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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미래는 있다 - 인구 조사 결과에 대한 개신교 관점의 분석 (뉴스앤조이, 5/30)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14 23:39
조회
926
**한국교회, 미래는 있다  - 인구 조사 결과에 대한 개신교 관점의 분석 (뉴스앤조이, 5/30)

통계청은 2005년 11월 1일부터 15일까지 15일에 걸쳐서 실시한 인구주택 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내용 중 교회의 관점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사항을 중심으로 개신교에 대하여 갖는 시사점을 따져보고자 한다.

통계청의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로 2005. 11. 1 현재 우리나라의 총 조사 인구는 4,728만 명으로 2000년(4,614만 명)에 비해 114만 명(2.5%) 증가, 연평균 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50년 전인 1955년(2,153만 명)보다 2.2배 증가한 것이다. 또한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 인구는 2,277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48.2%를 차지하며, 2000년보다 141만 명(6.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인구의 수도권 편중이 심화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동 지역이 4.8%, 읍 지역이 5.0% 증가한 반면에 면 지역은 14.3%가 줄어들어 여전히 도시 지역으로 인구가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나마 읍 지역의 인구증가는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이고 청장년층은 감소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농촌 인구의 고령화는 더욱 심해질 것이고, 이것은 갈수록 농촌 목회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농촌 교회에 대한 지원과 함께 농촌 교회들 사이에 연합 활동이 절실히 요구된다. 또한 도농 교회들 사이에 협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으므로 이를 해결할 도농 통합의 네트워크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연령별 인구구조는 30대, 40대 인구가 가장 많으며, 유소년 인구가 감소하고 노년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항아리형’ 인구피라미드를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계층별로 보면, 유소년 인구는 1970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청장년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율이 둔화되어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71.6%)이 2000년(71.7%)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65세 이상 노년인구는 1995년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하여 2000년의 300만 명 대 진입에 이어 5년 만에 400만 명대로 진입하였으며, 노년인구의 비중이 9.3%로 2000년의 7.3% 보다 2.0%p 증가하여 인구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농경이 주를 이루었던 전통 사회에서는 노인을 포함한 대가족이 생산 활동에 참여했고 이러한 상황은 생산 활동의 주체이자 가산의 대표인 노인이 가장 존경받고 중시되는 환경을 제공했다. 그리고 농촌 사회를 토대로 한 유교 사상은 예로부터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을 통합시키는 중요한 종교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그러나 유교가 그 사상의 토대를 상실한 현대 산업사회는 이에 걸 맞는 새로운 종교 이념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개신교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 한국의 개신교가 근대화와 산업화에는 어느 정도 기여했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근대화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관심을 가졌는가 하는 것은 많은 반성을 필요로 한다.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소외 계층으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층에 대하여 선한 사마리아인의 태도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고령화와 함께 최근 크게 대두되고 있는 것이 저 출산 문제이다. 이번 조사에서 유소년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봐도 저 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저 출산과 관련된 최근의 조사 결과를 보면, 임신기피의 첫째 이유는 경제적 이유 곧 양육비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경제주의식 사고방식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는 많은 문제를 지나치게 돈 문제로 귀결시키는 경향이 짙다. 사회 구성원을 재생산하는 중대한 사안을 문제시하는 것도 국가 경쟁력 약화라는 경제주의식 사고이고,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도 경제주의식 발상인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의 산아제한정책은 정부가 나서서 아기를 많이 낳는 것이 경제 발전에 장애가 된다고 하며 강요하다시피 주도하여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큰 효과를 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데 또다시 정부나 국가 기관에 의해 출산을 강요한다면 개인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경제중심주의 인식에서 벗어나 출산은 생명을 탄생시키는 고귀한 일임과 동시에 사회 구성원을 재생산하는 공공성을 지진 일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의 연구 결과, 남성중심의 사회일수록 저 출산이 심각하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점을 시사한다. 산업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가정과 직장이 분리되면서 직장이 중시되고 가정은 소비의 공간으로 인식되어 왔다. 출산과 육아는 사사로운 개인의 일이며 하찮은 일로 인식되어 왔고, 특히 출산 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여성에게 책임이 전가돼 왔다. 그러나 대부분 산업 사회의 경제는 가사 노동이 떠받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국 교회에서는 어떠한가? 한국에서는 교회에 열심히 다니는 사람일수록 남성중심의 사고방식이 강한 특성을 나타내고 있다. 교회 안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당회나 기획위원회에 대한 기회는 여성들에게 제도적으로 제한되어 있고 교회에서 여성들은 대개 주방일이나 행사 동원 등과 같은 보조 업무를 맡고 있다. 교회 안에서 양성평등의식을 높임과 함께 가부장식 교회 구조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 하겠다.

교육은 입신출세를 위한 것? 기독교인 부모의 문제의식 절실

다음으로 교육 상태별 인구를 보면 초․중․고, 대학 등 정규학교 졸업자의 학력별 분포는 초등 및 중학교 졸업자는 750만 명(24.5%)이며, 고등학교 졸업자는 1,263만 명(41.2%), 대학 졸업 이상은 1,050만 명(34.3%)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 30세 이상 인구의 평균 교육열 수는 11.01년으로 2000년(10.24년)보다 0.77년 증가하여 고학력화 경향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뜨거운 교육열의 결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의 교육열이 교육을 받는 당사자인 학생들의 교육열이 아니라 교육을 시키는 학부모들의 교육열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입신출세를 위한 교육이 되지 않도록 교회 차원의 지도가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 사회에서 성공하고 최고가 되라고 가르치기보다 힘들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산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가르치고 뿐만 아니라 더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고 약한 사람을 배려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할 것이다.

