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시장·군수 출마자들에게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1:18
조회
1299
시장·군수 출마자들에게

선거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단체장들과 자치단체 의회의 의원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자치단체에 대한 전면적인 감사결과를 감사원에서 발표하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런 때일수록 다산의 『목민심서』에 대한 이야기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48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의 지방자치단체 장들의 지침서인 『목민심서』는 그 책의 첫줄에 “다른 벼슬이야 구해도 되지만 시장이나 군수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된다”(他官可求 牧民之官 不可求也)라고 가장 먼저 선언하였습니다.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이후 얼마나 많은 시장이나 군수들이 뇌물죄에 걸려들고 얼마나 많은 주민들이 턱 없이 많은 피해를 보았던가요. 이번의 감사결과도 26개 단체에 문제가 있다고 발표되지 않았는가요.

“비록 덕이 있으나 위엄이 없으면 직책을 수행할 수 없고, 비록 뜻이 있다 해도 밝지 못하면 행하지 못한다. 행할 수 없는 사람은 백성들이 피해를 당하고 괴로운 고통으로 길 위에 쓰러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이 비난하고 귀신들이 책망하여 그 재앙이 후손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이런데도 시장이나 군수의 자리를 구할 수 있는 것이겠는가?”(雖有德不威 不能焉 雖有志不明不能焉 凡不能者 民受其害 毒 顚連 人非鬼責 殃流苗裔 斯豈可求者乎 : 除拜條)

최근 보도를 보면 시장과 군수를 하려는 사람들이 넘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덕이 있고 위엄이 있으며, 뜻도 있고 밝은 지혜가 있다면 시도해 볼만한 것이지만, 그런 능력이나 도덕성도 없으면서 너나나나 모두 시장·군수에 출마하겠다니 나라가 참으로 걱정됩니다. 주민들이라도 제대로 선출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 그래도 마음이 놓이는데, 학연이나 지연에 얽매이고 성씨가 같고 친분이 있다고 아무에게나 표를 준다면 세상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선출직이야 덕과 위엄이 높고 뜻이 고상하고 깨끗한 사람이어서 남이 추천하고 천거해서 출마하고, 그래서 당선이 되는 사람이어야지, 자신이 하고 싶다고 무턱대고 출마하는 사람은 절대로 선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다산의 『목민심서』정신입니다. 우리 주민들이 명심해야 할 것 같네요.

박석무 드림

출처:<다산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