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익살맞은 미국인 만담가가 탤레비 ‘ 쇼에서 말하기를 "약속 ？'어디까지나 약속이지 이루어지면 그것은 약속이 되어지질 않는 V 그러기에 나는 언제나 약속만 하지 그약속을지키지는않는다” ；했다. 이 말은 익살꾸러기의 만담이긴 하지만 궤변치고는 한 차례 새겨 ；민:한 이야기다. 약속이 약속대로 머물러 있는데 약속의 의의가 ！지 그것이 이루어지면 벌써 약속으로서의 아무런 가치가 없게 된 는 말이다.

'세속화 신학의 물결이 한 차례 지나간 다음에 오는 신학 사조는 ：마도 소망의 신학인 것 같다. 마르키 시 스트인 없이)!가 소 '의 원리라는 저서를 발표한 것이 1938년부터 1949년 그가 나치 '일에서 망명하여 미국에 와있는 동안의 일이었다. 인간이 소망 ‘ 바라고 살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밝히고 소망의 존재론을 성서 인 근거에서 찾을 수 있다고 비치는 그의 사상이 요즘 몰트만이 “ 판넨버그의 신학에도 강하게 반영되었다는 것은 픽 아이러닉한 실이 아닐 수 없다.

왜 사람은 늘 소망을 품고 사는가 ？〈파랑새〉의 비유를 빌리지 않 라도 인간은 현실에서 받는 좌절에도 불구하고 늘 앞날의 무엇을 대하고 소망을 품어야만 살수있게 되어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망하는 것은 다만 종말론적인 해석에서만 가능하다. 보이는 것을 '라는 것은 소망이 아니다. 그러기에 약속이나 계약이 아직 이루어 지지 않았다는 데 소망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근거가 있다는 것이 다. 기독교적인 소망 자체는 모순에서 비롯된 것이다. 부활과 십자 가의 모순에서，성취되지 않는 종말론의 모순에서 소망이 생겨지는 것이다. 이러한 모순에 눈을 가리우고서 소망을 가진다는 것은 다 만 유토피어 사상에 사로잡히는 결과가 되고 말 것이다. 유토피어 는〈자리가 없다〉는 회람어에서 나온 것아다. 그런데 인간의 소망 은 늘 인간 자신의 손에 의해서 깨어지고 마는것이다. 유명한희랍 의 프로타고라스와 유아트로스의 이야기에서 앞서 인용한 만담가의 궤변의 원형을 찾아볼 수 있다.

유아트로스가 프로타고라스의 제자로 입문하게 될 때 사례금의 반만 주고 나머지 반은 궤변을 배워서 재판에 이기면 지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한 시기에 유아트로스가 나머지 사례금을 지 불하지 않기 때문에 스승인 프로타고라스가 재판관에게 호소하기를 "나는 이 유아트로스에게서 재판에 이기든지든 상관없이 나머지 사 례금을 받을 수 있다. 왜냐하면 재판에 이기면 재판에 이겼으니까 받아야 하고，내가 재판에 지면 이 사람의 처음 약속이 자기가 재 판에 이기면 나머지를 지불하겠다고 했으니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에 응수하고 나선 유아트로스는 스승의 논고를 반박하면서 "나는 재판에 이기든 지든 상관없이 프로타고라스에게 지불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재판에 이기면 이겼으니깐 지불 안할 것이고, 지면 처음 약속대로 지는 경우에 사례금을 지불하지 않게 되었으니까 ！ ” 우리 의 일상 생활에서는 늘 이러한 도피구를 마련해 놓고서 무슨 일을 저질러 놓는 사람을 많이 보게 된다. 소망이나 약속에는 거침돌이 나 모순이 따른다.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주체가. 없이 허망한 약 속과 소망을 말하는 일은 몹시도 부질없는 일이 아닐까 ？ 아리승한 형용사로 구축해놓는 신기루에 소망을 걸거나 빠져나갈 구멍을 미리 마련해 놓고 늘어 놓는 약속이 연이어 나타나도 그것이 허황한 줄 알면서 또 소망을 걸 어 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실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신학의 자유 시장 같은 한국에 다음 찾아올 사상은 아마도 소망 의 신학인 것 같다. 이 사상도 앞서 세속주의 신학과 같이 미쳐 소 화되지 못한 채 한국흘 스쳐 지나가고 말 것인지 ？ 궤변 학자나 만 담가의 말처럼 소망과 약속은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그의의가 있 다고 할 것인가? 진정한 책임의 근거를 어디서 찾아볼 것이냐 하 는 데서 한 가지 단서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