대부분의 산업 사회에서 나타나는 특징이지만, 고학력화가 진행될수록 혼인 시기는 더 늦춰지는 것이 보통이다. 교육을 마치고 결혼이 가능한 시기가 그만큼 더 늦춰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는 연령별 혼인상태가 2000년과 비교하여 미혼자 비중은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에서 10%이상 증가하여 늦은 결혼과 독신주의 경향을 나타냈다. 또한 이혼자의 비중은 2000년 총 조사 대비 1.1%p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이혼율이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점은 이제까지 이혼에 대하여 가져온 교회의 관점을 바꾸어야 함을 시사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이혼에 대해 지나치게 편견을 가지고 바라봐왔다. 이혼을 한 사람은 뭔가 정상이 아니고 어딘가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여겨온 것이다. 이것은 교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교회에서는 초혼자에 한해서 목사님이 주례를 해준다고 정해 놓음으로써 재혼자(이혼자)의 결혼을 사실상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이혼을 함으로써 가정의 소중함이 깨져버린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혼은 ‘가정을 버리는 것’? 교회부터 인식의 전환 필요

그러나 이혼을 한다는 사실이 가정을 소홀히 하거나 가정의 중요성을 무시하는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가정이 소중하기 때문에 불행한 결혼 생활을 끝내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추구하는 노력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혼을 권장한다거나 쉽게 이혼을 결정하라고 부추기고자 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늘어나고 있는 이혼자에 대해 이제는 교회에서 포용력 있게 품어주고 소외되지 않도록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기독교인들의 관심을 끄는 부분은 종교에 대한 조사이다. 조사 결과, 우리나라에서 종교를 가지고 있는 인구는 2,497만 명으로 전체 국민의 53.1%이며, 1995년에 비해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것을 종교유형별로 보면 전체인구 중 불교인구가 22.8%로 가장 많고, 개신교 18.3%, 천주교 10.9% 순으로 나타났으며, 3대 종교 중 불교는 3.9% 증가했고, 천주교가 74.4% 증가한 반면에 기독교는 1.6%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실제 기독교 인구가 줄어들었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기존에 기독교 인구가 1,300만 명이라고 이야기돼온 것은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크다. 기독교 인구가 부풀려지는 과정을 설명하면 이렇다. 대개 교회에서 교인 수에 대한 통계는 출석 교인수가 아니라 재적 교인수에 기초하고 실제로 출석을 안 한지가 오래 되어도 여전히 재적 교인으로 남아 있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게다가 한 교회를 떠난 교인이 다른 교회에 출석을 할 경우, 그 교인은 이전 교회에서도 재적 교인수로 잡히고 옮긴 교회에서도 재적 교인수로 잡히기 때문에 교인수가 부풀려지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교인이 또 다른 교회로 몇 번 옮길 경우에는 세 개 또는 그 이상의 교회에서 재적 교인으로 잡히기 때문에 실제 교인수보다 훨씬 많아지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교세를 과시하기 위해 재적 교인수 자체를 부풀려 보고하는 경우까지 있다고 가정하면 기독교 인구는 실제보다 엄청나게 부풀려질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각 교단에서 보고하는 교인 수를 다 합하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보다 많다고 하는 웃지 못 할 얘기까지도 나오는 것이다.

기독교만 줄어들고 다른 종교 상승한 배경은?

이번 통계청의 조사를 전제로 할 때, 종교 인구에 대한 조사 결과는 한국 기독교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국의 기독교가 70년대 이후 80년대까지 폭발적인 성장을 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기독교 인구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불교와 천주교 인구 역시 대폭 증가하였다. 그런데 이번 조사 결과에서 보는 대로 불교와 천주교 인구는 여전히 증가했는데 유독 기독교 인구만 감소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한미준과 한국갤럽이 2005년에 공동 조사한 내용을 통해서 보면, 과거에 종교를 가졌지만 현재 종교를 갖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 과거에 가졌던 종교로 3대 종교 중 기독교가 6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불교: 21.1%, 천주교: 16.7%). 반면에 종교인 중 개종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개신교에서 12.2%로 가장 낮게 나타났고, 천주교에서는 18.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특히 천주교인 중 과거에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 중에 개신교로부터 개종한 사람이 57.1%로 나타났는데, 이는 98년도의 52.9%보다 다소 증가한 수치이다. 물론 이 조사에서 과거 종교를 가진 천주교인이 20여명에 불과해 일반화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그러나 개신교가 다른 종교에 비해 흡인력이 가장 부족하고 이탈률이 가장 높다는 것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것은 개신교가 사회에서 공신력을 잃고 있다는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 많은 개신교 관련 조사에서 개신교가 공신력을 잃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 원인은 개신교 지도자를 포함한 개신교 구성원들의 신앙과 삶이 일치되지 못하고 있으며 조직으로서의 한국 교회도 사회에서 기대하는 올바른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과연 교인 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가

여기서 또 하나 생각해야만 하는 것은 교인 수 자체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교인 수가 아무리 많은들 성서의 가르침과 기독교의 정신대로 살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는 교계 내의 반목과 갈등을 보면, 정말 하나님의 뜻은 어디에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흔히 보수와 진보 사이의 갈등을 이야기하지만, 보수와 진보라는 것도 역사와 시대에 따라 다르게 이해되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세속의 가치에 매몰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사회로부터 고립되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서서 성서라고 하는 절대성을 지닌 기준에 터하여 모든 것을 상대화하고 비판할 수 있는 초월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번 인구 총 조사는 한국 교회에 대하여 많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국의 개신교가 사회에서의 공신력을 회복하고 올바른 역할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현실에 영합하지 않고 성서의 가르침에 근거하여 현실 사회를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예언자의 기능과 함께 세속 사회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들에게 의미 있는 삶의 틀과 규범을 제시하는 사제의 기능을 충실하게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정재영 /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 (종교사회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