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세계 기독교계의 전쟁 반대 목소리(1)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3-02-26 21:05
조회
1165
[WFN/2003.2.21] 미국의 군사력 집결이 계속되고 이라크와의 전쟁 위험이 고조되면서, 전쟁에 반대하는 종교계의 한목소리도 커져 가고 있다. 성공회 역시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 항의행진과 기도회, 평화 단식 등에 참여하면서 전쟁이 내포하고 있는 것에 대한 공포가 커져가는 것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카고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프랭크 그리스월드 의장주교는 <선타임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현재 미국인들은 상당한 공포와 불안감 속에서 살고 있으며, 이것은 경제적인 상황과 전쟁의 망령, 그리고 이라크에 대한 무력 침공의 결과가 어떤 것이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 등에 의해 더욱 증폭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렇게 덧붙였다. "내가 중동에 있는 성공회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이 목소리들은 이라크 침공의 결과는 중동 전역에 걸친 완전한 불안정이 되리라고 생각하고 있는게 분명하다. 또한 미국에서는 하나의 특정 국가에 대한 중점적인 공격으로 인식될 수 있는 것도, 세계 전체는 아니더라도, 중동지역 전체를 포함하는 어떤 것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인도네시아에서 온 종교 지도자들과의 만남에서 기독교와 회교 그리고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전쟁의 위험을 기화로 스스로를 멀리 떨어진 방향으로 몰아 나가서는 안된다고 강조함으로써 다시 한번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교황에게 이라크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세계의 모든 종교들이 공유하고 있는 인도주의적이고 도덕적인 원칙들에 근거한 공정하고도 평화적인 해결책'을 찾아 내는 일에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고 바티칸 대변인 조아킨 나바로-발리스는 밝혔다.

종교에 대해서는 비극

교황은 최근 코피 아난 UN 사무총장과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수상, 요시카 피셔 독일 외무장관 등을 만나 회교 국가인 이라크와의 전쟁을 피하는 방안을 타진했다. 교황의 특사는 지난주 사담 후세인을 만나 UN의 무장해제 결의안에 응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전쟁의 실질적인 가능성이 수평선 위에 어렴풋이 나타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정치가 세계의 종교들을 더욱 분열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을 결코 허용해서는 안된다"고 교황은 인도네시아 대표단에게 말했다. "종교 지도자들이 평화를 위해 헌신할 때, 우리는 우리의 교인들,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 그리고 좋은 뜻을 갖고 있는 모든 남성과 여성들과 함께 이해와 협력, 그리고 연대를 확립하기 위한 활동을 해야 한다"교 교황을 말했다.

교황은 또 자신이 지난달 교황청에 파견된 외교관들에게 했던 "전쟁은 언제나 인간성에 대한 파괴행위이다"라는 말을 다시 한번 반목했다. 그리고 여기에 "종교에 대해서 그것은 언제나 비극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바그다드로 가는 길

교황은 이라크 문제와 관련해서 미국을 지지해 온 토니 블레어 영국 수상을 만날 예정이다. 블레어는 전쟁 문제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유럽의 주요 지도자들을 순방하고 있는 다섯명의 미국 교회 지도자들을 만났다. "영국의 국민과 영국 정부는 세계의 다른 어떤 나라의 정부와 국민들 보다도 이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짐 월리스 소조너가 말했다. 대표단에는 여러명의 성공회 인사가 포함돼 있다. 워싱턴의 존 체인주교, 사이프러스와 걸프의 클리브 핸드포드주교, 예루살렘의 리아 아부 엘 아살주교, 그리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노콩굴루 눙가네 대주교가 그들이다. 미국교회협의회의 지원을 받는 이 대표단은 앞서 로마와 파리, 베를린, 모스크바 등을 방문해 정치 및 종교지도자들을 만났다.

체인주교는 의회 내에서 전쟁에 대한 어떤 실질적인 논란도 없었다는 사실에 관심을 표명했다. "교회들이 이 논란을 공론의 중심으로 가져오고 있는 중"이라고 그는 말했다. 그는 대표단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긴장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확신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여러분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위기의 평화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사담 후세인을 고립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아주교는 블레어와의 만남에서 이보다 더 퉁명스러운 어조를 사용, "바그다드로 가는 길은 예루살렘을 통과한다"고 말했다.

한편 리아의 동료이자 예루살렘 복음주의 루터교회의 주교인 무니브 유난은 전쟁에 반대하는 초교파 예배에서 설교를 맡았다. 전쟁과 그로 인한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중동 교회들을 향한 설교에서 그는 "전쟁은 인간의 인간성을 죽이고 우리 안에 있는 하나님의 형상을 파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의 대안을 찾아야 할 필요성에 대해 마틴 루터 킹의 말을 인용, "우리는 이라크와의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전쟁은 서방과 회교 국가와의 전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눙가네주교는 "어떤 전쟁도 우리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악영향은 가난한 사람들을 구호하는 자원의 방향 전환, HIV를 비롯한 다른 여러 위기상황의 만연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이 긴장의 강도를 낮출 수 있는 비무장을 이루어 내는 방안에 대한 선례를 제공해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덕적 의구심들

영국 자체 내의 여론은 전쟁에 강하게 반대하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로원 윌리엄스 캔터베리 대주교와 코르막 머피 오코너 추기경은 공동성명서를 발표해 "전쟁은 항상 그 보여 주는 모습이 아주 혼란스럽다. 다른 수단은 성공한 바가 없다는 실패와 후회의 감정 없이는 결코 떠올릴 수 없는 모습, 그리고 전쟁에 수반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불안감 등이 전쟁이 보여 주는 모습들이다"라고 말했다.

두 의장주교는 전쟁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할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최근 며칠동안 일어난 일들은 이라크와의 전쟁이 지닌 도덕적 타당성과 그것이 가져올 이전에 보지 못한 인도적 차원의 결과들에 대한 의구심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고 있다.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나 수동적인 태도, 혹은 유화적인 태도나 무관심이 무력적 행위의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긴장의 모든 당사자들이 UN을 통해, 계속적인 무기 사찰을 비롯해서 불필요한 전쟁의 폭풍과 비극을 대신할 수 있고 또 대신할 수 있는 과정에 완전하고도 긴급하게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라크 정부에 대해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UN의 결의안 분명하게 따르고 있음을 즉시 증명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성명서를 끝냈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CC 실행위원회 역시 성명서를 채택하고, "이 세상에서 가장 강한 나라들이 다시금 전쟁을 외교 정책상 받아들일 수 있는 도구로 생각한다는 사실을 강하게 비난"했다. WCC는 회원교회들에게 사순절이 시작되는 날에 있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