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도 국경을 넘어서 국제 무역의 불균형 가운데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제3세계의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적용이 된다.
영국에는 4,000여개의 공정무역 교회가 있다고 한다. 한국교회도 이러한 공정무역 교회를 인증하는 제도가 있었으면 좋겠다. 인증기준은 다음의 항목을 기준으로 했으면 좋겠다.
첫째, 교단 총회에서 공정무역을 지원한다는 의결과 총회 내에서 커피나 차 등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하도록 노력할 것,
둘째, 교회 내의 식당이나 상점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구비하고 판매할 것.
셋째, 교회 내에 있는 모든 기관이나 모임 등에서 공정무역 제품을 이용할 것.
넷째, 공정무역에 관한 각종 행사를 알리고 그 제품 이용을 권장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주보 등 매체에 전략적으로 홍보하여 교인들의 관심이 지속되게 할 것.
다섯째, 당회원, 각 신도회, 자원봉사자 대표가 참여한 공정무역 운영위원회를 구성하고 공정무역 교회의 요건을 유지하고, 계속 발전하도록 지원할 것.

참고자료

제1차 공정무역기독인연합 세미나 자료집 2009년 5월
제2차 공정무역기독인연합 세미나자료집, 2009년 7월
김정희 편저, 공정무역 희망무역: 아시아의 여성 공정무역을 중심으로, 서울: 동연,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