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네팔 시위 ‘민주혁명’ 번져 (한겨레, 4/24)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6-06-07 21:11
조회
1573
**네팔 시위 ‘민주혁명’ 번져 (한겨레, 4/24)


네팔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21일 갸넨드라 국왕의 권력이양 발표 이후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시위 17일째인 22일, 전날보다 불어난 15만여명의 시위대는 카트만두 외곽 순환도로에 구축된 경찰 저지선을 처음으로 돌파해, 나라얀히티 왕궁에서 2㎞ 떨어진 곳까지 진출했다. ‘왕정 타도’ 등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는 최루탄과 고무탄을 쏘아대는 군경과 투석전을 벌이며 격렬하게 대치했다. 외신들은 이날 시위에서 150여명이 고무탄과 곤봉 등에 맞아 다쳤다고 전했다. 23일에도 수천명의 시위대들이 카트만두 일원에서 시위를 계속했다. 갸넨드라 국왕은 시위가 번지자 22일 카트만두 일원에 대한 대낮 통금령을 연장했다.

7개 야당연합은 이날 오전 국왕의 제안이 “의미없고 부적절한 것”이라며 공식 거부하고, 총파업과 대규모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산반군 지도자 프라찬다도 성명을 내어 국왕의 제안을 “인민들에 대한 모욕”이라며 “거리에서 볼 수 있는 ‘인민의 바다’는 네팔 국민들이 봉건제도의 완전 청산을 원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과 인도, 유럽연합 등은 행정권력 이양과 야당연합의 총리후보 지명을 뼈대로 한 갸넨드라 국왕의 담화를 수용할 것을 야당연합에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시위대는 “국제적 압력에 굴복하면 그들(야당연합)도 똑같이 타도대상이 될 것”이라며 정치권을 압박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국왕이 왕위를 내놓을 때까지 시위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네팔 사태가 입헌군주제 회복을 위한 민주화 시위 단계를 넘어 군주제 폐지라는 민주혁명의 수준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