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2006년 통계청 숫자와 하나님 나라 운동 (뉴스앤조이, 6/6) 기사연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28 21:20
조회
1366
한국교회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개선 없이 교세 확장은 없다
  

통계청이 2006년 5월 25일 보도 자료를 통하여 밝힌 통계에 의하면 2005년 11월 1일 현재 한국교회 교인 수는 약 862만 명이라는 것이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일부 교인들에게 충격을 준 모양이다. 먼저 교인수의 감소에 따른 충격으로 보이는데, 2005년에는 한미준이 갤럽과 공동으로 조사하여 발간한 『한국교회 미래리포트』에 의하면 한국교회 교인 수는 약 1,300만 명에 달한다. 이들 통계상의 차이가 큼에 따른 허세의 논란인데, 아마도 조사방법상 통계청의 숫자가 더욱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놀람은, 일부 교인들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한국교회(개신교)의 교인 수가 불교나 천주교에 비하여 증가가 되지 못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숫자만 보더라도 개신교는 숫자나 비율 면에서 떨어진데 반하여 불교나 가톨릭은 신도 수와 비율이 오히려 늘어났다. 이에 대하여 실망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도 따지고 보면 그렇게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2003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1년에 3~4회도 아니고 불과 1~2회 정도 불교 절이나 천주교 성당이나 개신교 교회에 나가면서 신도라고 응답한 수는 총 신도수의 각각 33,1%, 7,2%, 2,8%이고, 아예 1년에 단 한 번도 참여하지 않는 불참자도 각각 22,1%, 26,1%, 11,7%이다. 다시 말하면 각 종교 신도 수에 허수가 있는데, 불교의 경우 33,1%, 가톨릭은 26,1%, 그리고 개신교는 11,7%가 명목상의 신도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계청 자료에 나타난 종교별 신도 수가 늘고 안 늘고를 따지자면 그리 간단한 일은 아닌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몇 논자들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하고 대안이라고 하는 것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주로 종교사회학적 접근을 통한 것인데 여기에 신학적 혹은 선교신학적 접근이 덧붙여진 총체적인 접근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본인은 몇 년 전에 이것과 관련하여 예장(통합) 선교정책협의회에서 발제한 바가 있는데 교인 수 증가와 관련된 부분만 요약하여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교세 확장 보다는 대외적 이미지 개선이 시급

우선 생명살림의 하나님 나라라는 틀에서 민족복음화를 추진할 것을 강조할 수 있다. 여기에는 교인 수를 증가하는 전도운동이 포함된다. 교인 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그것보다 큰 명분이나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생명살림의 민족복음화  혹은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교인 수 증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면 한국교회의 과거 경험에서 보듯이 수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 나라를 위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교인 수 증가는 하나의 수단이거나 과정일 뿐이다.    

하나님 나라 운동의 한 부분으로서 교인 수에 관심하는 전도운동은 하나님 나라의 다양성을 이해하되 그 중점을 교인 수 늘리기와 전도에 두는 운동이다. 교인수를 늘리는 전도는 여러 부문에서 협조를 받는 총체적 입체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의 생명 선교가 여러 각도에서 진행되는 것과 같다. 생명은 다원성과 총체성을 갖는다. 그러므로 생명을 구원하는 하나님 나라 운동의 복음화 운동은 다원적인 선교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방법론적으로 사회봉사적 접근도 필요하고, 사회비판적 예언자적 선교도 필요하다. 시대의 징조로서 드러나는 민족 평화와 통일 선교, 지구시장화 상황에서의 선교, 생태계 보전의 선교 등이 강조되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개척교회 세우기, 특수전도, 장애인 전도만을 통하여 생명살림의 민족복음화를 실현하려는 것은 무리인 것이다.

