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유감

에세이
단행본
작성자
기사연
작성일
2016-08-31 20:02
조회
7902
저자 김관석
자료유형 논문
제목 성탄유감
간행물명 횃불이 꺼질 무렵 -?성탄유감
발행처 유림사
발행일 1974-11-30
간행물유형 단행본
범주(형식) 에세이
페이지 402 - 403 ( pages)
주제어 성탄유감 크리스마스 이웃 일방통행 성탄절 새해 인간관계

첨부파일:? 성탄유감.pdf

성탄 有感

이제 올해도 마지막 달을 앞에 놓고 모두들 펜 일인지 마음 속에 어수선한 연말 기분이 가득 차게 되는 것 같다.. 해마다 크리스머스를 맞이하면 으레 무슨 운동이 전개되기 마 련인데 금년 크리스머스에도 우리 사회 안에서 어느 누가 새로운 구호를 내걸고 나올지 모를 일이다. 성탄이나 새해를 맞이하면서 카아드를 보내고 연하장을 보내는 일마져도 사치하다고 꾸지람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오 늘날 같이 삭막한 우리 사회 속에서 일년에 한 번쯤 카아드를 주고 받는 일쯤은 해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가 문제 삼아야할 것은 이러한 카아드를 보내기 보담도오히 려 얼마나 우리 자신이 이웃과의 공동 유대 의식을 같이 가지는가 하 ^ 것이다. 웬 일인자 우리 주변에서〈이웃〉이라는 개념이 날로 사라져 가고 있는 것만 같다.

옛날의 친구들을 만나도 서로가 너무 바쁜 탓인지 건성 인사를 주고받고 난 뒤 허둥 지둥 해어져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한번여기서 우리 자신들이 이웃이 누구인가?를 찾는 일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싶다. 아니 그 보다 나의 이웃을 찾기에 앞서 내가 누구의 이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만 할 것이다. 내가 누구의 이웃인지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나의 이웃이 누구인가를 찾아내기 어려운 것이다. 결국 이웃이란 일방 통행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쌍방 통행의 관계일 것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내 집 옆에 사는 사람이나 내 직 장에 있는 동료들, 친구들이 내 이웃인 것으로 알아 왔다. 그러 나 요즘에는 교통 순경,차장, 우편 배달, 운전수, 전화 교환수, 전기 희사 수리공 이러한 사람들도 내 이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다. 숨어서. 남의 눈에 뜨이지 않으면서 우리의 사생활, 공적언 생 활을 뒷받침해 주는 분들이 참된 이웃이 아닐까?

새벽 일찌기 쓰레기를 청소하는 분,길가의 낙엽을 정리하는 인 부들,누구의 위 로 한 마디 듣지도 못하면서 이러한 공적인 일에 시달림을 받는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한 말 한 마디를 보내 주는 일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성탄절과 새해에 해야 할 일도 많고 인사를 치투어야 할 일도 많 기는 하지만 어느 조그마한 교회든지 기관에서 삭막한 성탄에 분주 하게 지내는 보이지 않는 봉사자를 찾아내는 일을 시작해야만 할 것이다. 크리스머스 카아드,연하장을 주고 받는 일도 우리 인간 관계를 윤택하게 해 주기도 하겠지만 이러한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새로운 이웃을 찾는 일이 이번 성탄에 시작되어야만 할 것이다.