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좌파’ 남미에 오히려 ‘투자’ 몰리네 (한겨레, 5/9)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1:15
조회
356
**좌파’ 남미에 오히려 ‘투자’ 몰리네 (한겨레, 5/9)

남미에 불고있는 민족주의적인 좌파 바람에도 불구하고 투자가들 사이에서 남미 시장은 여전히 인기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상하이은행(HSBC) 뉴욕지부의 남미 분석가인 비탈리 메슐람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미의 좌파 정책에)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며 “(남미에) 투자가들의 많은 돈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용평가기관들도 남미의 신용 등급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코네티컷 비시피(BCP)증권의 월터 모라노는 “대통령 선거 이후 신용 평가가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남미 증권시장의 시세를 낙관했다.

남미에서는 최근 시장의 눈치를 보지 않는 반미 좌파정책이 대담하게 펼쳐지고 있다. 남미 반미주의 기수인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 대통령은 ‘21세기형 사회주의’를 표방하며 석유로 벌어 들인 수입을 반미연대 사업을 지원했다. 아르헨티나의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대통령은 얼마 전 시장친화적인 재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외국 기업을 국유화했으며, 볼리비아 모랄레스 대통령도 가스 산업 국유화 계획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페루 대선에서 승리가 유력한 급진적 좌파민족주의자 올란타 휴말라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종식시키고 외국 기업들을 공격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좌파 정책에도 불구하고 남미 시장에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최근 몇 년간 남미의 경제가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보도했다.
남미 지역은 전반적으로 3년 연속 경상수지흑자를 기록했고, 외환보유고는 늘어난 반면 부채는 감소했다. 라틴아메리카 여론조사기관(LACF)에 따르면, 브라질의 장기해외부채는 2002년 국내총생산(GDP)의 40%에서 2006년 13.5%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의 장기해외부채도 118%에서 42.5%로 줄어들 전망이다. 칠레, 페루, 멕시코, 콜럼비아도 비슷한 수치로 부채가 감소하고 있다.

이같은 남미의 투자 붐과 경기 호조는 아시아 국가들의 높은 경제 성장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자국의 경제성장을 위해 많은 남미 자원의 수입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브라질의 철광석 등을 수입하면서 지난해보다 브라질 상품 수입이 48.8% 늘어나, 브라질의 2위 수입 대상국으로 떠올랐다. 또 페루와 칠레의 구리를 수입하면서 이 지역의 기간시설과 발전소 등을 지어주고 있다. 또 중국의 신흥 도시중산층들의 쇠고기 수요가 많아지면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쇠고기 시장도 성장하고 있다. 동물의 사료로 쓰이는 많은 남미의 콩도 수출되고 있다.

미국도 멕시코나 중미, 카리브해 작은 국가들의 제조업 수출을 부흥하게 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외국으로 나간 남미의 이주노동자들이 경제부흥에 큰 몫을 차지한다. 미주개발은행의 연구에 따르면, 남미 이주노동자들은 작년보다 17% 늘어난 536억달러를 미국에서 벌어서 고향에 송금했다.

이러한 남미의 경제 상황 호조는 남미 좌파성향 지도자들이 사회복지비용을 증대시키는 등 정책 결정의 자율성을 부여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풍부한 석유 자원을 바탕으로 2005~2006년에 170억달러를 특별사회기금으로 지출하게 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도 사회복지기금 제도의 수혜자를 850만명으로 확대했다. 남미에서 최빈국 중의 하나인 볼리비아도 가스와 광물 가격의 상승으로 자금이 넘치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는 취임 두달 만에 교사들에게 4500개의 일자리와 의사들에게는 1000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줬다.

그리나 남미 경제가 지나치게 자원의존적이고, 산업을 다양화하지 못해 취약하다고 〈파이낸셜타임즈〉는 지적했다. 또 지난해 남미의 4.2%에 불과했으며, 이도 베네수엘라와 아르헨티나의 경제 회복에 따라 거품이 낀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하지만 당분간 남미 투자붐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중국과 인도의 세계 경제 등장은 경기 침체를 막아줄 것이고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이 계속되는 한 남미의 경기 호조도 계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