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주일의 의의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20:04
조회
7833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노동주일의 의의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노동주일의 의의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404 - 405 ( pages)
주제어 노동주일 노동 영국 파업 산업구조 하나님의 창조질서

첨부파일: 노동주일의의의.pdf

노동 주일의 意義

3월 12일은노동주일로되어 있다. 해마다이맘때면 우리가하는 노동의 뜻을 되새기면서 이 절기를 지켜 왔다. 오늘 새삼스럽게 노 동은신성하다는 구호를 외쳐봤댔자 별로 일반 국민의 홍미를끌수 가 없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형편에서 본다면 노동이 아무 리 신성하다고 설교해도 일자리가 없는 사람들에게 일자리가 생겨 지지 않기 때문이다. 게으른 사람들이나 노동을 천시하는 사람들에 게는타당한 말인지 모르되 부지런히 일할래야일할자리가없는사 람들이나 모든 인간 활동을 노동이란 말로 넓게 해석하는 사람 들에게는 노동은 신성하다는 말이 별로 실감이 가지 않는다. 실상오늘날 노동 문제는 이 보다 전혀 다른 각도에서 다루어 져 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한다면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말하는노동의 교환 가치 관에 맞서는 민주주의적 노동의 윤리관이 확립되어야한다는것이다. 얼마 전에도 영국의 탄광 노무자들의 파업으로 영국의 산업 구조를 마비시켰고,또 미 의 항만파업이 아직도 계속되어 팀스터와롱쇼 어맨 연맹간의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듣고있다. 자본주의 국가안에 있어서 노사간의 분쟁이나 단체 교섭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면 얼마 나 그 투쟁이 치열하고 가혹한 것인가를 짐작할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북괴를 눈 앞에 두고 완전 자본주의적인 노 동항의가있을수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드라도 적어도 노동자들의 단체 교섭을 단순한 임금 인상이나 신분 보장이라는 차원에서만 다 루는 폐단을 버려야 할 것이다.

고용주의 부당한 혹사나 부당한 저임금에 항거하는 자유는 어디 까지나 보장 받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임금의 고하만을 가지고 따 질 수 없 는 노동의 윤리관에 속하는 문제다. 즉 작게는 가정 안에서 일하는 식모나 가정부로부터 시작해서 크게는 대기업체에 '고용된 중역에 이르기까지 타당한 한 가지 노동 윤리가 있다면 그것은 사 람을 사람답게 대우하라는 이 한 가지 점일 것이다. 인간을 인간답 게 다루는 직장에서는 임금 문제가 이차적인의의를지닐 뿐이다. 노동하는 사람들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존중하는 윤리관이 시 급한 문제이다. 얼마전 평화 시장에서 있었던 분신 자살 사건도 따지 고 보면 결코 임금이 싸다는 사실 자체가그러한사건을 유발시켰다고 할 수 없다. 그것은 너무나 피상적인 관찰일 것이다. 그보다도 중 소기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인간답게 대우를받지 못하는데서 오는 좌절감 때문에 그러한 문제가 생겨진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이제 우리가 노동은 신성하다고 하기 보다 노동을 하는 인간이 신 성한 것이고, 또 그것은 밥 먹기 위한 노동이기보다 이 우주를 인간 의 책임하에 맡기신 하나님의 창조의 질서 안에서 하는 창조적인 행 위라는 더 높은 의의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여야만 할 것 이다. 이러한 윤리관이 확립될 때 우리는 공업 사회 안의 인간소외 현상을 극복할 수 있고 나아가서는 좀 더 충실한 인간성의 충족과 발전을 기할 수가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이러한 노동 윤리관만이 공산주의자들이 말하는 노동관을 이길 수가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