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급진성향의 웨일즈 대주교, 영국성공회 수장으로 임명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2-08-09 20:56
조회
1131
급진성향의 웨일즈 대주교, 영국성공회 수장으로 임명

진보적 성향의 저명한 영국 지성이자 신학자로 알려진 로완 윌리엄스(52세) 웨일즈 대주교가 오는 10월 31일 임기가 만료되는 영국성공회의 수장 조지 캐리 캔터베리 대주교의 후임자로 지명됨에 따라 세계교회의 관심이 집중되고있다. 새로운 영국성공회의 수장으로 전세계 7,000여만 성공회신도들의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맡게 된 윌리엄스 박사는 "막중한 책임감과 감사함으로, 성공회의 신뢰와 신념이 조성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런던의 일간지「데일리 텔레그래프」는 윌리엄스 박사를 "성직자요 심오한 지성인이자 정신계의 지혜와 열정으로 시대의 징조를 통찰하는 인물"이라고 묘사했다. 그를 강력히 지지해온 남아공의 투투 대주교는 "영국교회를 대표하는 신학자요 깊은 영성의 소유자"라고 칭송했다. 유럽교회협의회의 총무 클레멘트 박사는 윌리엄스 박사에 대해 "영성과 지성 및 에큐메니컬 활동이 겸비된 보기 드문 인물"로 평가했다.

진보적 성향을 지닌 그는 현재 성공회 내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중인 동성애자 인정과 여성주교 임명을 지지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보수적 성향인 아프리카와 아시아로부터 적지 않은 반감을 살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각 지역의 성공회들은 엄연한 독립적 자치권을 지니기 때문에 캔터베리 대주교의 입장이 법적 영향력으로까지 행사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얼마전 윌리엄스 대주교는 이라크에 대한 새로운 공격계획은 "비도덕적이며 불법"이라고 주장한 선언에 서명함으로써, 이미 캐리 박사보다 적극적으로 사회문제에 개입할 것임을 드러냈다. 여성사제 서품은 물론 동성애자 신도의 권익옹호에도 앞장서온 윌리엄스 대주교는 "모든 인류의 존엄성과 정의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학과 영성의 역사에 관한 다수의 저술작업과 논문모음집, 설교, 시집을 등을 출간했으며, 9·11테러공격 당시 뉴욕에 머물면서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반영한 저서『잿더미에서의 기고』또한 최근에 출판했다.

세계교회협의회와 아시아기독교협의회를 비롯한 세계의 교계 지도자들은 윌리엄스 대주교의 임명을 크게 환영하면서 축하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WCC의 총무 라이저 박사는 세계교회를 대표하여 보낸 축하서신에서 "9·11사태에 대한 입장을 보여준 당신의 최근 저서는 혼돈과 비인간화된 모습으로 얼룩진 이 사회에 온전하고 분명한 목소리로서 기독교적 증언을 밝혀주고 있다"며 윌리엄스 박사의 "탁월한 신학적 통찰력과 에큐메니컬 활동 및 목회적 감각"을 치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