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교황, 그리스와 시리아에서 과거상처 치유 노력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5-08 20:04
조회
663
교황, 그리스와 시리아에서 과거상처 치유 노력

교황은 적지 않은 반대와 장애에도 불구하고 정교회 및 이슬람교와의 새로운 관계를 추진하기 위해 상징적인 화해의 제스처와 대화를 보여주면서 역사적인 그리스와 시리아의 성지순례를 감행했다.
최근 몇 주간 교황의 그리스방문에 대해 그리스정교회의 성직자와 평신도들로부터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그리스교회로부터가 아닌 그리스 대통령으로부터 공식초청을 받고 아테네에 도착한 교황은 로마카톨릭이 과거 1000년간 그리스정교회에게 지은 죄의 용서를 바란다며 동서교회의 대분열에 대한 치유의 화해손길을 보냄으로 이들로부터의 적대감을 어느 정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사실 아테네 공항에서는 교황을 환영하는 어떤 정교회 인사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은 대통령 관저에 예의상 방문한 그리스정교회의 수장 클리스토둘로스 대주교에게 1204년 십자군의 콘스탄티노플 약탈 등을 언급하며 카톨릭교회가 정교회에 저지른 죄에 대해 용서를 구함으로 역사적인 화해의 포옹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아사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무력에 의한 영토점령 금지와 평화협상 재개 등 중동평화를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사드 대통령은 "이스라엘인은 과거 예수 그리스도를 배반했던 것처럼 모든 종교를 압살하려한다"며 실랄하게 비판했다.

교황이 동방정교회의 본고장인 그리스를 방문한 것은 1054년 기독교세계가 로마카톨릭과 그리스정교회로 갈라진 대분열(Great Schism) 이후 처음이다. 교황은 오랫동안 사도바울의 선교여행지였던 그리스성지 방문을 열망해왔으며, 그동안 거부입장을 보여왔던 그리스정교회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12인 최고종교회의가 지난 3월 승낙함으로써 성사됐던 것이다.

그리스방문을 마치고 시리아를 방문한 교황은 이스라엘 군이 점령중인 골란고원에서 평화를 위한 기도를 드렸으며, 몰타에서는 시복식을 주관했다. 그리고 교황으로서는 최초로 이슬람교사원을 방문함으로써 종교간의 대화를 위한 지평을 다시 한번 넓혔다. 옴마이드 사원에서 이슬람교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눈 교황은 카톨릭과 이슬람교간의 반목과 모든 종교간의 갈등을 씻고 화해를 이뤄내자는 '공동호소문'을 발표함으로 양 종교간의 오랜 갈등을 해소하고 새로운 공존관계를 모색할 디딤돌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도 그리스와 마찬가지로 교황의 방문에 대한 일부 이슬람교도들의 거센 반발이 있었으며, 이슬람교의 대표적인 보수주의자들은 "역사는 서방의 성지순례 길에는 암암리에 정치적 음모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며 옴마이드 사원에서 드려지는 교황의 기독교-이슬람교 공동기도 실시를 결사 반대했다.

카톨릭교회와 뿌리깊은 갈등관계였던 그리스 정교회국가와 이슬람국가인 시리아의 방문을 마친 교황은 앞으로 북한과 이라크, 모스크바를 방문함으로 평화와 화해를 위한 순례를 계속 감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