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예제(禮際)-공직자의 에티켓 1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1:17
조회
1470
예제(禮際)-공직자의 에티켓 1<289>


세상이 참으로 많이 변해갑니다. 높은 사람도 없고 낮은 사람도 없으며, 상사(上司)도 부하(部下)도 구별하기 어려운 세상으로 바뀌어 갑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사이나, 귀하고 천한 사람의 구별도 없어진다면 정말로 좋은 세상이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런 일이 어디 쉬운 일인가요. 인류의 영원한 바람이자 구원의 희망인 인간의 평등사회는 그렇게 쉽게 성취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관과 부하직원과의 사이, 같은 계급의 동료들과의 인간관계, 공직자와 일반 백성들과의 관계, 임금과 신하의 관계, 도지사와 시장·군수와의 관계,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 사이의 친구관계, 이런 모든 관계를 어떻게 지내야 올바른 예의(禮儀)를 갖추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심도 깊게 생각하고 연구·검토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禮)는 공손하지 않으면 안되고, 의(義)는 결백하지 않으면 안되니, 예와 의가 함께 온전하고 온화한 태도로 도(道)에 맞는 것을 군자(君子)라 한다”(禮不可不恭 義不可不潔 禮義兩全 雍容中道 斯之謂君子也)(禮際)

요즘 말로 예의 바르고 합리적이며 공직윤리에 합당한 공직자 생활을 위해서는 상사에 대한 최소한의 윤리, 동료나 부하직원에 대한 적정의 태도 등이 요구되는데, 다산은 그런 문제를 참으로 정확하게 『목민심서』「예제」조항에서 기술해놓았습니다.

따지고 다그쳐서 올바른 행정을 펴라고 장관을 닦달하는 국회의원들이 지켜야 할 예의가 있고, 따지는 국회의원들에게 대해야 할 장관으로서의 예의가 있기 마련입니다. 아무리 상하가 없고, 계급도 없고, 질서가 없는 세상이라도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킬 의무를 규정한 다산의 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세상이 요즘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웃 고을 군수나 시장들끼리도 화목하고 예절 바르게 지내야 하고, 부서가 다른 동급의 관리나 지위나 계급에 차등이 나는 공직자끼리도 지켜야 할 예의가 무엇인가를 다산의 논리를 통해서 체득하는 기회가 오기를 바랍니다.

박석무 드림


출처:<다산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