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화해

북한 핵문제를 구조주의적으로 보는 시각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5-01-18 23:28
조회
1798
북한 핵문제를 구조주의적으로 보는 시각


홍근수 목사 (향린교회)


오늘 우리 한반도의 상황은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칠혹과 같이 캄캄한 상황이라 할 것이다. 우리는 북(북한)의 개방적 사고와 과감한 행동으로 신의주 특구, 경의선 연결로 실크로드에의 꿈, 금강산에 자동차로 가서 관광하는 꿈, 면회소 설치 등 온갖 붉은 장미빛 꿈을 우리는 키워왔고 금방 통일 같은 것이 일어나는가? 하며 기뻐하였다. 그런데 변득스러운 요즘 날씨 만큼이나 갑자기 북 핵 문제가 터져 급전강하식으로 민족문제가 얼어 붙어 버렸다.

남(남한)에 있는 대부분의 선의의 사람들, 민족적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가지는 의문은 도대체 왜 북은 일이 좀 잘 되어갈려고 하면, 이렇게 엉뚱한 짓을 하고 일을 망가뜨려 놓는가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의 북 핵 문제만 하더라도 국회 국방위에서 국방부의 예산 신청보다 5000억원인가를 더 올려서 책정하는 이변이 생기기 까지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들도 의식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사실은 어떤 전제, 곧 남의 시각에서 보는 것이다. 그 시각이란 보수적인 인사들이 가지고 있는 시각인데 그것은 미국은 핵무기나 대량살상 무기를 가지는 것은 괜 찮고 북한은 가져서는 안된다, 북한이 가지려는 것은 큰 문제를 야기시킨다는 사고방식이다.

필자는 목사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핵을 가지는 것을 원칙적으로 반대한다. 그것이 미국이든 중국이든 북이든 남이든 누가 가졌더라도 반대한다. 그것이 대량살상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미국은 핵 폭탄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것으로 북한을 위협하고 있다.

그런데도 진보적 인사라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또 핵을 나쁘다고 말하는 사람들 가운데에서도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핵에 대하여는 관대하고 북이 핵을 가지는 데 대하여는 그렇지 않는 경우를 본다. 이번에 북이 발표한 것은 핵을 북한이 가질 권리가 있고 필요하다면 가지겠다는 의지의 표명일 뿐이지 실제로 북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이렇게 한쪽으로 경도된 사팔뜨기 눈을 가지고서는 사물이나 상황을 공정하게 보는 것이 아니다. 어느 한 쪽에 편중하여 보고 있는 시각일 뿐이다.

우리는 많은 경우 기능주의적으로, 또는 경험주의적으로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러한 시각은 상황을 공정하게 보는 방식이나 시각이 될 수 없다. 지금 대통령 후보란 사람들도 이 문제를 보는 눈이 사팔뜨기라는 것은 유감이다. 구조주의적으로 보아야 한다.

북한의 핵은 미국의 핵과 마찬가지로 나쁘다고 볼 수 있는 사람, 핵으로 북을 위협하는 것은 비열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사람이야 말로 사태를 공정하게 파악하고 판단하며 올바로 접근하는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