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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차 韓日 URM 정책협의회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08-12-01 21:42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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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차 韓日 URM 정책협의회

1978년 제 1회 한일 URM(Urban Rural Mission)협의회를 개회한 지 30년이 되는 올 2008년 11월 24~26일, 제 8차 협의회를 일본 동지사 대학 리트릿 센터(교토, 비와코)에서 <동아시아에서의 경제정의와 기독교>란 주제로 한국측 21명 일본측 31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첫날 개회예배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산업선교 외국인선교위원장 이명선 목사(제천 명락교회)가 마가복음 10장 45절 말씀을 가지고 ‘지역 사회를 섬기는 교회’란 제목의 설교를 했는데, 말씀을 통해 지역사회는 지역교회란 인식 가운데 온전히 섬김과 나눔으로써 교회가 지역(농촌)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지역 전체를 목회의 대상으로 삼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고, 농촌도 지역에 따라 다양함으로 생명신학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NHK 前 해설위원인 다코노부 후지타(藤田太寅) 선생(東京, 三光교회 출석)이 주제 강연을 맡아했다. 현재 주가 하락, 달러 하락, 석유가 상승은 세계 경제의 위기를 가져 왔고, 특히 서민에게 고통을 가중하고 있다면서, 그 예로 일본인의 생활용품 중 우유가 30년만에 상승하고, 계란 값이 여름인데도 상승하는 기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석유 상승에 따른 바이오 에탄올 사용(옥수수 첨가 - 옥수수재배 상승)이 농촌 재배작물의 변화와 생활용품의 가격 변동을 유발하고, 수천조 엔의 뉴욕주식 자금이 원유시장(원래는 15조엔 정도)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선진 7개국, 브릭스(BRICs -경제급 성장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경제 고성장국이 필요로 하는 석유는 2013년에 727만 배럴/1일 인데, 실제 생산능력은 577만 배럴/1일로써, 석유수요는 새로운 세계 질서와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 땅에 충만케 하는 신앙을 갖는데, 이는 1)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2)경제적 안정과 고용의 확보, 3)교육 기회의 균등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날 아침 성서연구는 동경 성공회교회 시케코 야마노 사제가 고린도후서 6장 1~10절을 가지고 진행했다. 본문에 나온 바울의 아홉 가지 고난은 일반적 고난과 바울이 경험한 고난, 그리고 바울 자신에게 가한 고난 등 세 종류인데, 이는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그의 힘에 의지하고 있기에 영광과 욕됨, 악평과 호평을 서로 다른 것이 아닌 역설적 동일성으로 나타내고 있음을 지적했다. URM 선교는 민중과 함께 민중 가운데 예수의 제자로 산다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가능한지를 성찰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경제 정의와 빈곤 섹션’에서 <格差 사회와 빈곤>이란 주제로 일본 복음루터교회 진 아키야마 목사의 발제와 <경제정의와 빈곤, 그 선교적 대책>이란 주제로 21세기 농촌선교와 생명농업 포럼 대표인 한경호 목사의 발제가 각각 있었다. 