교인 수 증가를 강조하는 전도는 잃은 양 찾기 운동과 새신자 찾기 운동으로 구분될 수 있다. 새신자 끌어들이기는 말할 나위도 없는 것이고 잃은 양 찾기 역시 대단히 중요하다. 2005년 한미준 통계에 의하면 개신교인의 12,2%가 과거 타종교를 믿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8,9%와 77.9%가 각각 가톨릭과 불교에서 왔다. 그러나 천주교인의 18,8%는 타종교에서 왔는데, 그 중에서 57,1%가 개신교에서 왔다는 것이다. 즉 가톨릭교인 (515만 명, 통계청 자료) 중 약 55만 명이 개신교에서 유입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또한 비종교인의 33,7%가 과거 타종교 경험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에서 62,2%가 과거 개신교인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2005년 통계청 자료의 비종교인 2,200만 명 중 대략 460만 명 정도가 과거 개신교인이었음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적어도 비종교인의 460만 명은 한국교회에 대한 내부적 불만으로 인하여 교회를 등지고 아예 종교를 떠난 경우이다. 이것은 소위 잃은 양으로 전락한 경우인데 이들을 끌어오기 위한 전도 전략을 짤 것이 요청되고 한편으로 교회내부갱신이나 개혁이 절실히 필요함을 뜻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준 통계와 별로 차이가 없는 1997년 갤럽조사 통계는 한국교회는 한국사회에 좋은 일보다는 나쁜 측면에서 영향을 더 준다는 것이다. 그 내용을 보면, 교파분열이 많고, 사이비 종교성이 심각하고, 헌금의 강조와 재산다툼을 한다는 것이다. 개신교는 시대변화에 적응을 잘하여 세속적임을 보였고, 참 진리를 추구하기보다는 교세확장에 앞섰고, 지나치게 헌금을 강요하고, 믿지 않는 사람을 따뜻하게 대해주지도 않고, 지켜야 할 규율을 너무 엄격히 강조한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타종교에 비하여 사회적 역할은 하지 못하고, 지도자 자질이 가장 뒤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조사통계는 한국교회가 대사회적 이미지를 제고시켜야 할 것을 주문한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그리고 사회의 비기독교인들로부터 경원시 당하고 배척당한다면, 새신자들이 교회에 오기가 어렵고 따라서 교회가 성장될 수가 없는 것이다.      

교회가 사회로부터 유리된 것이 아닌 소속돼 있음 직시해야

여기에서 개신교의 교회 갱신의 과제가 심각하게 부각되는 것이다. 교회 내부적 문제로서 교회갱신은 시급한 것이다. 교회가 더 이상 많은 교인들로 하여금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국 개신교회는 교회 안의 갱신과제가 많다. 예배갱신의 문제, 설교의 질적 수준 향상의 문제, 설교의 내용의 문제, 교육과 목양(상담)의 문제, 삶과 윤리의 문제, 헌금의 문제, 목회자들의 자질과 지도력 문제 등이다.

교회의 이러한 내부적 문제들과 더불어, 교회의 구조가 선교적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 교회는 사회의 일부분으로서 사회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다. 교회는 교인들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개념적 변화와 교회구조의 변화가 없다면 한국교회의 교회성장은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개신교 교회 역시 토착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토착화운동은 교회 외적 내적 갱신의 운동이다. 근본적으로 한국교회는 한국인들의 문화적 정서의 뿌리에 그 뿌리를 내려야 한다. 한국화된 한국교회가 되지 않고는 결코 한국사회에서 다수의 위치를 차지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화 되지 못하여 한국인의 정서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서 다수가 된다면 한국민족의 발전을 저해할 것이다. 한국인에게 하나님 나라는 한국민족의 생명을 발현시키는 것인데, 오히려 민족의 생명 발현을 저해하거나 억압한다면 교회성장이 도대체 한국민족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 것인가? 자기 민족의 생명을 발현시키기보다는 생명을 억압하는 서구문화적 한국교회에 그 생명의 의지를 억지로 맞춘다면 우리민족에서 하나님 나라가 건강하게 꽃피겠는가? 한국교회는 한국 토양에서 한국민에 의한, 한국민을 위한, 한국민의 교회로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을 따져보면 한국교회는 한국에 존재하는 미국교회 혹은 유럽교회처럼 보인다. 너무나 낯설어 보이는 이러한 한국 개신교 교회를 향하여 한국인들이 제 발로 찾아들겠는가?

끝으로 가톨릭교회의 성장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분명 한국교회에 몇 가지 시사점을 줄 것이다. 천주교회는 1970년대 이후 한국에서 교회성장에 성공을 거두고 있다. 천주교회는 단일 교회이고, 대사회적 공신력이 높고, 토착화에 대한 노력이 개신교보다는 훨씬 앞서 있다. 같은 기독교이지만 개신교와 다른 모습을 지닌 천주교회라는 사실이 비신자 혹은 개신교신자들을 유인하고 있는 것이다. 교인 수는 1976년 100만, 1985년 200만, 1992년 306만, 2000년 말 4,071,560명 이었다 (2001년 6월 28일자, 평화신문). 군부 독재에 저항하여 민주화와 인권과 정의와 평화 문제를 가지고 치열하게 다투던 한국 상황에서 특히 1985년 이후 젊은이들과 지식인들이 대거 천주교인으로 개종함으로서 7년 만에 106만 명이 늘었다. 사회적 공신력 확보가 교회성장에 중요함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2006년 통계청은 515만 명의 가톨릭교인 수를 공표하였다.

임희모 / 한일장신대 교수, 선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