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미국장로교 총회, '동성애자 안수금지' 조항 삭제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7-11 20:08
조회
1057
미국장로교 총회, '동성애자 안수금지' 조항 삭제

미국장로교회(PCUSA)는 지난 6월 9일부터 16일까지 켄터키 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213차 총회에서 동성애자의 교회 직분 안수금지 조항인 '정절과 순결 규정'을 삭제하기로 결의함에 따라 오랫동안 논란거리였던 동성애자의 안수문제는 새로운 지평을 열게됐다. '사랑 속에 뿌리를 내리고 터를 잡자'(엡 3:17)는 주제로 열린 이번 총회에서는 △안수의 기준△동성애 문제△낙태허용 조건△학원선교 전략△폭력 문제 등이 주요 이슈로 논의됐다.

총회는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동성애자 안수허용 문제와 관련하여 '정절과 순결 규정'이 담겨진 G-6.0106b를 규칙집에서 삭제하는 문제를 표결에 부쳐 찬성 317대 반대 208로 통과시킴에 따라 이 법안은 내년 봄에 치러질 각 노회의 선택사항으로 남게됐다. 따라서 173개의 노회 중 3분의 2가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 G-6.0106b는 규칙집에서 완전히 삭제되며 동성애자임을 밝힌 사람들도 당당하게 교회의 직분을 받을 수 있게됐다.

G-6.0106b은 동성애자에게 안수를 허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규칙집으로서, 미국장로교회는 지난 1996년 총회에서 '남성과 여성 사이에 혼인을 맺거나 뜻에 따라 혼자 살아가는 사람'만이 안수를 받을 수 있다는 조항을 통과시키고 이듬해에는 이를 규칙집에 삽입했었다. 하지만 1970년대부터 미국사회에서 동성애자의 권리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면서 교회 역시 동성애자들에 대한 제약을 철폐해야한다는 주장이 대두됐으며 총회 때마다 이 문제가 계속 논쟁거리로 부각되자, 지난 211차 총회는 2년간 동성애자 안수문제와 관련된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의했었다.

이번 총회는 교회법과 유권해석 모두에 있어서 동성애자들의 안수허용 방안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총회 헌법자문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여 1978년 채택되고 1993년 재확인된 헌법의 유권해석을 포기하기로 결의했으며, 또한 개혁성인 젝 로저스를 신임 총회장으로 선출함에 따라 향후 교단 내의 다소 진보적이거나 중간노선의 입장이 강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교단 내의 보수집단들은 이번 총회의 결의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교단이 분열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1993년 조직된 동성애 반대조직인 '장로교연맹'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총회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G-6.0106b조항은 성서의 기준과 우리의 고백 및 전통을 보여주는 것으로 반드시 보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찬성 측에서는 "누군가를 소외시킨다면 장로교인들은 함께 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개방성과 정직성을 가로막는 헌법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하여 미국장로교회는 차기총회에서 G-6.0106b를 삭제하는 수정안 확정 가결투표를 실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