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칼

15개 정교회지도자 역사적 합의, 러시아정교회는 불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1-01-10 19:53
조회
1284
15개 정교회지도자 역사적 합의, 러시아정교회는 불참

세계의 16개 동방정교회의 15 지도자들은 보다 긴밀히 협력하여 도덕적·윤리적 사안에 대한 정교회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해나갈 것을 천명했다. 지난해 말 이스탄불 파나르의 콘스탄티노플 에큐메니컬 본부에서 15개의 자치적 정교회수반들은 정교회의 현안문제를 다루기 위한 정기적 정상모임 확립, 전세계의 정교회신학교 연맹 수립, 생태윤리학에 관한 정교회위원회 구성 등을 비롯해 상호협력을 증진시키자고 결의했다.

이들 정교회지도자들 가운데 수장이라 할 수 있는 바르톨로메오스 대주교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에큐메니즘과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기울인 인물로 정평이 나있으며, 이번 합의로써 그가 갖는 정교회내의 최고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수적으로 가장 우세한 모스크정교회의 수장 알렉세이 대주교는 이 모임뿐만 아니라 같은 주간 터키의 이쯔니크에서 개최된 기독교 밀레니엄 폐막의식에도 불참했다. 그의 불참은 모스크와 콘스탄티노플 사이의 알력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이는 특히 에스토니아와 우크라이나 등의 前소비에트국가들 정교회를 두고 빚어진 관할권문제에 기인한다.

이번에 개최된 의식은 최근의 정교회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인식됐는데, 정교회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한 것 외에 교회가 분열되기 전인 325년과 787년도의 에큐메니컬협의회 개최장소였던 고대 니케아市의 성 소피아교회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현재 이 교회는 터키정부에 의해 박물관으로 운영되고있다. 대부분의 시민이 이슬람교인 터키에서 기독교인은 종종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터키정부가 크리스마스에 기독교의식을 치르도록 허용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조치로서, 정교회에 대한 터키정부의 새로운 개방적 상징으로 해석되고 있다.
터키는 현재 유럽연합에 가입하려고 노력중이며, 지역교회들에 대한 보다 큰 포용의 모습은 서방의 민주적 원리를 수용하려는 의지로 비쳐질 수 있다.

이들 15 정교회지도자들은 파나르 회합에서 "전세계의 정교회신도들, 기독 형제자매들과 선한 뜻을 지닌 모든 이들에게 하나님의 축복과 사랑, 평화를 바라는" 7쪽 분량의 크리스마스선언문에도 서명했다. 이 선언문에는 에큐메니즘과 타교회들과의 대화가 표방됐는데, 이는 대부분 세계 정교회 공동체들간의 일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특히 교회의 분열양상에 대한 우려를 담고 있다.

어느 특정 지명을 다루지는 않았지만, 이는 분명 대부분이 발칸국가들에 위치한 고대 캘린더주의자들, 러시아정교회유랑민들, 우크라이나와 불가리아 및 몬테네그로 등에서 정치적 이유로 정교회와 겨루고 있는 반체제집단들을 겨냥한 것으로, 정교회의 지도력에 대한 신임과 함께 정교회내의 일치증진과 보존에 대한 필요성을 강력히 표방했다.

이 선언문은 또한 국가와 문화의 다양성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인정하지만, 교회는 본질상 정치적 민족주의적 이권이나 인종적 유익의 도구와 선전물로 이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밖에 러시아정교회의 민족주의적 성향에 대해 경고했으며, 에스토니아 정교회의 관할권문제로 복잡하게 얽힌 모스크와 에큐메니컬관구의 하나된 모습을 간접적으로 요청했다.
비공식 관측자들은 이번 파나르 회합에서 에큐메니컬 대주교와 정교회지도자 14인이 보여준 일치의 모습은 향후 모스크에게 보다 협조하도록 큰 압력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