아키야마 목사는 발제를 통해 빈곤의 문제, 특히 불안정한 고용-비정규직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일본의 경우 34%(1700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자기책임, 자업자득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일용노동자의 거리인 오사카의 가마가사키에 약 2만명에서 2만5천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제도가 점점 붕괴되어 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에 저항하기 위해 새 가치관으로서 일할 권리, 생존할 권리 보장이 우선시 되는 대안적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경호 목사는 한국근대사 속에서 일제시대에는 ‘민족의식’, 해방 후에는 ‘이데올로기’, 6.25전쟁 후에는 ‘평화’, 독재정권하에서는 ‘민주주의와 정의’, 산업/도시화 과정에서는 ‘민중’, 생태 파괴 속에서 ‘생명’을 발견하게 되었다면서, 1907년 한국교회 대부흥운동의 핵심이 ‘참회’였는데, 2007년 한국교회 선교 100주년에 참회가 없었음을 지적했다. 이는 한국의 경제성장의 수혜자인 한국교회가 수 많은 생명체를 상실한 것에 대한 인식과 참회의 결여임을 밝혔다. 현재 한국의 농촌인구는 300만 명으로서 전체 인구의 7%이고, 농촌교회는 15,000개이지만, 대부분 미자립 교회이고 성도 수는 30명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의 농촌운동이 1970년대에 시작한 기독교농민회는 정의운동에 집중했고, 정농회는 생명운동에 집중했는데, 현재는 서로 수렴해 하나의 운동으로 나가고 있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둘째 ‘식량위기와 대안 섹션’에서 <식량위기를 바라보며>란 주제로 한명재 목사가, <식량문제>란 주제로 히로키 이케마토 효고(兵庫)대학 교수가 각각 발제를 맡아 했다.
한명재 목사는 식량위기 문제의 해결은 한마디로 以天食天, 以天奉天, 以天和天이라면서, 현재 식량위기는 1)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경제대국의 곡물소비량 급등, 2)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수확량의 감소, 3) 생산비 폭등과 바이오연료 생산을 위한 곡물소비, 4) 거대곡물기업의 독과점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근본적 원인은 자국소농을 통한 식량자급정책의 포기와 싼 곡물을 수입하는 경제로의 전환을 지적했다. 대안으로는 1) 가족농(소농)의 실현, 2) 농가소득 보전과 농정변화, 3) 신자유주의 반대와 FTA 비준 반대를 통한 식량주권 실현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유기농직거래, 귀농자 협력 운동이 활성화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히로키 이케마토 교수는 식량위기 현상으로 1)세계화와 곡물상승, 2)농산물 수출규제? 금지 현상, 3)불안정한 농산물의 국제시장, 4)근대 낙농과 음식의 글로벌화를 지적했으며, 이에 대한 분석으로 1)축산물의 생산에 대량의 곡물수요, 2)유전자 조작 작물의 대두, 3)수입 농산물의 위험성, 4)遠産遠消의 문제, 5)식료자급률 저하의 루트(route)?, 6)지구환경을 파괴하는 일본의 무역 등을 언급하고, 대안으로써 글로벌라이제이션을 로컬라이지이션으로 전환하고, 논벼농사는 기아와 지구를 구하는 것임을 재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것은 地産地消에 있어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얼굴이 보이는’ 관계,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 ‘서로 도와가며 사는’ 풍성한 인간관계, 공생관계를 형성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금번 8차 한일 URM 협의회는 3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여, 고베 학생청년 센터의 유이치 히다(飛田雄一) 선생이 1차, 3차 한일 URM 관련한 사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1차 협의회는 1978년 수원 아카데미에서 열렸는데, 당시는 유신시절이라 일본측 참가 신청자 16명 중 9명만 비자허락을 받아 참석했으며, 노동운동에 대한 대표적 탄압 현장인 동일방직 분뇨사건 현장의 사진을 찍어 일본으로 몰래 가져와 세계교회에 알린 일 등을 소개하였다. 또한, 1983년 3차 협의회 참석자들은 광주 망월동묘지를 방문하여 ‘1980년 5월 20일 사망’이라고 쓰여 있는 수많은 묘비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5차 2001년 경주 콩코드호텔, 6차 2003년 교토 세미나 하우스, 7차 2005년 의왕시 아론의 집 등에서 개최된 협의회 사진 등을 소개하면서 한일 참석자들은 새삼 감회를 느끼는 시간을 가졌다.

