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박사 행렬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00:51
조회
5545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가짜 박사 행렬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가짜 박사 행렬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337 - 339 ( pages)
주제어 정신적인 허영 교계 인사 박사학위 매매 사건 한국 사회 헛점
첨부파일: ? 가짜박사행렬.pdf

가짜 박사 행렬

요즘 일간지에 보도된 뉴스중에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건 중에는 가짜 박사를 주선했다는 기관,그리고 부로커로 등장한교계 목사, 평신도들이 있었다는 사건이 몹시도 우리의 신경을 건드린다. 옛날 우화나 동화 중에 우리 인간의 허영심을 풍자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이번 가짜 박사사건을생각할때 안델센의〈발가숭이 임금님〉이라는 동화를 연상케 된다. 어떤 허영심이 많은 임금이 세상에서 제일 훌 륭한 옷감을 짜서 입혀주는 자에게 큰 상을주겠다했더니 약삭빠른 간신들이〈눈에 보이지 않는 옷〉을 만들어 바쳤다. 이 옷을 만들기 위해서 직조부터 바느질하는 과정을 전부 연극으로 꾸며 나갔다. 그러면서 마음이 악한 사람들에게는 이 옷이 보이지 않지만 마음이 착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인다고 거짓말을 했기 때문에 이 보이지 않는 옷을 보는 사람들이 제각기 자기 마음이 악하기 때문에 자기 눈에는 그 옷이 보이지 않으리라고 생각을했던 것이다. 이 옷을 입 는 왕도 예외가 아니었다. 간신들의 꾀에 넘어간 허영심 많은 임금 은 급기야 이 옷이 완성되던 날, 그 옷을 입고 행차를 한 것이다. 모두들 발가벗은 임금의 모습을 보고 깝짝놀랐으나제각기 자기 마 음이 악해서 그 옷이 보이지 않는 줄로만 생각했다. .갑자기 군중속 에어린 아 이 가 " 야 ! 왕이 발가벗었다”고 의쳤다. 결국 거짓을 모 르는 어린 아이가 진실을 폭로한 것이다.

이번 가짜 박사행위 사건은 분명히 오늘의 한국의 헛점을 드러낸 발가숭이 임금과 같은 이야기이다. 박사 학위라는 명예톨 싫어할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으련만, 유난히도우리 나라에서는 명함에. 다가 무슨 박사라고 찍고 다니면서 행세하는 일이 높이 평가된다. 이것은 우리 사회 안에 정신적인 공백 상태가조성되었고,겉치레 나 행세로써 통할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 는 사건이다.

근간 갑자기 신문 지상에 자주 보도되는 교계 인사들의 박사 학 위 수여 소식에 우리는 무언가 어설픈 감을 금치 못하였으나 이번 가짜 박사학위 매매 사건을 계기로그원인을 찾아볼 수가 있었다. 더우기 이번 사건의 주동적인 역할을 담당한 자들의 성분이 거의 교회와 관련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우리 한국 교계의 부패상을 또 한번 노출시킨 감이 있다. 목사님,박사님 하고 일반사람들이 추겨 올려주는 재미에 가뜩이나 허영과 겉치레 정신에 가득 찬 저들은 막대한 금액을 치루어가면서 학위를 사들이게 된 것이다. 한국의 국가적인 위기는 정신적 공백 상태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공백 상 태를 틈타서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고 정신적인 허영을 이용하는 악 질적인 행위가 교계 안에서 뼈것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통탄을 금할 길이 없다.

이러한 교계 부패상욘 알맹이 없는 허세의 기풍,대교파에게 모든 문제의 결정권이 있다든지, 진실성 없는말로 한 몫 보 는 가짜 교회 정치가들이 날뛰고 있는 현실에 비추어볼 때 어쩔 수 없는 결과라 고 도 할 수 있다. 인간의 정신 문제와 사회 공동체의 영적인 기반 을 다룬다는 교회 내부에서 이처럼 씩어빠진 일을 백주에 공공연하 게 자행한다는 것은 매관 매직이나 중세기의 면죄부매매와 어디다 를 바가 있는가? 얼핏하면 교회는 현 한국 사회의 부정 부패를 개 탄하고 비판하고 있지만 교회 안에서 으것한 지도자의 명색을 내걸 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서 부정과 부패를 자행하고도 목사니, 박 !"니 해서 덮어버리는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이것이 바로 한국 사회의 헛점이기에 앞서 한국 교회의 내부적인 표패의 징조의 한 표현인 것이다. 개인이 교파롤 업고 갖은 계교를 I”리고다녀도 한 마디 제재를 당하지 않는 한국 교계의 현실 속에 ? 이러한 악의 꽃이 피고만 것이다. 이 악의 꽃은순진한 교인들의 현금을 홉수해서 그 영양제로 삼아 백화난만의 가경을 이루어 가고 ^ 다 . 그러나 이 꽃이 풍가는 독스러운 냄새에 코를 막고 다니는 &람은 있을지언정 그것을 꺾어서 없이하려는 사람은 없다. 다행히 ^ 이번에는 일반 언론에서 불미스러운 사건을 파헤쳤기에 이만큼 &라도 그 악의 정체가 폭로된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뿌리를 깊게 박고 있는 다른 부패의 세력이 여전히 교회 안에 도사리고 있 으며 이것을 제거하지 않는 한 우리의 선교나 선의의 협동이 언제 나 회오리바람 속에서 암초에 부딪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가짜 박사 학위 매매 사건은 우식 교회에 큰 교훈이 되었으 며 안델센 동화에 낙오는 어린아이의 고함 소리와도 같이 우리에 게 말할 수 없는 수치감과 자책감을 일으키는 교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