셋째날 전체 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 측의 그룹토의 내용을 공유하고, 제 8차 공동성명문에 주요 내용을 담는 작업을 이어 진행했다. 현재 동아시아를 포함한 세계적 경제위기와 식량위기는 미국의 패권과 초국적 자본에 의한 신자유주의가 그 원흉임을 공감하고, 확대되는 빈곤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소외계층의 생명과 생존권을 지키는데 연대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이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정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는 자들에게 하나님의 나라가 주어진다’는 믿음 안에서 방안을 모색하고, 특히, 노동, 농촌, 동아시아의 평화, 다문화, 여성문제 등에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또한, 제 9차 한일 URM협의회는 2010년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했다.(* 참조 : 제 8차 한일URM 공동성명문)

韓日URM 공동성명문


제1회 한일 URM협의회 개최로부터 30년이 되는 2008년 11월24일부터 26일에 걸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와 일본기독교협의회 URM위원회는 도시샤 비와코 리토리트 센터에서 제8차 한일NCC-URM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우리는 하나님의 인도 속에 만남과 교류를 계속해 왔다. 그와 동시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을 양국 사회 속에서 충분히 하지 못했던 것을 진지하게 반성한다.
이번 협의회 주제는 [동아시아 경제정의와 기독교]로서 구체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에 있어서 사회적,경제적 문제에 대하여 현장 경험으로부터 배우고 과제를 공유화할 것을 목표로 하였다.
미국 패권주의에 바탕한 금융자본주의에 의한, 이른바 [세계화] 확대는 한국과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 문자 그대로 세계적 규모의 여러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확대되는 격차와 보다 심각해 져 가는 빈곤은 노동자의 생명과 생존권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 증대와 새로운 노숙자를 만들어내는 형태로 현재화하고 있다. 그것은 새로운 수탈과 소외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농촌에 있어서 무역의 [자유화]란 이름하에 값싼 농산물 수입이 늘어나는 한편, 한국과 일본 모두 국내 농업과 유통 형태가 해체되기 시작되어, 그 결과로 농산물과 식량 자급률 저하를 불러 일으켰다.
도시농촌을 막론하고 사람들의 생활기반이 파괴되어 사회는 부익부빈익빈으로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우리는 한일 교회의 3일간 협의를 통해서, 공통의 사회적 문제와 해결해야할 과제를 안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상호 학습을 통하여 연대하고 행동하는 중요성을 인식하였다.
그리고 한일 각각의 현장에서 한국과 일본교회의 선교 과제를 담당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이 진지한 논의를 통해 빈곤, 기아, 격차, 노동, 인권, 사회보장 문제에 대한 기독교적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였다.
신자유주의 경제라고 하는 맘몬의 세력이 우리로부터 살아가는 힘과 생명을 빼앗으려고 하여도 우리는 분명히 그것에 항거하고, 억압당한 민중의 입장에서 생명을 살리는 새로운 가치관과 역사관을 제시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가난한 자는 복이 있다]라고 하신 예수의 선포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 나라는 가난한 사람, 억압당하는 민중의 것이다. 우리 참가자 30년에 걸친 지금까지의 결의의 역사 위에서 경험과 지혜, 지식과 힘을 축적하여 서로를 살려 나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지금까지 또한 앞으로도 한일 URM은 연대의 끈을 강하게 하여, 민중의 소리를 듣고, 배우고, 고난을 나누면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2010년 일본의 강제합병(한일합병) 100년을 앞두고 한일 양국 교회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양국의 올바른 화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양국 시민운동의 이러한 움직임을 지지하고 연대한다.

우리는 한일 교회의 공동 과제를 아래와 같이 밝힌다.

(아 래)

1. 노동문제에 대하여

? 오늘날 세계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신자유주의 경제질서는 반신앙적이고 반인간적이며 반생명적이다.
? 세계화를 배경으로 한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 규제완화, 민영화로 인해
노동자의 생존권이 위협받는 것과 비정규직 노동자가 양산되는 것을 반대한다.
? 이주노동자의 기본적 인권과 노동권을 옹호한다.
? 한일양국교회는 경제정의 입장에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하나님 앞에서 정의로움을 실현한다.

2. 농촌문제에 대하여
? 농촌사회를 붕괴시키는 자유무역협정을 반대한다.
? 땅과 농촌을 살리고 생명공동체를 건설하는 일에 도농교회가 적극적으로 대처한다.
? 한일 농촌교회는 연대와 상호교류활동을 추진한다.

3. 동아시아평화를 위하여
? 민족과 이데올로기를 초월하여 동아시아 민중의 생존권지원과 옹호를 위해 교회가 협력한다.
?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동북아 평화를 위해 대북경제제재를 해제하도록 노력한다.
?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막아내고 소위 평화헌법 9조 개정을 저지하기 위한 한일 그리스도인들의 연대와 협력을 도모한다.
? 일본의 강제합병 100년을 앞두고 전쟁과 식민지배로 인한 한반도에서의 미청산 과제의 해결과 한일간의 진정한 화해를 위해 노력한다.

4. 다문화에 대하여
? 이주민들의 다양한 민족문화를 존중하고, 다문화가정자녀의 교육기본권보호를 위해 협력한다.

5. 여성문제에 대하여
? 사회적 약자인 여성(한부모여성,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장애여성, 폭력피해여성 등) 생존권 확보를 위해 지원과 연대활동에 앞장선다.
? 사회구조적 문제로 파생된 빈곤여성과 빈곤아동의 문제를 확산하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고 그 해결을 위해 고용 안정권 보장, 모성보호를 위한 제반 활동에 앞장선다.

6. 우리는 2010년에 제9차 한일 NCC-URM협의회를 한국에서 개최한다.


2008년 11월 26일

제8회 한일NCC-URM협의회 참석자 일동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일본기독교협의회 도시농촌선교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